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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봉기 Nov 13. 2024

늦가을에 본 돌로미티

이탈리아의 알프스 돌로미티를 걷다.

유럽을 다니면서 언제간은 가보아야지 하는 돌로미티의 정상을 걸었다. 일상의 티끌 같은 걱정은 사라지고 마음속에 거대한 장엄함이 흘러넘친다.


돌로미티 하이킹의 전초기지인 코르티나 담페초를 가기 위해서 베네치아에서 FLIX 버스를 탔다. 버스는 베네치아 공항을 거쳐 4시간이 지나서야 코르티나담페초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가까운 올림피아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곧바로 팔로리아 케이블카 승선장으로 갔으나 문이 닫혀 있어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음날 트레치메 하이킹을 위해 445번 버스를 이용해 도비아코로 이동하였다. 버스는 험악한 산길을 1시간 정도 달려 도비아코에 우리 일행을 내려놓았다. 도비아코에서 미리 예약해 둔 444번 버스를 이용해 트레치메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올라가는 버스에서 본 돌로미티의 풍경은 스위스에서 본 알프스와는 달리 원시적인 웅장함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정상에 있는 아우론조 산장에 도착한 우리는 트레치메 하이킹을 곧바로 시작했다. 트레치메 등산로는  알프스의 돌산을 휘감아 돌면서 끝없이 펼쳐져 있다. 가는 길 내내 숨이 멎을 만큼 황홀함을 보여주는 풍광으로 쉼 없이 감탄사를 내뱉으며 라바레도 산장까지 1시간이 넘게 걸었다.



라바레도 산장에서 잠시 숨을 고른 후 눈앞에 펼쳐진 트레치메 정상을 향해서 행군을 시작하였다. 트레치메의 뒷모습을 배경으로 끝없이 펼쳐진 오르막길을 상념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트레치메 정상에 다다랐다.



3,000미터 높이에서 펼쳐진 트레치메의 거대한 세 개의 봉우리는 그 황홀함으로 전 세계 사람들을 불러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한참을 머무르다가 하산하면서 다시 보고, 또다시 본 트레치메의 웅장한 기개는 지칠 줄 모르고 더욱 거세게 나를 사로잡았다.



444번 버스를 타고 도비아코로 가지 않고 중간에 있는 DUREENSEE에서 내려서 코르티나 담페초를 가는 버스 445번 버스를 기다렸다. 1시간 30분 정도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호수가를 거닐며 호숫가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 아름다움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코르티나 담페초에 도착해서 호텔에 들러 짐을 찾은 후 베니스로 돌아오는 FLIX버스를 타고 오는데 가슴에 알 수 없는 웅장함이 나를 흐뭇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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