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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다워지는 길

결혼에 필요한 덕목과 삶의 지혜

by 손봉기

보티첼리가 피렌체 근교의 신혼방의 벽에 그린 <비너스와 삼미신으로부터 선물을 받는 신부>와 <7명의 여신 앞의 신랑>은 결혼을 통해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 의례식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작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먼저 신부는 아름다움의 상징인 비너스와 매력과 우아함 그리고 기쁨을 상징하는 세명의 여신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받고 있다.


또한 신랑 앞으로 여덟 명의 여신들이 보이는데 왕좌에 앉아 지혜를 상징하는 올리브 나무를 들고 있는 여신을 중심으로 신랑을 이끌고 있는 여신은 <문법>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 바로 뒤에서 두루마리를 들고 있는 여인은 <수사학>을, 전갈을 든 여인은 <논리학>을 의미한다.



논리학을 상징하는 여신이 들고 있는 전갈의 집게발 두 개는 변증법적 사고의 양 극점을 상징한다.


다음으로 수학 공식을 기록한 종이를 왼손에 들고 있는 여인은 <산술학>이며 어깨에 삼각자를 들고 있는 신은 <기하학>을 상징하며 그 아래로 천구를 든 <천문학>의 여신과 탬버린과 작은 오르간 같은 악기를 든 <음악>의 여신이 보인다.


이 벽화는 귀족 가문의 혼인을 축하하기 위해 주문된 것으로 신혼부부에게 결혼과 삶에 필요한 덕목과 선물을 전해주는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작품 전체적으로 보티첼리 특유의 우아함과 부드러운 선이 흐르는 작품에서 보티첼리는 인간이 성숙하기 위해서는 덕과 지혜 그리고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용을 강조하고 있다.


AI시대 모두가 다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속에 자신의 결핍과 부족함을 알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은 아름답다.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만이 다시 줄 수 있으며 그로 인해서세상은 보다 아름다워진다. 사람들은 그것을 덕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지혜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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