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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건 붐의 끝자락,
기아 베가본드

[아카이브 프로젝트 : 74]

by 올드카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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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VAGABOND

[Archive 074] 1997, Designed by Kia. ⓒ Dong Jin Kim


1990년대 말 RV 열풍이 불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은 변화를 겪었다. 당시 경제 성장과 소득 수준의 향상으로 여가 활동이 분화되었고, 특히 캠핑과 여행 등 레저 활동이 증가하면서 실용성과 다목적성을 갖춘 RV 차량에 대한 수요가 관측되었다. 국내 3사는 비교적 적은 개발비가 들어가는 왜건을 투입해 틈새시장을 선점하고자 했다. 그들의 생각이 틀렸음은 빠르게 증명되었다. 현대자동차는 1995년 9월 아반떼 투어링을 출시하면서 최초로 시장에 문을 두드렸지만, 월평균 700여 대를 판매하는 것에 그치며 단종 때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듬해 출시된 누비라 스패건도 사정은 비슷했다. 시장 투입만을 앞두고 있었던 크레도스 왜건의 미래에 먹구름이 끼는 순간이었다.


기아차는 출시에 앞서 크레도스 왜건을 여러 모터쇼에 출품하여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기로 했다. 쇼카의 이름은 부랑자를 뜻하는 베가본드 (Vagabond), 보통 부정적인 어감으로 쓰이는 단어를 굳이 신차의 이름으로 낙점한 이유가 궁금해진다. 세단형의 2.0리터 DOHC FE 엔진이 그대로 장착되었으며 당대엔 고급 사양이었던 듀얼 에어백과 4륜 ABS가 안전사양으로 적용되었다. 또한 크레도스의 전매특허였던 '하이-테크' 슈퍼비전 계기판을 장착하는 기교도 보여주었다. 공차중량은 세단형에 비해 철판과 내장재가 많이 사용되는 왜건 특성상 1,300kg로 소폭 증가되었다.


반응이 생각보다 미적지근했던 탓인지 기아차는 크레도스 왜건의 출시를 잠시 보류했다. 북미 시장 수출 계획도 이때 무산되었다. 이대로 잊히는 듯 보였던 크레도스 왜건은 마침내 1998년 7월 출시되었지만, 월평균 50대도 팔지 못하는 처참한 실적을 거두면서 실패작으로 악명을 떨치게 되었다.


베가본드 제원

전장: 4,740 mm

전폭: 1,780 mm

전고: 1,480 mm

축거: 2,665 mm


TIMELINE

1997.04.23~1997.05.04 : 제2회 서울 모터쇼 출품

1997.07.08~1997.07.14 : 제1회 베이징 모터쇼 출품

1997.09.09~1997.09.21 :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출품

현재 소재: 불명


REFERENCE

매일경제 '기아차 포드와 판매제휴 연장 미국이외지역' 1997-04-24

경향신문 '잇단 신차발표 대우 최근'숨고르기'돌입 기아 현대"때는 왔다"신모델 공세' 1997-04-30

한겨레 '기아 다목적 7인승 왜건 '파크타운'내일부터 판매' 1998-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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