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게 비친 나는
흐느적 뒤따라오는 줄만 알았건만
뚜렷한 잔상을 남기는
너의 투명함.
넓고 깊어
모든 것을 거침없이 품고
미련 없이 보내는 품.
부서지는 빛에 타들어간 것은
네가 아니라
너를 향하던 나의 시선이었다.
다시 봐야 할 것은
언제나처럼 놓인
너와 나의 닿을 듯 말 듯한 찰나,
그 거리를 직면할 용기일지 모른다.
빛이 머문 눈을 비비며
내가 되돌아올 곳은
여기, 이곳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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