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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iana Jul 03. 2019

에어비앤비 직원이 선택하는 숙소

진짜 살아보는 여행-


여행 좀 해 본 사람들이 모인 집단. 에어비앤비 직원들은 어떤 숙소에 묵을까.


한 가지 고백하자면 사실 나는 약 두 달 전쯤 에어비앤비에서 퇴사했다. 그래서 굳이 따져 말하자면 이제는 전 에어비앤비 직원이 되었다. 워낙 개인적으로 애정 했던 브랜드이고 소위 말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과 기업 문화가 정말 좋아 이번 퇴사는 절대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퇴사가 유행이라고 하니 트렌드에 맞춰 그런 건 아니고... 퇴사에 관한 얘기는 따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에어비앤비의 직원들은 업무상 출장을 가면 어디에 묵을까.

예상했겠지만 에어비앤비의 숙소에 묵는다. 직원이 업무상 출장을 가게 되는 경우, 에어비앤비 플랫폼 내에서 회사에 숙박비를 청구하여 숙소를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본사 소속 직원으로서 일하면서 받는 큰 혜택 중의 하나는 분기별로 소정의 여행 크레딧을 받는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이 여행 크레딧을 사용해 개인 여행 시 숙소나 트립을 예약한다. 이렇게 전 직원 모두가 직접 사용자가 되어 본인이 경험한 프로덕트나 서비스의 개선 점을 관련 팀들에 적극 피드백하기도 한다. 회사의 플랫폼 이용을 장려하여 부서를 막론하고 전 직원들이 스스로 장단점을 파악하게 하자는 취지이다.


이렇듯 직원들은 직접 전 세계의 다양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묵어보고 서로의 숙박 경험을 공유한다.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지역별 베스트 숙소 리스트도 존재한다. 다만 직원으로서 특정 숙소를 광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는 비공식 리스트라 할 수 있다.


숙소는 전체적인 여행 경험에서 참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숙소를 고르느냐에 따라 굳이 관광지를 돌아다니지 않고 숙소에 머무는 자체로 힐링이 되는 여행이 가능하기도 하다.


여행 좀 해 본 에어비앤비 유저(frequent user)이자 전 직원으로서 어떻게 숙소를 선택해야 '야~ 숙소 한 번 참 잘 골랐네' 소문이 나는지 개인적인 팁을 공유하려 한다.


 






1. 내 입맛에 맞는 숙소: 필터 기능을 잘 활용하자

에어비앤비 홈페이지의 숙소 검색 창에 어떤 도시나 지역을 검색하면 그 아래 필터 기능이 보인다.

이 필터 기능을 통해 내가 찾고자 하는 숙소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숙소를 추려 볼 수 있다. 더불어 필터 추가하기를 통해 호스트가 구사하는 언어, 장애인 편의 시설의 구비 여부 그리고 심지어 반려동물 입실 가능 여부 또한 내 입맛에 맞게 선택하여 검색이 가능하다. 실제로 에어비앤비를 처음 사용하는 지인은 이 필터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예약을 한 탓에 '집 전체'가 아닌 '개인실'을 예약했고 옆 방에 집주인이 묵고 있어 황당했다는 얘기를 했다. 옆 방에 불청객(?)이 없는 프라이빗한 숙소를 원한다면 내가 선택한 숙소 유형 또한 다시 한번 확인하자.


숙소 유형 확인은 필수이다



2. 안 읽으면 나만 손해: 숙소 설명 페이지를 잘 읽어보자

원하는 숙소의 예약 페이지를 보면 이 공간 자세히 알아보기가 있다. 이는 숙소 이용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며 그렇기 때문에 게스트가 예약 전에 꼭 읽어야 하는 정보이다. 기타 사항란에는 호스트가 꿀팁을 적어두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마당에 구비된 바비큐 그릴과 토치를 무료로 빌려드리니 숯과 고기만 사 오셔서 마음껏 이용하세요. 텃밭에 상추도 자유롭게 드셔도 됩니다^^" 등의 유용한 정보이다.

놀랍게도 게스트가 예약 전에 이 숙소 설명 페이지를 잘 읽어 보지 않아 나중에 호스트와의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Expectation setting(기대치 설정)은 호스트와 게스트 모두의 의무로, 호스트는 정확한 숙소 정보를 제공하여 게스트가 헛된 기대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게스트는 이를 예약 전에 꼼꼼히 읽어볼 필요가 있다.



3. 후기는 속이지 않는다: 실제로 해당 숙소에 숙박한 게스트들의 숙박 경험을 참고하자

에어비앤비의 후기는 신뢰와 투명성을 바탕으로 운영이 된다. 에어비앤비 콘텐츠 정책에 따라 숙소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후기일지라도 게스트의 솔직한 경험이라면 임의로 삭제될 수 없다. 내가 예약하는 숙소는 마지막 후기가 비교적 최근에 올라온 숙소이다. 아무리 후기가 좋다 한들 가장 최근에 올라온 후기가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에 작성된 것이라면 숙소가 그간 제대로 운영이 되었던 것인지 의아스럽기 마련이다. 이를 통해 최근까지 활발하게 운영된 숙소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나는 항상 다른 게스트들의 숙박 후기를 최소 페이지 3까지는 읽어 본다. 숙소에 관해 비슷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후기들이 자주 보이면 그 숙소는 고민 없이 거른다.



4. 거기 계십니까: 호스트의 응답률을 확인하자

숙소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응답률을 꼭 확인하는 편이다. 이는 호스트가 게스트의 메시지에 얼마나 신속하게 답변을 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이다. 다른 말로 호스트의 attentiveness(주의 깊음)와 hospitality(환대)를 대변한다 할 수 있겠다. 나 같은 경우에는 예약 요청을 보내기 전에 호스트에게 연락하기로 숙소에 대해 궁금한 점을 미리 묻거나 간단한 인사말을 건네며 여행의 목적을 알린다. 이를 통해 호스트로부터 얼마나 신속하게 답장이 오는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예약에 앞서 숙소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만 이틀이 지났는데도 답장이 없는 호스트의 경우 보통은 다른 숙소를 찾아보는 편이다.



5. 예약 성공의 치트키: 믿고 예약하는 ‘슈퍼호스트(Superhost)’

슈퍼호스트란 지난 분기 동안 수준 높은 호스팅을 한 호스트에게 에어비앤비 내에서 부여하는 일종의 지위(Status)이다. 에어비앤비는 1년에 4회에 걸쳐 호스트의 활동을 평가하고 슈퍼호스트로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호스트들은 프로필에 슈퍼호스트 배지가 달려있다.


슈퍼호스트의 요건은 아래와 같다.

지난 1년간 최소 10회의 숙박을 호스팅 했거나, 장기 숙박을 호스팅 하는 경우 최소 3회, 총 100박 이상 호스팅 한 경험이 있는 호스트

전체 게스트 중 50% 이상이 후기 작성

응답률 90% 이상 유지

정상참작이 가능한 상황 외 호스트의 취소율이 0%인 경우

4.8점 이상의 전체 평점 유지

(에어비앤비 도움말 일부 발췌)


정리하자면 이들은 호스팅 베테랑들이라 할 수 있다. 숙박 예약을 꾸준하고 활발하게 받으며, 게스트의 문의에 신속하게 답변하고, 숙소 설명에 약속된 사항을 잘 이행하며, 게스트에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숙박 경험을 제공한 호스트들이다. 이만하면 예약 성공의 치트키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렇듯 나의 여행의 목적과 니즈에 맞는 숙소를 꼼꼼하게 고르면 전체적인 여행 경험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


최근에 다녀온 제주도 여행에서는 온종일 내리던 비 덕에 내가 고른 숙소가 진가를 발휘하는 일이 있었다. 애초에 힐링이 목적인 여행이었기에 걸어서 바닷가까지 3분 거리에 있는 고즈넉한 동네에 자리한 숙소를 선택했다. 숙소의 앞뜰은 호스트 님이 가꾸신 귀여운 꽃밭이 있고 뒤뜰은 한라봉 재배지였는데 모닝커피 한 잔을 내려 비가 꽃과 나무를 적시는 풍경을 창 너머로 보고 있자니 힐링도 이런 힐링이 없었다. 게다가 숙소에 구비된 최고의 음향시설과 서재는 비가 오는 것이 오히려 감사할 정도였다. 여행을 함께 간 일행도 나의 숙소 고르는 안목에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호스트 님이 펴 두신 우산 아래서 비를 피하는 길냥이


성공적인 에어비앤비 숙소 예약을 꿈꾼다면 위에 공유한 팁을 적극 활용해 보길 바란다. 특히나 힐링이 목적인 여행이라면 사실 숙소가 반이라고 본다. 어떤 숙소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여행지에서의 날씨에 연연하지 않으면서도 꽤나 만족스러운 여행 경험이 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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