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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잌 Mar 14. 2023

영어와 영화: <헤어질 결심>

“정점”, 그리고 “붕괴"에 관한 이야기

정말 오랜만에 뭔가에 대해서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딱히 다루고 싶던 주제가 있었거나 한건 아니고, 그냥 단순히 무슨 이야기라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무엇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고민하다 보니, 그나마 내가 그간 써 온 (몇 안 되는) 글들이 모두 영화 아니면 영어와 관계된 글이길래 이번에는 영화와 영어 이야기를 동시에 해보기로 했다. 내 글은 원래도 이야기 도중에 다른 길로 새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평소보다 더욱 그런 경우가 많을 것이 예상됨을 미리 말씀드린다.


정점에 관하여


제목에 대놓고 적은 바와 같이 이번 글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국내 영화감독들 중 봉준호,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는데, 특히 그분들 특유의 뭔가 보고 있는 관객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긴장감을 좋아한다. 딱히 더 적절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불편이라 적었는데, 사실 불편, 불안, 그리고 약간의 불쾌도 섞여 있는 아주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이다. 두 분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바로 이해하고 공감할 것이라 믿는다. 두 분 중 대중적으로는 <기생충>으로 아카데미를 휩쓸고 (상대적으로) 좀 더 상업성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봉준호 감독이 더 인기가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박찬욱 감독을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감독님의 팬이 됐고,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복수 3부작“을 굉장히 좋아한다.


하지만 ”복수 3부작“ 이후의 박찬욱 감독님 영화들은 내게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고, 나는 솔직히 박찬욱 감독님은 이제 전성기가 지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박쥐>, <스토커>는 모두 나의 엄청나게 높은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으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아가씨>에 큰 기대를 했었으나 이 작품 역시 조금 실망스러웠다. 다만, 한 가지 짚고 넘어가자면, 내가 박찬욱 감독을 너무 좋아하고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은 나머지 상대적으로 기대 이하였다는 것이지 절대 어디 가서 "졸작" 소리를 들을 작품들은 아니다.


어쨌든 <헤어질 결심> 바로 전 작품이었던 <아가씨>를 보고 난 후의 내 감정은 ”역시 박찬욱 감독다운 아름다운 미장센과 색감 사용(특히 박찬욱 감독님의 전매특허 같은 벽지)은 여전하구나. 근데 그것뿐이네. 하정우, 김민희, 조진웅 같은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이 정도 작품 밖에 안 나온다면, 이제 더 이상 <올드보이> 같은 작품을 기대하긴 어렵겠구나(사실 <아가씨>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당시에는 완전 무명이었던 김태리였다)“였다. 감히 나 따위가 평가할 수준이 아닌 세계적인 거장 박찬욱 감독님께는 굉장히 죄송하지만, 솔직히 이제 “한물갔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아가씨> (2016)

여기서 잠깐 영어 이야기를 끼워 넣자면, 나는 <아가씨>를 보고 나서 미국 친구와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도중, “I think Park has peaked.”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서 “peaked”의 “peak”는 “피크를 찍었다”와 같이 한국어 대화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산의 정상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말 그대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는 의미이다. 다만, 여기서도 “has” + 과거분사 형태로 사용된 것처럼, 일반적으로 이 “peaked”라는 표현은 뭔가 “이미 정상을 찍고 내려왔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약간은 부정적인 표현이다.


이와 비슷한 부정적인 의미의 표현으로는 “his/her best days are behind him/her”가 있는데, 이 표현은 말그대로 “전성기”를 의미하는 ”best days“가 이미 지났다는 의미이며, 나는 이 표현을 예전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에게도 사용한 적이 있다. 한때 만드는 영화마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잡으며 수많은 팬보이(fanboy)들을 양성한 놀런 감독이지만, 나는 <인셉션>이 그의 정점이었고 그의 커리어는 <인셉션> 전과 후로 구분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셉션> 이후에도 <인터스텔라>나 <덩케르크> 같은 초 히트작들을 만들어 냈지만,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개인적으로 영화 역사 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이자 놀런의 최고 작품으로 꼽는 직전작 <다크 나이트>의 후속편으로는 너무 실망스러웠고, <테넷>은 굳이 언급하고도 싶지 않은 수준이다. <메멘토>, <다크 나이트>, <인셉션> 시절의 놀런 감독에 너무 감탄했기 때문일까? 나는 <인터스텔라>나 <덩케르크>를 보면서도 놀런의 초기 작품을 봤을 때 같은 감흥은 받지 못했고, 앞으로 다시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약간의

의구심이 있다 (그러면서도 원자폭탄의 아버지인 로버트 오펜하이머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에 대한 이야기일 것으로 예상되는 차기작 <오펜하이머>는 또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잠깐 놀런 감독을 까느라(?) 주제에서 벗어났는데, 다시 영어 표현으로 돌아오자면, 앞서 소개한 부정적인 느낌이 아니라 “완전 물이 올랐다”, “지금이 전성기다” 같은 긍정적인 표현을 하고 싶다면 “he/she is in his/her prime”이라고 하면 되는데, 이 표현은 이제 막 전성기에 들어왔다, 시작 됐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he/she is just entering his/her prime”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기도 하며, 만약 진짜 물이 오를 대로 오른 최전성기라면 “prime” 앞에 “absolute”를 더 붙여서 쓰기도 한다.


반대로 영어로 “한물갔다”는 표현으로는 “he/she is washed up.”이라는 표현이 있다. 난 뭔가 하도 많이 빨아서 색감/단물이 다 빠졌다는 느낌에서 온 표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연극 배우가 무대 화장을 모두 지운 것에서 나온 표현인 듯 하다. 이제 더 이상 찾아주는 사람들이 없고 무대에 오를 일이 없어서 메이크업 없이 얼굴이 깨끗하다라는 표현이 왠지 모르게 좀 서글프다.


하튼 나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본 후 “Bong is in his absolute prime.”이라 생각했으며, 앞서 말한 대로 <아가씨>를 본 후에는 “Park has peaked.”라고 감히 속단했었다. <헤어질 결심>을 보기 전까지는.


붕괴에 관하여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의 박찬욱 감독에 대한 기대치는 늘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을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던 내가 <헤어질 결심>은 OTT에 올라올 때까지 안 봤을 정도로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기대치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에서 본 <헤어질 결심>은 함부로 박찬욱 감독을 평가했던 나 스스로를 부끄럽게 느끼게 할 정도로 정말 너무나도 뛰어난,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필모 사이에서도 <올드보이>와 1위를 다툴만한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올드보이>보다도 좋았고, OTT에 올라온 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4번이나 본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나를 이토록 사로잡은 원인은 과연 무엇일까?


일단 <헤어질 결심>에도 내가 좋아하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색감(특히 박찬욱 감독이 매번 심혈을 기울여 고른다고 하는 벽지)과 분위기, 그리고 수많은 메타포들은 여전하며, 박해일과 탕웨이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탕웨이가 맡은 "서래"의 경우, 처음부터 오직 탕웨이만 염두에 두고 중국인으로 설정한 캐릭터라 그런지 몰라도 그녀의 약간은 어눌한 한국어가 전혀 어색하거나 거슬리지 않고 오히려 “해준”과 “서래” 사이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선 형성에 큰 역할을 한다. 완벽하지 않은 한국어로 이루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서로의 마음을 온전히 -하지만 너무 티 나지는 않게 은은히- 전달하고 싶은 간절함과, 그게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타까움과 애틋함이 오롯이 느껴짐과 동시에 오히려 모국어가 동일한 두 사람 간의 대화보다 더 절절하고 진심이 더 전달되는 것 같다.

<헤어질 결심> (2022)

그리고 나는 원래부터 박해일 배우를 좋아하는 편인데, 그의 연기는 <헤어질 결심>에서도 매우 훌륭했다. 나는 예전에 <연애의 목적>에서의 능글능글한 연기를 보고 그의 팬이 됐는데, 그의 가장 큰 매력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선한 인상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똘끼(?)가 느껴지는 얼굴이 배우에게 최고의 메리트라고 생각하는데, 박해일 배우 외에도 이제훈 배우나 임시완 배우에게서도 약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리고 사족이지만 예전에 술자리에서 맛집 탐방으로 유명한 피지컬 좋은 발라드 가수와 시비가 붙었는데 한 방에 실신시켰다는 찌라시 역시 그의 반전 매력에 한몫하는 듯 싶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박해일 배우의 악한 면이나 똘끼는 그리 드러나지 않는 편이지만, 불면증, 약간의 우울, 아내와의 관계에서 오는 권태감,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 사건 종결에 대한 책임감, 강박, 집착 등 여러 내적갈등으로 고뇌하는 형사 역할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특히 처음 본 순간부터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서래”에게 끌렸지만 형사와 피의자, 유부남과 미망인인 관계로 인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아도 쉽사리 다가가지 못하는, 하지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을 듯 말 듯 하는 수준에서 계속 호감을 표현하는 “해준”의 섬세한 연기가 일품이었다.

<헤어질 결심> (2022)

다만, 집에서 볶음밥을 함께 해 먹으며, 깊은 산속 절에 가서 손에 핸드크림을 발라주며 (참고로 <헤어질 결심>의 또 하나의 매력포인트는 정말 완벽한 촬영 로케이션 선정이라 생각한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게 지속되지 못할 것이 너무나 명확하기에 계속 안타깝고 불안했다. 특히 만성 불면증에 시달리던 “해준”이 “서래”의 도움으로 드디어 숙면에 빠지는 장면에서 나는 “서래“가 얼마나 그에게 치유가 되는 존재이고, 그의 마음 속에서 그녀가 차지하는 자리가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는데, 결국 치유는 이 영화의 핵심 주제이자 가장 유명한 대사에 나오는 “해준”의 “붕괴”로 이어진다.

”우리 일, 무슨 일이요? 내가 당신 집 앞에서 밤마다 서성인 일이요? 당신 숨소리를 들으면서 깊이 잠든 일이요? 당신을 끌어안고 행복하다고 속삭인 일이요? 내가 품위 있댔죠? 품위가 어디서 나오는 줄 알아요? 자부심이에요. 난 자부심 있는 경찰이었어요. 그런데 여자에 미쳐서 수사를 망쳤죠. 나는요……완전히 붕괴됐어요.“

-“해준”의 대사

<헤어질 결심>에는 앞서 적은 대로 미장센/영상미, 배우들의 호연, 완벽한 촬영지 선정 등 매력 포인트가 너무나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최고의 매력 포인트는 정말 맛깔나는 시적인 대사들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붕괴”는 말 그대로 무너지고 깨어졌다는 의미인데, 한국인인 “해준”은 왜 그 수많은 단어들 중에 하필 중국인인 “서래”에게는 어려운 단어일 “붕괴”라는 단어를 선택했을까?


나는 원래 이런 것에 대해서 혼자 생각하는 걸 굉장히 즐기고, 스스로 답을 찾아낼 때까지, 혹은 적어도 나만의 결론을 내릴 때까지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보는 편인데, 내가 생각한 이유는 이렇다. “붕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뭔가 해변가에 지어놓은 모래성이 밀려드는 파도에 서서히 허물어지는 느낌보다는 왠지 뭔가 순식간에 금이 가면서 무너지는 이미지에 가깝다고 생각하는데, 강인하고 책임감 넘치는 형사인 데다가 “서래“가 ”꼿꼿해서“ 좋다고 하는 ”해준“ 같은 사람이 뭔가 물에 휩쓸리듯이 무너지는 건 좀 안 어울리고 한 번에 쫙 갈라지는 느낌이 좀 더 어울려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그리고 최초의 균열을 발생시킨 것은 물론 “서래”이다.


여기서 또 잠깐 영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면, 난 한국 영화를 볼 때 영어 자막을 켜놓고 보면서 번역이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있다. 나는 예전에 번역 회사를 차렸던 경험도 있고, 지금도 콘텐츠 업계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친분이 있는 담당자들에게 부탁해서 각종 OTT에 올라가는 미드나 영드 번역을 맡을 수도 있다. 물론 박찬욱이나 봉준호 감독처럼 의도한 의미의 정확한 전달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서 본인들이 직접 번역가를 선정해 대사의 번역 하나하나 직접 상의하는 분들의 작품은 어렵겠지만.


하튼 예전에 실제로 어느 작품의 번역을 맡기 일보직전까지 갔었지만 본업으로 바쁘기도 하고, 예상 외로 페이가 너무 적어서 결국 거절했는데, 지금도 번역 수준 평가는 나의 영화 감상 속의 또 다른 소소한 즐거움들 중 하나이다. 영화를 보면서 때로는 “번역이 진짜 형편 없다”, 혹은 ”나라면 조금 다르게 번역했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고, 가끔 “와, 정말 센스 있게 잘 번역했다!”라고 감탄할 때도 있는데, 유명한 외화 번역가인 달시 파켓이 번역한 <헤어질 결심>은 전반적으로 번역이 재치 있고 훌륭한 편이다.


다만, “해준”의 “나는 완전히 붕괴됐어요” 대사의 번역에는 좀 더 나은 표현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파켓은 이 대사를 “I’m completely shattered.”로 번역했는데, 물론 오역은 아니고 박찬욱 감독님도 OK 하셨기 때문에 그렇게 들어갔겠지만, 나였다면 “붕괴“보다는 ”박살“에 가까운 뉘앙스의 “shattered”를 사용하진 않았을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붕괴“의 의미는 무너지고 깨어짐인데, 나는 “해준”은 깨어졌다는 의미보다는 무너졌다는 의미에 더 비중을 두고 “붕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깨어졌다는 의미가 강한 “shattered” 대신, 무너졌다는 의미가 좀 더 느껴지는 “fallen apart”를 우선적으로 고려했을 것이다. 이 길고 지루한 글을 과연 몇 분이나 읽으실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도대체 네가 뭔데 박찬욱 감독이 직접 고른 유명 번역가의 번역에 토를 달고 있냐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다. 하지만 나는 파켓보다 번역을 더 잘할 수 있다고는 자부하지 못해도, 파켓보다 더 “해준”에 이입할 수 있다고는 확실히 자부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내가 영어가 모국어인 “해준”이었다면 분명히 “I have completely fallen apart”라고 이야기했을 것이다.

"나는 완전히 붕괴됐어요.“ <헤어질 결심> (2022)

나는 생각할수록 여러모로 “해준”과 비슷한 부분이 많고, 그래서 더욱 이 영화를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분명 “해준”처럼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고, 몇 년 전 아주 크게 붕괴되었던 적이 있다. 그 후로 조금씩 다시 쌓아 올리며 붕괴의 흔적을 지워오고 있던 차에, 최근 다시 붕괴에 대한 두려움이 나를 찾아왔다. 사실 붕괴에는 그리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 균열을 발생시키고, 균열은 한순간에 붕괴로 이어진다. 그리고 나는 최근에 아주 사소한 일에서 균열의 징조를 느꼈다.

“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해준”의 대사

솔직히 또 한 번 붕괴되면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서 두렵다. 하지만 나는 나의 전성기,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믿으며 용기 있게 앞으로 나아가보려 한다. 그래서 얼마 전에 BTS가 노래 제목으로 사용하기도 했던 "The best is yet to come.”이란 문구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내가 섣불리 이미 전성기가 지났다고 오판했던 박찬욱 감독님께도,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도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몇년 전 용산에서 잠깐 뵌 박찬욱 감독님…과 악수하는 친구를 찍어주느라 정작 나는 악수도, 대화도 하지 못했지만 늘 응원합니다.

나의 수차례에 걸친 “추천”과 “권유”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보지 않는 그녀가 언젠가 꼭 이 영화를 보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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