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잌 May 13. 2023

원어민스러운 영어 표현 -5-

미안, “약속”이 있어서…

일전에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표현에 대해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대부분 그냥 작별 인사 수준의

빈말로 하는 소리긴 하지만 간혹 매우 드물게 그 자리에서 날짜와 시간을 잡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막상 또 날을 잡으려고 캘린더 앱을 열어보면 생각보다 서로 시간이 맞는 날이 거의 없어서 날짜가 한참 뒤로 잡힐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우연히 만나서 그 자리에서 바쁜 일정 사이로 시간이 되는 날을 찾는 수고를 거쳐가면서까지 날짜를 잡을 정도라면 정말 반갑고 그리웠다는 의미라 난 이렇게 우연히 잡히는 일정들을 참 좋아한다.


그리고 오랜만에 만난 반가운 친구와 만날 날짜를 정하려 할 때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은 아마도 “아, 그날은 ‘약속’이 있어서…“ 가 아닐까 생각되는데, 이 “약속”이라는 단어가 생각보다 영어로 되게 애매하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약속”하면 promise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 오를 텐데, promise는 사실 아빠 엄마와 새끼손가락 걸고 하는 다짐이나 맹세의 느낌이고 (이걸 영어로 pinky promise라 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일정”의 의미로는 절대 사용되지 않는다.


가끔 “reservation”이나 “appointment”를 사용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있는데, “reservation”은 주로 “예약”의 의미, 그 중에서도 거의 식당 예약에만 쓰이며, ”appointment“ 역시 병원 진료나 변호사 상담 등 상대적으로 좀 더 중요한 자리지만 결국에는 “예약”의 의미로만 사용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선약”은 도대체 뭐라고 해야 할까? 선약은 영어로 “prior engagement“라 하는데, 막상 약속 시간을 잡으려고 대화할 때 “Oh, I have a prior engagement that day.” 이런 식으로 말하면 재수 없고 허세 부린다는 소리를 들을 확률이 높으니 가급적이면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


음… 정답을 공개하기 전까지 너무 질질 끈 것 같은데, “약속”이 있다는 표현을 가장 무난하게 하려면 “Sorry, I already have (혹은 made) plans that day.”라 하면 된다. Plan에는 “계획”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우리가 여기서 말하는 “약속”이라는 의미도 있으며, 미국인들이 약속/일정이 있다고 말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이다.


마지막으로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반갑게 인사할 때는 주로 “It’s been a long time”, 혹은 “It”s been a while” + “How have you been?”의 조합이 많이 사용되는데, 장난으로 이 글의 커버 사진처럼 “It’s been a while, crocodile!”이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미국인들은 라임을 통한 언어유희를 좋아하는데 자매품으로 작별 인사로 사용하는 “See you later, alligator!”가 있다.


작가의 이전글 원어민스러운 영어 표현 -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