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직장 퇴사일기-1

‘직장내괴롭힘’이라는 이름의 무게

by 소소

바라건대 내가 아는 사람이건 아니건
그 누구도 경험하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직장내괴롭힘' 이다.


내가 어릴 적엔 '어른이 되는 것은 정말 어른다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철이 들 줄 알았는데
반백살을 넘긴 이들 중에도
어떻게든 남을 짓밟고 서 있으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아주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는 나를 그리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을 괴롭혔다.
누구보다 경험이 많고 어른스러워야 할 사람이
정작 제일 비겁하고 폭력적일 수 있다는 걸
나는 지난 직장에서 배웠다.


친구에게도 가족에게도

속편히 말 하지 못할

직장내괴롭힘을 겪고
결국 퇴사를 택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참 조용히 사라졌던 것 같다.
신고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는 말이 더 정확하다.

그저 매일이 피로했고 일상이 괴로웠고
이 곳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


그래도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스스로 결단을 내릴 수 있었고
결국 더 나은 곳으로 옮겨갈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그 곳을 벗어난 후
입가에 자주 생기던 포진이 줄고,
편두통도 조금은 잦아들고,
새벽마다 깨던 악몽에서도
서서히 해방되었다.


하지만 후회는 남았다.
나는 왜 신고하지 않았을까.
나는 왜 침묵했을까.

내게도 분명 증거가 있었다.
그가 막말한 기록도

단체 톡방에서 나를 비난한 대화도

수많은 목격자도.

지금 와서 되돌릴 순 없지만
그때의 나에게 한 마디 해줄 수 있다면
이 말은 꼭 하고 싶다.


네 잘못이 아니야.

얼마전 내 전직장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엔 과거의 기억이 덜컥 떠오르며 마음이 요동쳤지만
이상하리만큼 담담했다.

그리고 아주 조금

참을 수 없을 만큼 미세한 희열이 스쳤다.
인간적인 감정이겠지


나는 이 이야기를
누군가를 비난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 글이
누군가의 상황을 대변해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단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보고 '나만 겪는 일이 아니구나'라고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브런치 첫 글로 다소 무거울 수는 있겠지만
나는 조금 더 진정한 나의 언어로
나의 경험을 이야기해보려 한다.


당신의 오늘은 부디
존중받는 하루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