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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miman Jul 28. 2020

인텔의 TSMC 7nm 외주 의미는 무엇일까?

간략한 뉴스 요약


 아래 기사에 따르면, TSMC는 인텔로부터 상당한 수준의 칩 계약을 수주했다고 합니다.


https://finance.yahoo.com/news/intel-now-ordering-chips-tsmc-072255657.html

(출처 : 야후파이낸스)


 기사에 따르면 인텔은 약 180K(18만장)의 7nm, 혹은 7nm의 개선판인 6nm 의 계약을 수주하였고, 이로서 TSMC의 내년 상반기까지 계약이 포화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AMD로부터의 수주량보다 약간 적은 정도라고 합니다. TSMC에게는 거대한 양인건 분명한데, 과연 이건 인텔에겐 어떤 의미가 될까요?


인텔 전체 제조용량 추정해보기

 여기서 다들 궁금한건, 가장 궁금한건 과연 인텔 제조역량이 어느 상태인지 일 것입니다. 이를 추정해보기 위해서는 일단 이 주문이 사업 방향을 전환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문인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https://www.icinsights.com/news/bulletins/Samsung-TSMC-Remain-Tops-In-Available-Wafer-Fab-Capacity/


 일단 각 회사의 작년 매 월 웨이퍼 투입량은 구글링으로 찾을 수 없습니다. 대신, 2015년의 수치를 대충 살펴볼 수 있습니다. 위 icinsights 기사에 따르면, 2015년 당시 인텔의 200mm 환산 웨이퍼 투입량은 매월 71만 5천장 정도가 됩니다. 

 이후 5년간 회사들이 크게 성장하였고, 이에 따라 웨이퍼 투입량도 증가했을 것입니다. 이 양을 추정이라도 해보기 위해서, 매출이 웨이퍼 투입량에 비례한다고 가정을 해 보겠습니다. 로직은 메모리와는 달리 가격이 안정적이고, 인텔이 10nm를 제대로 양산 못하고 있으므로 아마 크게 차이는 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텔의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매출은 55.36Bn $ (536억 불)이고, 2019년 매출은 71bn $ (710억불) 입니다. 이를 통해 추정해보면, 약 32%의 웨이퍼 출하량 증가가 예상됩니다. 실제로는 늘어나는 수율로 인해 웨이퍼당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매출에 +) + 동일 공정에서 고성능 칩 생산을 위해 키운 소자 크기(매출에 -) + 시장 경쟁으로 인한 가격 인하(매출에 -)등이 합쳐지겠지만, 이번엔 대략 추정하는게 중요하므로 디테일에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어쨌거나 계산해보면, 약 월당 95만장의 200mm환산 웨이퍼를 제조중일 것임을 짐작 가능합니다. 실제로는 인텔 10nm가 크게 기여하기 시작했으니, 그보다 적은 양일 것으로 예상하긴 해야 합니다.


 인텔 제품의 EOL(단종) 주기는 약 2년 정도입니다. 판매가 2년 내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없으므로, 2년 내내 동일한 쓰루풋으로 제품을 내놓지는 않을 것입니다. 인텔의 재고관리 정책을 알 방법은 없으므로, 대충 1년간 18만 장 주문하고, 이를 2년간 나눠 쓴다고 생각 해 보겠습니다. 이 경우 월 TSMC에서 받을 웨이퍼의 양은 1.5만장이 됩니다. 인텔 웨이퍼의 2~3%정도 되고, 현재 인텔 캐파의 상당량이 14nm이므로 생산하는 트랜지스터 숫자로는 5%(14nm와 10nm 볼륨이 3:1이라고 이유없이 가정) 가 조금 넘는 수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처음의 생각

 인텔은 다양한 사업 분야를 영유하고 있습니다. 인텔 CPU는 크게 서버향, 데스크톱향, 노트북향으로 나뉘며, 최근에 시작한 FPGA와 GPU에도 큰 힘을 주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텔은 현재 크게 3가지 노드를 같이 사용하며, 본래 2021년 출시를 목표로 하던 7nm 차기 노드를 개발중에 있습니다.


 22nm(양산중) : 마더보드용 칩 + 레이크필드용 로직 다이

 14nm(양산중) : 현세대 데스크톱용 칩(CML) + 차세대 데스크톱용 칩(RKL) + 현세대 서버용 칩

 10nm(양산중) : 차기 노트북용 칩 + 차기 서버용 칩 + 차차기 데스크톱용 칩(ADL) + Xe 그래픽칩?

 7nm(개발중) : 차차기 서버, 노트북, 데스크탑, GPU...etc??

P1222(22nm)가 살아있는 레이크필드 (출처 : 인텔 아키텍쳐 데이 2018년, anandtech 재인용)

 이 중 22nm는 성능에 중요한 노드가 아니고 분량도 크지 않을 것입니다. 용량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지만 해당 제조역량을 제외한다고 치면, 실제로 18만장 주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조금 더 커지게 됩니다. 

 일단 바로 떠올릴 수 있는건 뉴스들도 이야기 하듯 오로라 슈퍼컴퓨터용 Xe 그래픽 카드입니다. 이 슈퍼컴퓨터는 세계 최초 엑사스케일 연산력을 구현하도록 한, 인텔의 GPU + CPU 기술 실증기적 역할도 겸하고 있습니다.


https://www.intel.com/content/www/us/en/high-performance-computing/supercomputing/exascale-computing.html


 처음 이 글을 썼을때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이 주문이 인텔 폰테 베키오를 타겟으로 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유인즉 당장 인텔 차기공정 중 가장 급히 조달해야 하는 물건이기 때문입니다. 2021년 말에는 완성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뉴스 


이 글을 작성하던 도중, 새로운 뉴스가 나타나게 됩니다.

https://wccftech.com/exclusive-intel-ponte-vecchio-gpu-not-on-tsmc-6nm/

 위 기사에 따르면, 인텔의 오로라향 폰테 베키오는 요구하는 밀도(+전성비 아마도)를 만족하지 못하므로, 6nm(TSMC 7nm파생공정) 에서 제조되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약간 헷갈리는 상황이 되는데, 인텔이 TSMC 5nm 위탁 생산을 요청한 것이 아닌 이상, 오로라 슈퍼컴퓨터의 납품 자체를 미룰 거라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연말쯤 TSMC 5nm 위탁생산 발표가 뜰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현재 발표된 6nm 수주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10nm 땜빵?

 그렇다면 달리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7nm딜레이로 인해 일어날 파장입니다. 본래대로라면 인텔은 아래의 로드맵을 타고 가야 합니다.

2019년 인텔 서버 로드맵 (출처 : Intel Investor meeting 2019)

 PC향 로드맵 : Rocket Lake(2020, 14nm), Alder Lake(2021, 10nm), Meteor Lake(2022?, 7nm)

 서버향 로드맵 : Cooper/Cascade Lake(2020, 14nm), Ice Lake(2020, 10nm), Sapphire Rapids(2021, 10nm), Next Rapids(?)

 VGA : Xe DG1(2020, 10nm?), Xe DG2 / Ponte Vecchio (2021, 7nm?)

 노트북 : Tiger Lake(2020, 10nm)/Lakefield(2020, 22nm/10nm), Next Lake(???)


 본래 인텔은 새로운 아키텍쳐를 타고 갈 때, PC에 먼저 적용하고 그 뒤 성숙된 공정과 아키텍쳐를 바탕으로 이를 서버에 적용하는 방식을 씁니다. 위 로드맵을 보면, 7nm 딜레이는 폰테 베키오 뿐만 아니라, 인텔 데스크탑 인 메테오 레이크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인텔의 2015년~2019년 행보를 봤을 때, 이 경우 인텔 데스크탑은 Refresh를 거치게 됩니다. 메테오 레이크가 나오지 못하면 Alder Lake Refresh가 나올 텐데, 이 경우 인텔 사파이어 레피즈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 그래도 고난이었고, 남발한 제품 종류 덕에 볼륨이 부족한 인텔 10nm가 더 고생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인텔은 아마도 이 상황을 미리 알고, 공장 증설 대신 파운드리 계약 체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제법 최신(해당 시점 leading edge는 아닌)공정으로 말이지요. 동일한 칩인 Alder Lake를 TSMC와 인텔팹에서 동시 생산하는 선택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왠만하면 해당 제품 라인업이 전부 TSMC에서 나오도록 선택 할 것입니다. 인텔 칩은 특성상 클럭이 매우 높고, 최근 클럭빨로 AMD와 경쟁하고 있는걸 감안했을 때 CPU를 섞어 생산하는건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웨이퍼 분량도 뭔가 부족합니다.

 그렇다고 인텔이 이걸 노스브릿지 등의 칩셋을 생산하는데 쓴다고 보기에도 애매합니다. 일단 공정이 너무 좋습니다. 제품이 나올 시점이 내년이라고 쳐도, 여전히 TSMC 6nm는 잘나가고 성능좋은 핫한 공정입니다. 인텔이 보드 칩셋을 14nm에서 22nm로 돌리기도 한 것을 보면, 이걸 위해 6nm를 쓰는건 별로 가능성이 없어 보입니다.


 이런 경우라면, 인텔의 Xe혹은 DG1(+MCM으로 연결되는 iGPU)이나 레이크필드만큼 작은 소형의 x86 CPU등을 아웃소싱 하려는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별도 칩으로 만들어도 되고(DG1), 클럭(CPU : 4GHz이상, GPU/레이크필드 : 2Ghz미만) 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 루머로 떠도는 로켓 레이크의 MCM디자인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Xe쪽 볼륨이 대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https://www.techpowerup.com/268370/intel-rocket-lake-s-a-multi-chip-module-of-14nm-core-and-10nm-uncore-dies

(로켓 레이크가 14nm + 10nm GPU일까?)


어떤 결과들이 있을까?

 일단 TSMC는 큰 이익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조역량의 최강자였던 인텔에게 승리 선언을 따낸 셈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 영향을 끼쳐오던 엄청난 크기의 고객을 얻게 되었습니다. 더 거대한 규모의 경제를 누리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인텔이 수직계열화된 설계-제조를 통해 수확하던 엄청난 수익의 일부분을 차지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물론 아직은 비중이 크지 않지만, 최소한 인텔은 앞으로 스케쥴이 꼬일 경우 즉시 즉시 특정 제품군은 TSMC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거래를 끊었다 재개했다 할 수 없고, 매 해 상당한 분량의 일거리를 던져 줄 것입니다.


 AMD의 표정은 약간은 복잡할 것입니다. TSMC에서 인텔과 1세대 전 공정 캐파를 놓고 경쟁해야 할 상황인데, 지난 2년간은 AMD가 인텔의 14nm 클럭빨을 TSMC의 앞서가는 7nm 공정을 통해 완화하고 있었습니다. AMD입장에서 최악은 인텔이 자사 공정을 마스터해서 돌아오는 것이고, 최선은 인텔이 자사 공정을 망치는 것이었습니다. 위 추정대로면 인텔은 앞으로는 10nm가 늦어져서 14nm를 부랴부랴 증설하는 삽질을 하기 보다는 유연함을 가지기 위해 지속적으로 TSMC와 거래하려 할 것입니다.


https://www.anandtech.com/show/15031/intel-boosts-14nm-capacity-25-in-2019-but-shortages-will-persist-in-q4

 실제로 인텔은 계획에 따르면 진작 도태되었어야 할 2019년 14nm 공정을 무려 25%나 증산합니다. 이는 AMD와 경쟁을 위해 공격적으로 코어 카운트를 늘려야 했을 뿐만 아니라, 원래 10nm로 빠져줬어야 할 노트북향 CPU를 계속 생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AMD가 지난 4년간 얻었던 기회 중 하나인, '인텔의 물량 부족 현상'이 이제 일어나기 힘들단 의미이기도 합니다. 인텔은 이를 통해 'CPU/GPU다 잘 되는 공정'을 반드시 추구할 필요도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인텔의 제조역량 자체가 무너질 경우 TSMC에서 대규모 계약을 맺는 방법도 생기게 됩니다. 물론 인텔의 압도적인 CPU웨이퍼 투입량을 봤을 때, 인텔이 한순간에 Fabless로 갈 일은 없을 것입니다. TSMC의 월 11만장 수준의 첨단공정 물량으로는, 월 100만장 가까이 될(14nm를 끝내고 첨단으로 넘어가면 약 80만장으로 줄어들더라도) 인텔 물량을 100% 감당하기 힘듭니다. TSMC가 인텔 전용 핫산(...)이 되더라도 말이지요. 물론 TSMC가 그런 포지션이 되려고 할 리도 없습니다. 인텔이 자사 팹을 완전히 버리고, 아무 파운드리나 돌아다니는, 진짜 팹리스가 되는건 지금은 인텔이 하고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삼성은 TSMC에 대고객 인텔이 들어오면서 밀려난 다른 고객들을 차츰 손님으로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삼성의 최근 2년간 파운드리 점유율 하락을 보건데, 삼성은 야심차게 준비한 7nm EUV에서 심각한 쓰루풋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이번 주문에서 인텔을 받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최근 TSMC랑 분쟁으로 떨어져 나온 nVidia역시 삼성의 EUV공정이 아닌 8nm(TSMC 7nm ArF 대응) 공정을 사용하였습니다.

GAAFET(세번째)는 채널의 면적이 FinFET(두번째) 보다 넓어서 전류 구동능력이 우수하다 (사진 출처 : 삼성 뉴스룸)

 게다가 이후 5nm까지도 이미 완성이 되었는데, 5nm에서는 TSMC에 밀도가 크게 밀리는 상황입니다. 이후 3nm에서 삼성은 GAA라는 신기술을 도입하는데, 이 기술은 기존 FinFET보다 전류 구동능력이 좋으므로, 어쩌면 밀도를 포기하고 고성능을 원하는 인텔과 같은 고객을 잡아볼 기회가 훗날 생길지도 모릅니다. 만약 인텔이 그때 가장 중요한 공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면 말이지요.


출처

https://finance.yahoo.com/news/intel-now-ordering-chips-tsmc-072255657.html

 https://www.icinsights.com/news/bulletins/Samsung-TSMC-Remain-Tops-In-Available-Wafer-Fab-Capacity/

https://www.anandtech.com/show/13699/intel-architecture-day-2018-core-future-hybrid-x86/7

https://www.intc.com/investor-relations/events-and-presentations/events-calendar/event-details/2019/Intel-Investor-Meeting-05-2019/default.aspxhttps://www.anandtech.com/show/15031/intel-boosts-14nm-capacity-25-in-2019-but-shortages-will-persist-in-q4

https://news.samsung.com/global/samsung-electronics-leadership-in-advanced-foundry-technology-showcased-with-latest-silicon-innovations-and-ecosystem-plat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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