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miman Aug 16. 2021

메타버스,언제 오는걸까?: NVIDIA, HMD

기술은 다른 기술과 함께 성장한다


메타버스,언제 오는걸까?: NVIDIA, HMD (brunch.co.kr)


지난글 보기

인텔 발표로 보는 반도체 미세화의 미래

2024년까지 AMD와 인텔

Mix-and-match : 반도체 패키징 이야기

사실 AMD는 인텔의 동료이다



 사실 기술 개념이 제대로 정의되지도 않은 것에 대하여 글을 쓰는 것은 꽤 위험한 일이지만, 질문을 가끔 받기도 하고 이미 NVIDIA가 Facebook등의 회사가 단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한번쯤 써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NVIDIA는 지난 4월 회장인 젠슨 황이 회사의 신기술 발표를 하며 본인들의 그래픽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GTC Keynote 중 본인 부엌에서 강연하는 젠슨 황(출처 : YouTube)


 그런데 지난 주에 밝혀진 바로는, 이 장면 역시 훼이크였다. 본인 집의 주방이라고 했는데, 알고 보니 본인 집의 주방을 그대로 만든 그래픽이었으며, 출연자 역시 젠슨 황 본인이 아니었다. 

...이 아니었다


사실...나다! (정확하게는 제스처와 대사가 매칭되게 하는 연기자)


 이렇게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중인데, 한번쯤은 모두가 애매하게 생각하고 있는 거대한 덩어리를 작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생각하여 '현실적인 VR'시장에 대해 글을 써 보려고 한다.


 본래 책(반도체 제국의 미래)을 썼던 이유 중 하나가 기술과 기술, 기술과 기존 생태계가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것을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오랜만의 그때 기억을 되짚어 하나씩 메타버스의 여러 요소와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들(사실 정의가 이상한게 많지만) 앞에 놓여 있는 다양한 장벽을 알아보자.


과거에서 : VR기기의 현 상황

 생각보다 VR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지 오래되었다. 아마 3D 프린터와 비슷한 시기였을 것이다. 2014년경 삼성전자도 기어 VR을 출시하면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눈에 훤히 보이는 듯한 환경에서 게임하며 놀라길 기대했을 것이다. 한번 2015년경 예상을 한번 보자. 자료는 인터넷에서 구글링하여 제일 깔끔한 물건을 퍼 온 것인데, 당시 전문가들 예상이 다들 크게 다르지 않았다. 13페이지의 내용을 한번 보자. AR 시장(컨텐츠 + 하드웨어) 총 120B 달러(약 120 조원), VR 시장(컨텐츠 + 하드웨어) 30B 달러(약 33조원)으로 예상되어 있다. 


 하지만 실제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AR시장의 크기(컨텐츠 + 하드웨어)는 약 18B 달러(약 20조원)로, 예상은 인텔 아니타닉 수준으로 처참하다. 지금까지 제대로 살아남은 VR 컨텐츠는 VR Chat 정도이며,  2020년 기준으로 가정용 VR의 침투율은 1.4%정도로, 여러모로 난감한 표정을 짓게 하고 있다. AR이라고 하면 포켓몬 고(Pokemon GO)가 떠오르긴 하는데, 이게 사람들이 기대하던 AR의 미래이긴 한가?

 긍정적인 쪽에선 '99% 가까운 마켓을 차지할 수 있다!' 고 생각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아직도 1.4%면 이게 유행할 수나 있나?' 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VR을 즐기기 위한 기기의 기준

 논의를 좀 간단하게 하기 위해서, VR중 현실을 체험하는 것만 같은 꿈의 기기가 나올 조건을 한번 생각해 보자. 지금 잘 보이지도 않지만, PC기반 HMD로 할 수 있는 게임이 있긴 하다. 바로 스카이림 VR이다.

또카이림? (출처 : 스팀 상점, 2021년 8월 16일)


 본판 게임은 무려 2012년에 출시(;;) 되었으며, 2018년에 VR용으로 재 출시되었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인터넷에 구글링 해보면 2070~3070수준의 GPU를 사용해야 4K + 60FPS(초당 장면이 60번씩 바뀜)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위 카드들은 2018~2019년 수준에 출시된 물건이다.

 음 이런 경우면 VR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현실감 있는 그래픽'이라고 한다면, 좀 로직 반도체 시장을 유의깊게 보시는 것이 좋겠다. 어째서인가?


VR : 뭐가 문제였나?

 일단 PC용 VR이 잘 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불편함'때문이다. 일단 위에 언급한 GPU들은 출시 당시 가격이 70만원 가까운 물건이었다. 고사양 컴퓨터 값 + VR 기기 값을 주고 구입했는데, 어마어마한 케이블이 PC부터 내 머리까지 이어져야 한다. 평소엔 방에 늘어져 있을 것이므로 어마어마하게 신경이 쓰인다. 이 와중에 컨트롤러들도 배터리를 하나씩 껴야 한다. 


 문제는 이런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고성능 PC의 도움을 받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수준인 '현실감과 몰입감 쩌는' 수준과는 좀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1K 시절의 VR은 모기장이었고, 4K는 많이 나아졌지만, 8K TV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시기인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아마 VR이 4K로 충분하다면, TV가 8K를 준비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VR은 TV보다 표시해야 하는 범위가 넓으며, 실제로 4K VR은 일부 글자가 뭉게지는 등의 문제가 아직 남아있다. 결국 컨텐츠 부재를 제외하고서라도 아래와 같은 문제들이 VR의 상용화를 방해하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하면 VR 기반 컨텐츠에 뛰어드는 회사는 더욱 많아지게 될 것이다.


원하는 수준의 그래픽을 보기 위해선 높은 사양이 필요함

케이블이 사용성을 매우 많이 떨어뜨림

 

 공교롭게도 두 가지 문제 모두 반도체와 관계가 있다. 위 두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HMD 자체에 고효율, 고성능의 연산장치가 장착되어, 스탠드 얼론 VR을 마치 플스나 닌텐도 사듯이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짐작 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생각보다 GPU의 전력 소모량이 미쳐가고 있다는 것이다. 2023년경 나올 차세대 NVIDIA의 고성능 GPU는 약 400W 가까운 소비전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성능이 괴물같겠지만, 전력 소모도 괴물같은 것이다. 참고로 400W를 공급하는 PC용 파워 서플라이는 아래와 같이 생겼다. 아마 머리에 달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걸 머리에 달고 싶지 않다면? 배터리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거나, 반도체의 효율이 미쳐 돌아가야만 한다.


파워 서플라이의 모습 (출처 : newegg)


 근데 30년간 GPU만 한 GPU장인인 NVIDIA가 최고의 천재들을 모아서 만든 카드, 심지어 2년 뒤에 나오는게 저 모양 아닌가? 그럼 나머지 스마트폰 AP 회사들이 만드는 물건이 저정도 성능을 현재 스마트폰 전력 소모 수준으로 낮추려면 대체 얼마나 걸릴까? 2년에 50%씩 낮추는 긍정적 시나리오라고 해도, 아마 10년은 걸릴 것이다.


 더 문제는 영세 개발사들이다. 베데스다는 그래도 연 조단위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개발사이며, 이런 회사들은 툴을 익히는 것에도 돈을 쓸 수 있으며, 성능 최적화에도 자본을 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영세한 개발회사들은 그렇게 하지 못하므로, 실제 필요로 하는 하드웨어 성능은 더 높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신경은 써야 한다

 위의 내용들을 살펴보면, 아직 HMD기반의 VR, 특히나 현실 자체를 렌더링 해내려는 노력은 메타버스에서 갈 길이 멀다는 결론이 나온다. NVIDIA의 메타버스 솔루션인 옴니버스 역시 VR로 뭔가 해보려는 노력은 포함하고 있지 않다. 사실상 컨텐츠 크리에이터용 도구에 가깝지, 어느 장치에 표시해서 누가 뭘 즐길지에 대해서는 표현하고 있지 않다. 아마도 어떤 기기가 이길지 모르니, 역시 골드 러시 시대에 곡괭이와 청바지를 파는 느낌의 비즈를 계획하는게 아닌가 한다. HMD가 망해도 상관 없는 것이다.

 제목인 '메타버스는 언제 오는가' 에 대한 답은 따라서 각자에 따라 다르다. 만약 HMD에서 현실적인 무언가를 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참 멀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시간 렌더링을 필요로하지 않고, 마치 영화 제작하듯이 현실을 컴퓨터에 옮겨놓는 방식이라면 NVIDIA GTC때 이미 온 것이다. 지금 가서 다운받아 써 보시라. 한번 좀 가지고 놀면서, 컨텐츠 개발자 관점을 익혀볼 생각이다(NVIDIA도 영상 제작자 입장에서의 관점을 언급 했다). 마치 인텔과 프로그래머 관계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이 글이 '메타버스는 허상이다' 식으로 읽히지 않았으면 한다. '반도체'라는 사업이 로직, 메모리 뿐만 아니라 각종 센서류와 장비 소모품 회사 등 어마어마한 분야를 포함하고 있듯, 이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이 거대한 분야에서 극히 일부 영역의 전망을, 필요로 하는 다른 요소 기술의 성숙도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현실적 VR마켓은 그렇게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이를 통해 유사한 판단을 많이 해 낼 수 있다. 예를 들면, AR을 통해 건물이나 자동차의 이상 유무를  머신 러닝을 통해 판단하는 등의 솔루션을 만들 수 있다. 이 시장의 가능성을 보려면,

이상을 보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연산력이 얼마인지

필요 연산력이 크다면 서버가 해야 함 : 5G 등 네트웍 비용은 그 시점에 얼마일지 (비싸면 상용화 불가)

필요 연산력이 작다면 HMD로 해도 됨 : 그 시점이 언제일지 (반도체 기술 발전은 느려졌다)

등을 고민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한다. 


 어찌 되었거나, 다들 이 영상은 보길 바란다. 왜냐 하면 이 영상은 자극적인 '우리 세계 최고임 ㅇㅇ' 하는 신기술 전시회가 아니라, 이후 현실 세계에 신기술이 적용되기 위한 각종 요소 기술들을 하나씩 설명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이전글 사실 AMD는 인텔의 동료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