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4세대 등장
최근 인텔은 자사 최초의 EUV프로세스인 4nm기반의 메테오 레이크(Meteor Lake) 테스트 시설 사진을 공개한 바가 있다.
타일 기반의 인텔 메테오 레이크 테스트 칩(출처 : CNET)
잘 보면, 총 4개의 다른 칩이 결합된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인텔 스스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소 3개의 타일 종류가 있을 것이다
CPU
GPU
SoC (USB, 썬더볼트, IPU등이 결합된 일종의 컨트롤러)
정체 불명의 무언가(NPU? 그냥 실리콘 패드?)
인텔 메테오 레이크 개요 (출처 : 인텔) 일단 정체 불명의 무언가는 빼 놓고, 가장 궁금한 점만 떠올려 보자. 저중 제일 큰, 가운데 있는 타일은 대체 뭘까??? 분명 CPU, GPU, SoC중 하나일 것이다. 과거라면 당연히 저것이 CPU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알고 있다시피(인텔은 정말 TSMC 3nm에 외주를 준 것일까? (brunch.co.kr)) 인텔의 EUV 생산량은 매우 부족할 예정이다. 인텔의 EUV 승부처는 High NA를 도입하는 Intel 3부터이다. 현재 메테오 레이크의 기반이 될 Intel 4는 방향을 바꾸기엔 너무 늦었다.
한 가지 힌트 : 96~192 EU
한번 이 쯤 해서 현재 팔리고 있는 인텔의 주력 노트북 제품인 타이거 레이크를 보자.
인텔 11세대 노트북 CPU의 구조 (출처 : Locuza) 위 구조에서 CPU, GPU, SoC타일에 해당하는 부분을 모아보면 다음과 같다
CPU : Willow Cove CPU Core + L2, LLC, Ring Agent(다이 가운데 부분)
GPU : 16 Execution Units(EU), TMU, A bunch of stuff (다이 오른쪽 아랫부분)
SoC : 썬더볼트, PCIe, Display, IPU, DDR PHY
위 사진에 있는 타이거 레이크는 그래픽이 96EU로 구성되어 있다. 면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96EU 정도 되면 면적이 CPU 코어 4개보다 꽤 넓어지게 된다.
한편, 인텔은 메테오 레이크 GPU의 EU개수를 192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192EU가 되면 저 비율은 어떻게 변할까?? 분명 지금보다 CPU의 비중은 꽤 작고, GPU의 비중은 클 것이다. 위 사진에서 GPU영역을 두배로 늘려보면 어찌 될지 짐작이 되지 않는가.
칩에서 가장 큰 것은?
또 한가지 힌트는 최근의 인텔 정보유출 뉴스이다. 물론 유출을 100% 신뢰할 수는 없지만, 인텔은 TSMC N3를 통해 GPU를 양산할 수 있다고 한다(시기상 이미 내부적으로 양산 공장은 정해졌을 것이고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TSMC N3의 최대 고객이 애플이 아니다라는 소문과 합쳐 보면 뭔가 좀 그림이 나온다. 참고로 SoC의 경우 TSMC의 N5를 사용할 지도 모른다고 한다.
사진 속 메테오 레이크는 CPU 개선보다는 타일 구조와 GPU 성능에 집중한 물건이 아닐까? 인텔은 부족한 자신들의 첫 EUV를 자신들이 제일 오랫동안 잘 해온 물건, CPU에 집중(+폰테 베키오)하고 적어도 14세대의 GPU는 외부에서 생산하기로 한 것이 아닐까?
애플과의 한타 싸움?
아마 이런 결정에는 애플의 신형 SoC와 그 설계 사상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한다. 애플이 인텔 CPU를 집어 던진 뒤, 자사 아키텍쳐를 이용해 지속적으로 CPU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M1 Max가 나왔는데, 이 칩은 인텔과 AMD모두 서늘하게 할만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M1 Max의 육중한 iGPU (출처 : Anandtech) 눈으로만 봐도 GPU 면적이 CPU면적의 4배 가까이 되는 칩이 나온 것이다. GPU크기가 절반인 M1 Pro의 경우도 CPU영역보다 GPU면적이 2배 가까이 넓은 지경이다.
물론 SLC영역이나 LPDDR5 PHY는 순수한 GPU영역은 아니지만, CPU 구성은 똑같고 GPU 크기만 절반인 M1 Pro의 경우 SLC와 LPDDR5 PHY크기가 절반이므로 해당 블록들의 스케일링이 그래픽과 나름 관계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각종 벤치마크에서는 애플의 내장 GPU가 약 RTX 3060정도의 성능까지 나오는 경우가 있는 상황이다. x86진영이 NVIDIA 외장 GPU를 써야 대응되는 영역을 애플은 iGPU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GPU를 키워야만 한다. 노트북 사용자의 90%가까운 인구는 거대한 GPU의 혜택을 받는다.
인텔 앞의 복잡한 방정식
2015년 이후 인텔 제조공장이 흔들리면서 인텔은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해 나가게 되었다. 거대 고객사인 애플이 이탈만 한 것이 아니라, 막강한 자체 아키텍쳐 칩을 만들어냈다. AMD는 칩렛 디자인을 선제적으로 가져감으로써 원가 우위를 가져가고, 제조와의 커플링이 심해 술렁이고 있던 인텔 설계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만약 N3가 GPU가 맞다면, 인텔은 매우 명민한 전략적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다. TSMC 첨단 노드는 애플과 AMD모두가 군침을 흘리고 있는 곳이다. 애플은 언제나 TSMC첨단 노드의 대고객이었으며, AMD의 경우 행여나 N3를 차지하게 될 경우 인텔 서버 로드맵이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 TSMC N3를 차지하고, 이를 GPU에 돌림으로써 두 회사의 첨단 노드 점유를 차단하는 한편, 애플의 iGPU 위협을 쳐 내는 것이다. 견제 당하는 입장에서도 딱히 뭐라 할 말이 없는 셈이다
물론 인텔은 이를 댓가로 높았던 그로스 마진을 상당히 포기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껏 차지한 첨단 노드를 CPU가 아닌 GPU에 사용해 버렸으니, 노트북은 공고해 지겠지만 데스크탑과 서버 시장에서는 2023년 내내 AMD의 N5기반 CPU(Zen 4)에 시달리게 될 것이고 자신은 Intel 7(구 10나노)로 버텨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텔의 움직임은 AMD, NVIDIA 모두의 표정을 복잡하게 할 것이다.
AMD입장에선 ARM의 돌파를 막아낼 존재는 인텔밖에 없다는걸 알 것이다. 인텔식 빅리틀(P-E코어)은 데이터센터 엣지에서 거세게 들어오는 ARM의 침공을 막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하다. 하지만 AMD는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거대한 OS회사를 움직일 능력이 없다. 그리고 인텔이 이번 12세대에서 욕을 먹으면서 몸빵을 섰다. 늘 그랬듯 AMD도 그 뒤를 따를 것이다.
그리고 유래없는 사이즈의 애플 iGPU를 막는 디자인도 인텔 정도의 수익이 없다면 도전해보기 힘들 것이다. 인텔에게 뺏긴 시장점유율이 아깝긴 하지만, ARM진영에 뺏긴 점유율은 아예 찾아오기가 힘들다. 적어도 x86이 이기길 바래야 한다.
NVIDIA 입장에선 dGPU를 팔아야 하는데, 이들은 애플과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인텔 iGPU의 거대화는 불쾌하긴 하지만, x86 헤게모니가 유지되는 한 x86 + NVIDIA 조합은 오래오래 잘 팔릴 것이다. 당장 NVIDIA GPU는 N3기반의 로드맵도 공개되어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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