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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august Jul 03. 2022

나의 소비는 편안한가



 제주도에서 가야 할 맛집과 카페를 찾고

또 찾고 또 찾았다. 평소에는 와인을 마시지도 않으면서 핫하다는 와인샵을 가보겠다고 구비구비 차를 끌고 갔다.

그렇게 인스타와 유튜브 마케팅 홍수에 휩쓸려 필요 이상으로 집착한 루트와 목적지.

그리고 불편한 소비.

갑자기 문득 나는 나에게 물었다.

나 왜 이러고 다니지?

나의 소비가 못마땅했다. 불편했다.

큰 맘먹고 사 본 와인은 맛은 고사하고 가격밖에는 기억이 안 나고

몇 시간을 고민해서 고른 카페의 커피는 맛을 느낄 새도  없이 두 모금이면 끝나버렸다.

홀린 듯 소비한 나를 비난했고, 지혜로운 소비자라 자부하던 나를 제대로 홀린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쳤다. 다들 이렇게 열심히 돈을 벌고 있구나! 나만 안 벌고 쓰고만 있잖아! 나만 못 벌어, 돈!

순식간에 스쳐 지나간 생각이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불필요한 소비를 다 줄이기로 했다.

콧방귀 뀌었던 절약이 절실했다. 절약은 기본. 돈을 벌어야 한다. 디자이너 3년  아버지 회사에서 현장직 3년. 호주에서 의류매장에서 판매직 2년. 그리고 육아 3년. 이게 이제까지의 나의 이력. 나는 과연 뭘 해야 돈을 벌 수 있을까. 찾아야 한다. 나는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다. 내 경제력에 기반된 합리적인 소비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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