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폐렴이 내게 옮겨온듯, 열이 떨어지지 않고 기침이 계속 난다. 어제 엄마랑 통화를 하면서,
"그래도 윤이 아픈거보다는 니가 아픈게 낫제?"
"당연하지, 엄마."
"니가 아픈거보다는 내가 아픈게 낫고."
"그거는 아니지, 엄마가 아픈 것 보다 내가 아픈게 낫지."
했었다.
아이가 아플 때 대신 아플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아픈 건 참 싫다. 기침과 가래가 나서 가슴이 따갑고 오한이 들다가 해열제를 먹으면 잠시 괜찮아진 오늘의 나.
그래도 나이 든 내 엄마나 나이 어린 아들, 딸이 아니라 다행이다싶다.
나는 약간 뽀뽀중독자인데 아프나 가장 싫은 건, 가족과 뽀뽀를 할 수 없는 점이다. 두 아이가 방문을 빼꼼 열고 멀티 뽀뽀를 날린다. 신랑이 죽을 사오고 아이들이 먹은 것을 정리하려 노력하고... (물론 집안일은 너무 많고 침대에 딱 붙어있을 수도 없어서 '엄마'라는 자리의 무게를 아프면서도 느끼게 되지만...)
잠시 약기운으로 열이 떨어지니 조금 살만하다. 아이용 열패치를 이마와 발바닥에 붙이고 있는 꼴이 우습지만, 얼마전의 윤이는 얼마나 아팠을까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면 나는 이제, 정말 엄마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