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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송주
Dec 02. 2024
내 개와 내 개 친구들과 사람들
12월의 따뜻한 첫날 생각들
"
크림아
엄마 쉬 좀 하고 오면 안 될까?"
한 시간이 다 되어 간다.
하루 종일 나를 기다렸을
크림이가
이렇게 내 몸을 베개 삼는 날은 미안해서라도 꼼짝 하기가 싫다.
미안을
빼고라도
꼼짝 하기 싫긴 하다.
크림이를 내 몸에 붙여 놓고
남은
텀블러
커피를 아끼듯
마시는
이 순간을
기다리며 하루를 보낸 건지도 모른다.
지난 주말에는 애견 공원에서 산책을 하던 멤버
4
명과
계획 없이
국숫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왔다. 점심 식사 후
이유 없는
아쉬움에
커피숍에도
갔다.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개 산책을 빌미로 만나는 사이인데 아쉬움의 이유를 찾기는 무리였고 그냥 즉흥적이었다고 해야 설득력이 있을 듯
싶다.
계획하기보다는 즉흥 적인 것이 때론 더 즐거울 때가 있다.
국숫집,
커피숍
모두
애견 동반이 가능한 곳이었다.
아이 어릴 때는 아이를 통해 인간관계가 넓혀졌지만 지금은 반려견을 통해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인연들
이 생겨났다.
시절 인연을 믿는지라 또 지나고 나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힘이 되고
즐겁다.
다른 생명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
선의 일부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 선할 것이라고 하는 흑백
논리의 사고는
절대 아니다.
선한 사람 중에도 개
에
대한
배려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분명 있고 악한 사람 중에도 개를 애정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전자조차 다른 또 다른 생명체에 대한 이해는
그것도 인간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배려는
선한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고로 나도 선한 것 같다. 하하
나는
개들의
집요한 사랑에 집요한 애정을 쏟아붓는 이들을 근처에서 흔히 본다.
애견
운동장에
가면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그러한
사람 반
그러한
개 반이다.
따뜻한 담요 위에 앉아
볕을
받고 있는 자신을 보는 애틋한 주인의 마음을
노견은
알고 있을 것이다.
뛰어놀다가도
문득문득 주인의 부재를 확인하는
개들의
마음
을 주인은 알고 있다.
외면하기 힘든
개들의
속 마음을
알아봐 주는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 좋다.
주인이 없어진 것을 알고 철문 앞에서 망부석 코스프레를 하는 대다수의 개들을 보고 있자면
한정 없는 사랑을 이렇게 쉽게 받을 자격이 과연
우리에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크림아 똥꼬 좀 치워줄래~~
그날은 초겨울 추위가 잠깐 물러나 봄날같이 따뜻했다.
급조된 점심과 후식은 내 인생에 그리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내 개와 함께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행복했던 그날의 맛있는 커피와 수다는 한주를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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