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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문식 Nov 04. 2023

추억이 전부인 삶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인생이다

인간의 삶은 시간상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유아기, 청소년기, 성인기, 노년기 등 단계마다 경험과 책임이 다르다. 이러한 삶의 단계는 각 개인의 경험과 환경이 달라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삶을 이해하고, 어떤 시기에 어떤 도전이나 기회를 경험하는가에 따라 인생의 행복한 시기, 어려운 시기, 변화의 시기가 온다.   

   

삶이 만족스럽고 긍정적으로 느껴지는 행복한 시기도 있고, 삶의 고난, 스트레스, 불안, 슬픔 등의 감정을 많이 경험하는 어려운 시기도 있고, 인생 변화의 시기로 신체적 능력이 감소하고, 가족 구성원의 변화, 친구 관계의 변화, 사회적 연결성의 변화 등을 경험하는 노년기도 있다. 이러한 경험이 삶에 영향을 미친다. 그럴 때면, 사람이 그리워지고, 누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사소한 일도 소중해진다. 한 살씩 세월에 물들어 가고 숨겨진 그리움이 잔잔하게 다가온다. 흐르는 물소리가 인생의 지친 삶의 소리로 들린다. 이제는 자식들도 자기 갈 길을 찾아가니 오직 아내가 인생길의 동반자일 뿐이다.  

    

인생사란 한순간에 모든 것이 지나갈 뿐이고 나를 걱정해 주는 가족이 있어 위안을 얻을 뿐이고 노년은 어제와 오늘만 있고 내일은 없다. 부부간에도 젊은 날에는 동반자였으나 노년이 되면 서로가 재산일 뿐이다. 남편은 아내가 재산이고 아내는 남편이 재산이다. 재산이 없으면 모든 면에서 불편하고 힘들다. 노년의 삶은 그리움을 반복하는 과정이다. 현명한 노인으로 살려면 부르는 데가 있거든 무조건 달려가고 부부간에 말다툼이 생기거든 무조건 양보하고 즐거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성취감과 유대감, 자존감이 노년의 삶을 유지해 준다고 말한다. 유대감과 자존감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노년의 숙제다. 이 문제는 세대별로 다르게 생각하고 남녀가 다르고 건강과 경제적 상황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노인들은 일하기에는 너무 늙었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어서 삶의 혼란을 겪는다. 그 늙음에 대해 사회는 개인의 문제로 생각한다. 늙은 부부는 고목처럼 존재만으로도 귀하고, 세월의 흔적이 그리움을 주며, 의연한 관계를 내포하여 우리를 아련하게 한다. 그들은 경험한 많은 비결을 후대에 전하고, 친구나 이웃과 어울리는 것이 행복이다.     


젊은이는 희망으로 살고, 늙은이는 추억으로 산다. 나이가 들면. ‘할아버지’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중년으로 자처하고 싶지만, 세상은 그렇게 보아주지 않는다. 삶의 뒷부분에서 어떻게 늙어야 할지, 남은 삶에서 손에 쥐고 있는 것들을 어떻게 놓아야 할지 혼란스럽다. 노년에는 가족의 힘으로 산다. 그들이 가족을 떠나서 사는 것은 뿌리를 잃은 것과 같다. 가족의 안정이 가족 구성원들에게 행복을 주고, 겸손과 너그러움과 당당함을 준다. 자식들을 너무 사랑하여 이런저런 이유로 손자 손녀를 도맡아 양육하기도 하고 자신의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노년에는 걷기 운동이 직업인 것처럼 산다. 수필가인 올리버 웬델 홈스는 ‘사람들은 늙어서 활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늙는다.’라고 했다. 노년의 걷기는 단순히 장소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소통하는 자기 성찰의 기회가 된다. 그들은 평소에 1시간 정도 걷거나 근교에 있는 산이나 전국의 명산을 찾고, 국내외 여행을 하며 새로운 삶을 만끽한다. 여건이 허락하는 사람들은 텃밭에 각종 채소를 가꾸고 수확하고 나누는 기쁨을 얻는다.      


노후 준비가 미흡한 노년은 외로움과 고독감, 깨진 희망과 뒤틀렸던 인간관계를 아쉬워하며 산다. 그들은 늙어가면서 건강과 희망을 잃고,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기도 한다. 노인들은 안타까운 사연을 품고, 모든 것을 참으며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는 처지가 된다. 그들이 집 밖에 나가면 어른의 자리는 사라지고 독거노인 문제만 드러나며, 폐휴지를 주워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하는 예도 생긴다. 또한 신체기능의 저하, 인지 장애, 낮은 자존감이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한다.   

   

많은 사람은 돋보기를 쓰고 자신이 보는 세상이 전부인 줄 알고 산다. 돋보기를 썼다 벗었다 하는 것이 귀찮아 안경을 쓴 채로 아래위로 시선만 이동한다. 그들에게는 수많은 안경이 있고 그들만의 안경으로 세상을 보고 느낀다. 어떤 안경으로 세상을 보는가에 따라 희로애락이 달라진다. 약에 의존하며 살고, 복용하는 약의 종류가 늘어난다. 장수사회가 되면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노년으로 보내야 한다. 말년 인생은 아프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허리와 다리가 아파 자주 병원에 간다. 노안과 백내장은 필수 관문이고 안질환으로 시달린다. 많은 노인이 고혈압 약을 먹고, 당뇨병에 시달리며, 가만히 앉아 있어도 눈, 허리, 목 등이 아프다. 젊은이는 젊어서 아프지만, 노년은 몸과 마음이 늙어서 더 아프다. 그래도 그들의 마음은 항상 청춘이다. 나이 들어 아픈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늙는 것에 아파할 필요는 없다. 이 순간을 즐기는 것이 인생이다.     

 

종교인들은 종교적 믿음으로 산다. 종교가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장점은 개인의 삶에 의미를 주고 사회 환경에 대처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노인 종교인들의 80%가 종교 구성원들 간의 접촉과 유대감을 통해 사회적인 지지와 도움을 얻는다고 응답했다. 많은 노인은 종교적 믿음으로 노년의 생활에 감사하는 마음을 얻고, 행복을 추구하며, 위안을 받는다. 이러한 위안은 노인들에게 특별한 선물이고, 의지의 삶이 된다. 노년에는 현재보다 과거의 삶이 더 그립다.  


노년에는 '미래'보다 '과거'의 삶이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시간이 지나야 내가 살았던 순간들이 얼마나 행복했는지 알게 되는 것처럼 노년의 삶은 현재보다 과거의 삶이 더 그립다. 사람의 몸도 오랫동안 사용하면 자연히 마모되어 노인이 되고, 부축을 받아야 하는 삶이 된다. 나이 든 사람들은 작은 일에도 상심하고 눈물도 많고 비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나이 들면서 애절한 인생 노래만 들어도 눈물을 흘리며 더 깊은 그리움에 빠져든다. 삶의 끝자락에 있는 사람들은 명예와 권력보다 현재의 삶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살아 있는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인생이다. 그 세상은 인생의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기에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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