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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건화 Jan 02. 2024

오로라 - 극지 하늘에 빛으로 수놓인 태양의 흔적

우주물리학자가 들려주는 오로라 이야기 - 첫 번째

오로라(aurora)는 북극이나 남극의 아주  높은 하늘에서 나타나는 초록, 빨강, 파랑 또는 보라 색깔의  빛(light)이다. 문학작품이나 대중매체를 통해서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자연현상 중 하나이며, 특히 우주과학의 영역에서는 일반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져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언뜻 생각하면 오로라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아주 흔하고 친숙한 자연현상 중 하나로 생각되기 쉽다. 그러나 오로라가 나타나는 극지에서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일상에서는 실제로 경험하기 불가능한 자연현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오로라는 누구나 평생 한 번쯤은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 맨 꼭대기 어디쯤 올려놓을 법한 매우 신비로운 자연현상인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오로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요즘 같은 시대에는 인터넷에서 조금만 검색을 해보면 오로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들 중 상당수는 심각한 오류를 포함하고 있는 것들이 많으며, 전문적인 우주과학 사이트를 제외하면 오로라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찾기는 그렇게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오로라는 과연 어떤 자연현상이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북유럽이나 북미 여행을 통해서 오로라를 경험했거나 사진 또는 영상 등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오로라에 대한 정보는 대략 다음과 같을 것이다.

오로라는 북극이나 남극과 같은 극지에서만 볼 수 있는 빛(light)이다. 

오로라는 맨눈으로 볼 때는 주로 초록색며, 가끔 빨간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진으로 촬영된 오로라 이미지에서는 보라색, 핑크색, 파란색, 노란색 등 훨씬 다양한 색깔로 보이기도 한다. 

오로라는 때로는 뿌연 안개처럼 보이거나, 커튼이 수직으로 곧게 펼쳐진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수평으로 넓게 펼쳐진 띠처럼 보이기도 한다. 

오로라가 나타나는 높이는 가늠하기 매우 어렵다. 

오로라는 주로 어두운 밤에만 볼 수 있다. 

오로라가 언제 나타나는지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feat. 우주기상) 


그리고 이와 같은 것들과 관련하여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오로라는 왜 극지에서만 나타날까?

오로라의 색깔은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오로라는 맨눈으로 볼때는 주로 초록색으로만 보이고, 다른 색깔의 오로라는 왜 잘 보이지 않을까?

오로라의 모양이나 형태는 어떻게 결정되는 것일까?

오로라는 왜 어두운 밤에만 나타날까? 밝은 낮에는?

오로라는 밝은 여름밤에도 나타날까?

오로라의 발생은 예측 가능한가?

오로라는 왜 생기는 것이며, 어떤 의미를 갖는 자연현상일까?


이와 같은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수준의 물리학과 우주과학 지식이 필요하지만, 필자는 가능하면 평이한 언어로 오로라 이야기를 풀어내 보고자 한다. 이야기에 앞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를 간단히 소개해 보면,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대학원에서 우주 물리학(Space physics)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국립대기과학연구소(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 - NCAR)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하다가, 2007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에서 고층대기, 우주환경, 오로라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많이 알려져 있는 것처럼 극지연구소에서는 남극과 북극에서 과학연구를 위한 세종과학기지, 장보고과학기지, 다산과학기지 등을 운영하면서 기초과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 필자는 남북극 기지를 오가며 주로 광학과 레이더 관측을 사용해서 오로라, 고층대기 등 우주환경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험을 통해 가능하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오로라에 대한 오해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자 한다.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본관동과 오로라 (이미지 출처: 제6차 장보고과학기지 월동연구원 김은솔 & 이재진)

*상단 제목 이미지 출처: 극지연구소 이창섭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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