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도경수 주연 '더 문' 리뷰
설경구, 도경수가 주연을 맡은 김용화 감독의 신작 '더 문'이 실감 나는 비주얼라이징 효과와 뻔하지 않은 서사로 올여름 흥행 포텐을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더 문'이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신과 함께' 1, 2로 쌍 천만 감독 반열에 오른 김용화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감이 컸던 가운데, 공개된 영화는 누구나의 예상을 벗어나는 강력한 스펙터클과 스릴이 공존하는 블록버스터로 완성됐다. 여기에 실제 달에 다녀온 듯 생생하게 구현된 국내 VFX(시각적 특수 효과) 기술의 정수를 즐길 수 있다.
◆ 조금은 무모한 달을 향한 여정…도경수·설경구 '원격호흡' 빛나
2029년,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해 출발한 가운데, 태양풍이 우리호를 덮치고 세 명의 대원 중 황선우(도경수)만이 생존한다. 5년 전, 나래호의 실패 이후 또다시 일어난 비극에 생존자를 귀환시키기 위해 나로 우주센터 관계자들과 정부는 총력을 다하고 온 국민이 그의 생환을 기원한다.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설경구)이 돌아왔지만 잠시간의 위기를 넘길 뿐 성공은 요원하다. 또 다른 희망인 NASA 유인 달 궤도선 메인 디렉터 윤문영(김희애)도 개입하지만 역경은 계속해서 닥쳐온다. 우주에 홀로 고립된 대원을 살리기 위한 모두의 사투가 시작된다.
황선우 역의 도경수는 왜소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UDT 출신 우주비행사다. 앞서 세상을 떠난 선임들에 비해 조종 능력이 모자라지만, 뛰어난 정신력과 의지력을 갖췄다. 희망이라곤 손에 잡히지 않는 시간을 버텨내며 시시때때로 절망하지만, 재국을 향해 분노와 원망을 쏟아내고 격려를 받기도 한다. 불안에 떨리는 눈동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신념을 담은 연기로 마지막 순간까지 끈을 놓지 않는 생생한 생명력을 그려냈다.
설경구는 김재국 역을 맡아 무기력함과 치열함 사이에 놓여있는 인간을 표현했다. 나래호의 비극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황선우에게 모든 걸 걸고, 그를 독려하는 눈빛은 형형하게 빛난다. 나사 메인 디렉터 제니퍼(윤문영) 역의 김희애는 본인이 직면할 위기를 감수하고, 생명을 구하기 위해 모두에게 호소하며 깊은 휴머니즘을 이끌어낸다. 나로우주센터의 센터장으로 등장하는 박병은, 과학기술정보부 직원 최병모, 과기부 장관 조한철의 호흡도 극을 탄탄히 메꾼다.
◆ 뻔한 설정을 넘어 깊은 휴머니즘으로…김용화 감독 또 하나의 '역작'
'더 문'의 미덕은 '달 탐사'라는 인류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도, 한 명의 목숨이라도 살리려는 가장 인간다운 인간군상을 만난다는 점이다. 보다 극적인 상황을 위해 등장하는 비열한 인간, 국가를 위해 희생을 강요하는 인물은 없다. 어떤 위험이라도 감수하고 선진적으로 우주항공 기술을 개발하면서도, 그 중심에 인간을 둔다는 가장 현대적인 가치에 부합하는 영화의 설정은 휴머니즘 그 자체다. 인간의 인간다움에 집중해 한 마음으로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모처럼 기분 좋은 산뜻함마저 안긴다.
무엇보다 스크린에서 시시각각 마주하는 우주 공간, 달 표면, 지구가 아닌 이계의 풍경 등은 이 영화의 웅장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을 보장하며, 남부럽지 않은 블록버스터로 만든다. 초반부터 빠르게 몰아치는 전개와 계속해서 마주하는 해결할 수 없는 역경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더 문'이라는 직관적인 제목에서 누군가는 예상했을 빤한 스토리와 감정, 비주얼라이징을 한 단계 뛰어넘은 김용화 감독의 역작으로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