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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Dec 05. 2020

우리가 가장 자연스러운 곳에서 함께합니다.

Family by Family: 일곱 번째 가족 "숲 자매 숲생활"

   

   숲의 자연스러움을  닮은 일곱 번째 가족은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함보다 흘러가는 자연과 함께하는 일상을 선택했습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소개하고, 숲 속에서 청년들의 문화를 만들어 나아가는 콤마가 만난 일곱 번째 가족은 '숲 자매 숲 생활'입니다.







숲 자매, 숲생활


Q : 두 분이 하시는 일을 간단히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정하 : 저희 숲 자매 숲생활은 숲과 지역에 청년들이 함께 문화 기획을 하고, 잘 살 수 있는 공간에 문화를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은 사실 2,30대가 산에 가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할 때 정말 정해져 있는 것들이 있잖아요. 근데 저희가 생활하면서 봤을 때는 저희들끼리 놀 수 있는 문화가 숲 속에서도 존재를 하는데, 산이라고 했을 때 '쟤 또 등산가' 이런 반응들만 보이는 게 저는 너무 안타까웠어요. 우리나라가 64%가 산인데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들이 산을 계속 떠나면 추후에는 산이 있더라도, 산을 보존하고 뭔가를 할 사람들이 없어질 것 같았어요. 이런 것들을 봤었을 때 저희는 여기에서 청년들과 놀 수 있는 것들을 하나둘씩 해나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걸 지역 청년, 그리고 외부에 있는 청년들도 함께요.
정하, 인하

   지역과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 쌍둥이 자매 정하 씨, 인하 씨는 잠깐의 도시 생활을 정리한 뒤 태어나고 자란 정선으로 돌아왔습니다.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정선의 숲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장 자연스러운 곳


인하 : 숲에서 있다 보니까 어쩔 때는 하루 종일 밖에 안 나갈 때도 있어요. 다른 곳에서 사는 거랑 마찬가지고. 쉬는 날 하루 종일 집에 있을 수도 있는데, 가끔씩 나가다 보면 자연 속에서 느끼는 게 살아 있음을 약간 느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있어요. 지나가는 거 보면서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고, 이게 내가 여기에 있어서 너무 좋은 경험이다 이런 생각도 같이 하면서, 솔직히 제가 또 나가면 이런 걸 많이 못 느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지금 기숙사를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을 하는데, 기숙사에서 잘 나가지 않아요. 코로나 때문이기도 한데, 잘 안 나가게 되더라구요. 핸드폰 끝나면 노트북으로 하고 노트북 끝나면 핸드폰 하고. 넷플릭스 보고 이런 거 많잖아요. 또 밥 먹으면 집에서 또 해 먹으면 되고. 그렇다 보니까 계속 남는 이유는 너무 쉽게 가까이에 있는 자연 때문이기도 하고. 약간 사람의 이유도 하나 있는데, 이 친구(정하)가 있어서도 있는 것 같아요.
인하
정하 : 저희도 중, 고등학교 때 보면 아 여기 답답해서 얼른 나가고 싶어. 이런 게 당연했거든요. 우리가 배우고 싶은 건 다 밖에 있으니까. 그런데 계속 여행을 많이 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걸 알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제 기준에서 말씀드리자면, 정말 다양한 것들이 많은데 도시에서 살게 되면 그것들이 다 인위적으로 변하게 되고, 문화가 한정적이게 변하게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기에서 살면, 정신을 비울 수도, 차릴 수도 있고, 도시 생활에 비해서 나를 좀 더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곳이잖아요. 저희가 가장 자연스러울 수 있는 곳이 숲인 것 같아요. 물론 진짜 여전히 힘든 건 많아요. 가족들끼리 있으면서 당연히 힘든 점도 있죠. 그런 것들도 하나둘씩 해결해가는 것도 있고, 맞춰가면서도 지내고 있는 거고.


   미래를 채워 나가기에 정신없는 요즘 청년들과 다르게 두 분은 지루할 틈이 없는 숲 속에서 도시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새로운 가치를 배우고 있습니다. 두 분에게 '숲'은 단지 태어나고 자라온 고향에 그치기보다는, 선명한 현재의 시간들을 만들어 주는 곳입니다. 걷는 길에 피어있는 꽃의 이름을 알아가고, 자연의 소품들로 가랜드를 만들어 문에 걸어두는 두 분의 모습은 그저 자연스러움 그 자체였습니다.






같이 걸어갈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현실 자매, 현실 남매와 같이 '현실'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말에 많은 사람들은 공감합니다. 가족을 지칭하는 단어에 현실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지만, 이상에 그리고 있는 마냥 사이좋은 모습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1분 차이 쌍둥이 자매인 두 분은 어떻게 현실을 마주하고 계신지 여쭤보았습니다.


Q : 가족이 같이 일을 하는 것에 대한 장점,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정하
정하 : 제 기준에서의 장점은 저희 진짜 가족이기보다는 이 자매. 쌍둥이에 대한 장점인 것 같아요. 쌍둥이였을 때 저는 성장을 추구하거든요, '같이 성장한다'라는 걸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인하는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구나 이런 것들도 능력을 이렇게 기르고 있구나. 이런 삶을 같이 만들어 가고 있구나에 있어서 가까이에서 느끼는 사람으로서 존재하는 거. 그게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단점으로는 여지가 많은 것 같아요. 사실 사람과의 관계는 끊고 맺음이 잘 돼야 하는데, 원래 저는 그게 어려운 사람이기도 했고 그걸 좀 하려다 보니까  제가 여지를 계속 주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드는 거예요. 괜찮아 이거 더 해도 돼. 괜찮아 아 이거 이 정도면 잘한 거야. 이런 위로도 해주기도 하지만, 기간이라던지 아나면 결과물에 있어서도 그렇고, 뭔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을 때 저는 충분히 가능성 있게 봐주고 싶거든요? 해도 된다고 하지만, 여기에서 오히려 더 아예 이걸 하지 못하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왜냐면  인하가 그걸 많이 힘들어하거든요.


   같은 날에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모든 것이 같은 줄만 알았던 정하 씨, 인하 씨는 성격도 성향도 취향도 달랐습니다. 쌍둥이라는 이유로 서로 같음에 집중하기보다는 다름을 존중하며 같이 나아가는 방법을 찾아가는 듯했습니다. 둘이 함께 한 시간만큼, 서로의 다름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언니, 동생으로서 같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정하 씨가 단점이라 말하신 것처럼, 둘에게 여지가 없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빠르게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조금 늦을 수 있더라도 두 분의 천천히 둘의 속도를 맞춰나가고 있었습니다. 둘에게 존재하는 '여지'는 채워질 믿음이 있는 기다림 같습니다.



인하, 정하
정하 : 인하는 제게 저는 아까 전에 얘기했듯이 추진력이 정말 좋거든요. 뭘 해도 빠르게 실행하고 그걸 끝까지 달려갈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을 하는데, 거기에 인하랑 같이 있음으로써 인하가 나한테는 바람 같은 존재? 뭔가 좀 더 해결해 나아갈 수 있도록, 같이 고민을 해주고, 힘이 되어준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바람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흩날리더라도, 같이 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인하 : 정하는 저에게 그냥 안내자는 아니긴 한데, 부모님보다 더 오래된 존재죠. 저한테 과분한 존재예요. 너무 다 잘해.
정하 : 아니 나 못하는 거 짱 많잖아.
인하 : 가끔 재밌는 존재예요.
정하 : 제가 자아가 좀 많아서요. 다시 얘기를 하자면, 인하는 저의 동반자라고 생각이 들어요. 바람의 의미도 약간 그 부분이 담겨 있는데, 같은 곳을 바라보는 건 아니더라도, 같이 걸어갈 수 있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가까운 친구이자 동료이자 가족이고. 이 자체가 정말 감사하죠. 친구들이랑 가끔 이야기를 하면, 너네가 정말 부럽다 라고 이야기를 해요. 왜냐면 그게 인하가 있기 때문이에요. 아마 인하한테도 친구들이 얘기할 거예요. 너 진짜 부럽다. 왜냐면 내가 있기 때문이지. (웃음)
인하 : 누가 그래. (웃음)


   두 분의 모습은 자연과 많이 닮아있는 듯했습니다. 정하 씨의 말처럼 두 분이 가끔은 흩날리고, 돌아가더라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이 보다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확신이 되어준 것 같습니다. 뒤돌아 보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서로가 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함께했던 이 곳으로 돌아온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함께 보낸 시간들이 웃음이 그려지는 추억이 되고, 언제나 서로에게 안내자이자 지지자가 되어주는 두 분은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동반자입니다.







본 인터뷰는 코로나 19 방역 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텀블벅에서 자세한 인터뷰와 사진이 담긴 [가족사진 프로젝트: <Family by Family> 매거진] 펀딩을 진행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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