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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꼬막 Feb 13. 2022

한 달 만에 붙을 수 있다는 '그 자격증' 3수생

내게 한 달은 과연 몇 달일까

직종 변경을 위해 도전했던 자격증이었다. 다행인 건지 회계1급과 FAT1급은 2수 만에 합격했고 다음 스텝이라 불리는 전산세무2급에 도전. 요즘 회계 자격증은 고등학생들이 졸업하면서 기본으로 가지고 나온다 할 정도로 흔하다는데 난 그 흔한 자격증을 이제 취득하려 노력 중인 상황이다. 회계의 'ㅎ'만 들어도 흐린 눈 하던 내가 관련 자격증 취득이라니. 태생부터 문과라 생각하며 살았고 숫자만 보면 어렵다 느끼던 나였거늘. 취업을 위한, 직종 변경을 위한 자격증 취득은 태생부터 문과도 변하게 만들었다. 


'노베이스로 한 달 만에 붙었어요' '벼락치기했는데 합격!' '숫자 무서워하던 사람이었는데 바로 합격했네요' 등 다양한 합격 썰과 후기가 많았던지라 쉽게 생각했다. 한 달 만에 붙을 수 있다고? 그럼 이거 취득하고 딱 직종 변경해서 취업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한 달과 나의 한 달은 달랐고 그들이 진짜 실제 하는 인물인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한 달 만에 합격했단 사람, 노 베이스로도 금방 따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난 안 되는 거지 멍청한가 란 생각에 이른 건 2수 후 한국세무사회 사이트에서 불합격이란 단어를 봤을 때였다.


자책하고 의심할 시간에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게 더 발전적인걸 알기에 다음 시험일정 확인 후 원서를 접수했다. 법이 바뀌기 전 마지막 시험이라 거주하는 지역의 시험장소는 10분 만에 사라졌다. 난 그렇게 자차이용 시 1시간 20분 거리의 시험장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교통 이용 시 2시간 30분가량. 이번 회차는 포기할까란 생각도 했지만 시험을 향한 내 욕구가 거의 집착 수준이었기에, 할 수 있단 마음을 넘어 꼭 따고 만다는 광기 어린 마음으로 접수했다. 


그리고 시험 당일인 오늘. 3 수생은 타지까지 가서 시험을 치르고 왔고 가채점을 했다. 고친 문제는 틀렸고 헷갈린 문제도 틀렸다. 새로운 문제에 맞서 싸웠지만 보란 듯 졌다. 난 지금 기로에 서있다.


한 달 만에 딸 수 있는 자격증이라 불리지만 그 '한 달'은 개인마다 다르게 흘러간다.

4수를 해. 말아. 

일단 이력서 넣으면서 생각해보기로 하자. 어찌 됐든 관련 직종에 취직은 할 수 있을 테고 이후 '취직하고 생각해보자'로 변할 수도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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