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꼬막 Aug 16. 2022

블로그? 이건 단점 같네요

집에서 뭐하냔 면접관의 물음에 블로그를 관리하고 있음을 말했다.

기록하고 공유하는 걸 좋아하는지라 카테고리를 나눠 2개의 블로그를 즐겁게 운영하고 있다고.

협찬과 관련해 사장님, 업체와 일정을 조율하고 마감일 전까지 관련 포스팅을 처리하는 능력은 업무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단 말까지


하지만 면접관의 의견은 다른 듯했다.

"블로그? 이건 단점 같네요"

그의 입장은 이러했다.


"업무 도중 쉬는 시간이 생기면 안 한다고 하지만 블로그를 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직원들이나 나나 업무 중 비는 시간에 쇼핑한다거나 하긴 하는데 블로그는 좀.."

"블로그 그거 중독자처럼 하게 된다던데.."

"블로그 그거 조회수, 매일 글 올려야 한다거나 그런 거 신경 많이 쓴다던데?"

"블로그 그런 거 왜 해요? 시간만 잡아먹지"

"블로그로 수익은 나와요?"


그가 말하는 바는 분명했다. 블로그는 장점이 아니다. 업무 중 딴짓(이라 쓰고 블로그라 읽는다)은 용납할 수 없다. 간단한 쇼핑은 나쁜 게 아니다. 


현재 2년 넘게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지라 어느 정도 안정화된 루틴이 있으며 매번 블로그에 들어가 조회수를 신경 쓴다거나, 매일 글을 써야 하는 스트레스에 사로잡혀 있진 않다. 물론 초반엔 눈에 보이는 숫자에 집착했다. 하지만 그렇게 들여다 보고 매일 글을 쓴다 해서 다이내믹하게 달라지는 게 없음을 인지한 후 고쳤음을 말했으나 그의 마음엔 이미 단단한 벽이 만들어져 있었다.


친절하게도 면접 볼 때 알아보면 좋은 것들(사수는 있는지, 기본부터 탄탄하게 배울 수 있는 곳인지, 신입에게 일을 가르쳐 준다고 월급을 더 받는 게 아니라 친절히 알려주는 이가 없을 수 있다, 일 하는 건 똑같은데 연봉 올려줄 것을 바라지 마라 상급자 입장에선 왜 올려줘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등..)을 일러주던 그와의 만남은 그렇게 끝났다.


좋은 결과를 안내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단 문자와 함께


면접 기록 끝.






작가의 이전글 출근 둘째 날, 백수가 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