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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는 Aug 19. 2020

[오로빌+72] 일자리 찾기



오로빌의 뉴커머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 중에 하나가

자원봉사를 하는 거야.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면서 

1년간 오로빌을 경험해보기는 권하는 거지. 



해서 어디서 일하고 싶은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몸 쓰는 일을 못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대부분 영어를 잘해야 하는 일인 것 같았어. 

체력도 안 좋아, 영어도 안돼.... 나는 자꾸만 작아지는 것 같았지. 

한동안은 내가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인간인 것만 같았어. 

그래서 자존감은 바닥으로 내려앉고 힘들어했지. 



그때, 누군가 말했어. 

_영어가 안되면 싫어할 거라고 누가 그래?

  그거 네 생각이잖아. 일단 가서 물어봐

  영어 못하면 안 된다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을 거야. 

  왜 그런 생각으로 너 스스로 기회를 차단하고 있는 거니?



아... 정말 맞는 말이었어. 

짧은 영어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야.라는 

생각을 나 스스로 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지. 



이런 생각들을 걷어내 가며 내가 찾은 곳은 마트리 만디르였어. 

서울랜드 지구마을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규모를 비교할 수 없는 곳. 

인터넷에서 오로빌을 검색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곳.

첫 방문에는 미리 예약을 하고(성수기에는 1주일씩 걸린다는)

안내를 받아서 들어가야만 하는 곳. 

이후에도 게스트들은 미리 예약해야 방문할 수 있고.

오로빌리언들만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고.

비 오는 날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오로빌의 중심, 바로 그곳. 



내가 할 일이 있을까? 하고 물어봤더니 며칠 몇 시까지 오라는 답이 왔고

갔더니 별다른 안내도 없이(!) 나에게 청소를 시키더군. ㅋㅋ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내가 연락처를 받은 그 사람이 청소를 총괄하는 사람이었어. 



한 시간 동안 열심히 청소를 한 후, 내가 말했지

_청소는 내 일이 아닌 것 같아. 

오케이. 네가 원하는 일은 어떤 거야?

_난 물품보관소에서 일해보고 싶은데

그래? 그럼 내가 그 담당자한테 말해줄게.



시간 약속을 했지만, 그 시간에 나는 YUCCA프로그램을 들어야 했고

그다음 주에 바로 한국을 갔고 등등, 다시 만나진 못했어. 





다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유치원에서 일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들었지. 

그래서 메일을 보냈어.

긍정적인 답변과 함께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고 오라더군. 

잡인터뷰라고 생각하고 갔어. 

원장과 1:1 인터뷰를 볼 거라고 생각하고 갔는데. 

10여 명이 넘는 교사 전체와의 집단 면접(?)이더군. 

얼마나 졸았던지...



나중에 알았지만, 그 면접은 나를 채용할지 말지가 아니라

어디서 누구랑 일하면 좋을지를 결정하는 자리였던 거야. 

나는 어떤 교실의 보조교사로 들어가기로 했어. 

그리고 나에게 오피스 잡은 어떠냐고 물어보더라고. 

내가 그것도 좋아.라고 대답했더니

_그러면 둘 다 해보고, 네가 원하는 걸로 선택해.라고 하더군.


이제 다음 주부터 출근이야~!





이곳은 기본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하면 일단 오케이.

그리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봐. 

너는 뉴커머 기간 동안은 계속 오로빌을 탐색해야 해.

그리고 너에게 오로빌이 잘 맞는 곳인지 너도 알아봐. 

이게 오로빌의 기본자세인 것 같아. 


이걸 모르고 괜히 걱정하고, 졸고...

일단 부딪혀봐~~!!

이게 오로빌에 적응할 첫 번째 관문인 것 같아. 




paper kraft 전시회. 이게 다 종이에요?라고 몇 번을 물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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