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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전거타는브랜더 Sep 04. 2022

편의점의 미래는 과거에서 왔다.

폭스트롯으로 본 편의점의 본질

최근 '편의점의 미래'라고 불리는 편의점이라는 FOXTROT에 관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폭스트롯은 미국 워싱턴 DC에 오픈 한 편의점으로 지역 언론들이 매장 위치와 오프닝 시간까지 자세하게 보도하며 열을 올리는 곳입니다. 

폭스트롯은 시카고와 댈러스에 10개의 매장을 운영하는 작은 편의점으로 특별한 유기농 식품, 비건 식품으로만 가득한 것도 아니고 아마존 고처럼 혁신기술이 접목된 곳도 아닙니다. 그리고 스스로 소개하길 'Corner Shop(*모퉁이 가게)'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언론에서 열을 올릴까요?

그 이유는 바로 단순한 편의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이지만 카페도 됐다가, 음식도 판매하고 도어대시로 배달까지 해주는 매장으로 온, 오프라인의 장점만을 영리하게 결합한 모델이라고 평가받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비즈니스 모델을 접한 '흔한' 편의점이지만 조금은 다른 편집샵 컨셉의 편의점들이 있습니다. 편집샵이 컨셉이며 카페, 가벼운 식당과 주점의 역할하는 보마켓, 고잉메리 같은 곳이 바로 그런 곳이죠.

<좌 : 보마켓, 우 : 고잉메리 편의점


특히 고잉메리 같은 경우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폭스트롯'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우리는 이런 물건도 구매하고, 카페도 있고, 간단한 식사도 하고 배달까지 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처음 접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과거의 전통 시장이 이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즘 MZ 세대들은 시장을 많이 경험해본 적이 없겠지만, 아마 30대가 조금 넘은 사람들은 다 아실 거예요..ㅎ 시장에 가면 그 지역의 명물을 먹을 수 있고, 쇼핑도 할 수 있고 또 짐이 무거우면 아저씨들이 배달까지 해주셨죠. 이런 전통시장에서 바쁜 현대 사회에 맞게 필요한 물품만 바로, 언제든 살 수 있는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파생되었고 이제는 그 편의점이 다시 전통 시장의 비즈니스를 흡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폭스트롯도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제3의 공간(the 3rd place)'을 지향하는데 저는 '제3의 공간'이 시장하고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쉬면서도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 집과 떨어진 또 다른 공간의 의미에서요. 시장은 역사적으로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닌 커뮤니티 형성과 더불에 부수적인 기능이 더해진 공간입니다.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장사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장산꾼이 판을 벌리면서 시장이 형성이 된 거죠. 결국 예나 지금이나 커뮤니티, 즉 사람들을 모이는 제3의 공간이 결국 '시장'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계속해서 바뀌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방식도 항상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롭게 비즈니스를 '재정의'할 때 우리는 답을 과거에서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편의점이 다시 100% 동일한 전통 시장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죠, 결국 과거와 현재 미래를 모두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것입니다.  

폭스트롯을 다시 말하자면 미국에서는 폭스트롯을 '세븐일레븐 + 도어대시 + 스타벅스'라고 합니다. 특히 폭스트롯점은 모바일로 100달러 넘게 주문하는 고객에게 커피 쿠폰을 제공하면서 고객의 발길을 오프라인으로 유도하면서 사람을 모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편의점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죠. 

폭스트롯도 결구 완전 새로운 모델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관심과 투자를 받은 이유는 기존의 편의점을 재해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조건'은 있습니다. 바로 '편집력'에 있습니다.


<서울의 명물, 광장시장>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할 때도 특색 있는 시장(예를 들어 서울의 광장시장)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마련이죠, 하지만 특색이 없는 시장은 관광지로서의 매력도가 떨어집니다. 즉,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 서비스, 브랜드 등이 있는지 없는지가 선택을 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언급되고 있는 편의점들은 단순 편의점을 넘어 편집숍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안할 수 있는 역량이 필수입니다. 

폭스트롯 인스타


마케터, 브랜더들은 항상 트렌디해야 하고 세상의 변화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지나온 과거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미래, 트렌드만이 아닙니다. 세상은 지금보다 더 빨리 변하고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겠지만 어쩌면 해답은 우리가 지나온 길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과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과거에서 새로운 방향성과 인사이트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미래를 향한 발거음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뒤를 돌아 우리의 발자취도 한번 확인하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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