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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른백산 Aug 20. 2021

클래식을 좋아하는 모터사이클 레이서의 취향

<우리들의 소소한 사는 이야기>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서 김솔 님입니다

시골쥐소셜클럽의 안부 묻기 프로젝트 <우리들의 소소한 사는 이야기> 오늘은 엔진을 사랑하는 남자, 모터사이클 레이서 김솔(36) 님을 인터뷰 했습니다. 


사진에서도 드러나듯, 그와의 인터뷰는 상당히 입체적이었다


1.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김솔 15년째 모터사이클 로드레이스를 하고 있는 김솔이다. 주로 모터사이클 빨리 달리는 일을 하고 있고,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글을 쓰거나, 사람들이 안전하고 즐겁게 탈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는 강사로 활동 하고 있다. 로드레이스라고 하면 영암 F1 레이스 트랙에서 달리는 걸 떠올리면 될 것 같고, 그 밖에도 취미로 산속에서 흙먼지 날리는 오프로드 장르도 즐기고 있다. 또 자동차에도 관심이 많은데, 종합해서 말하자면 내연기관 엔진이 달려 있고, 바퀴로 가는 것을 조종하는 걸 좋아한다.



2. 본격적인 질문에 들어가겠다. 물건을 고르는데 기준이 있나?

김솔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 내가 어떤 것을 소비하는 사람으로 남들에게 비추어질 것인가를 신경 쓰는 것 같다. 그것을 통해 드러나는 나의 취량이 아주 대중적인 컬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스스로 원하는 상이 있다.



2-1. 특정 종류에 아주 능통한 것 같다. 잘 아는 종류의 물건을 고를 때 선택의 기준은 무엇으로 삼나

김솔 기본적으로 클래식한 브랜드와 그런 상품을 좋아한다.  클래식을 우리말로 번역할 때에 주로 '고전적인' 이라는 뜻으로 축소 한정되는 경향이 있는데, 원래 클래식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치 않는 최상위 클래스 명품을 일컫는 말이다. 단순히 오래된 것이나 레트로 스타일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나는 모터사이클 레이싱 수트, 레이싱 글러브, 레이싱 헬멧 같은 라이딩 기어를 소비하는 일이 잦은데, 안전과도 결부되는 분야인 까닭에 대체로 좋은 제품을 하나 구입해서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2-2. 선호하는 브랜드가 명확할 것 같다. 무엇을 좋아하나?

김솔 취향은 몇 년 주기로 바뀌어 오는 경향이 있다. 헬멧의 경우 오랫동안 프랑스제 '샤크' 헬멧을 써오다가, 3년 전부터는 일본제 '아라이'를 사용하고 있고, 극히 최근에는 미국제 '벨' 헬멧에 관심이 있다. 모두 오래된 브랜드이고 세계 최고의 헬멧을 만들어온 클래식한 브랜드다.


2-3. 이야기가 재미있다. 차근차근 이야기해봐도 좋을 것 같다.

김솔 현재 어떤 문화권에 끌리는가 하는 부분이 취향으로 반영되기도 하는데 20대 시절에는 이탈리아를 좋아했다. 커피 산지도 아닌데 세계 최고의 커피(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나라, 세계 최고의 스포츠 카와 스포츠 모터사이클을 만드는 나라, 세계 최고의 패션과 마피아까지..... 3년 전에는 영국에 집중했다. 역시 세계 최고의 것들을 많이 보유한 나라다. 산업혁명이 최초로 일어난 모터스포츠의 종주국이며, 와트의 증기 기관차, 비틀스, U2, 오아시스, 퀸, 여왕이 타는 재규어, 랜드로버, 로터스, 맥라렌, 에스턴마틴, 노튼과 트라이엄프....

최근에는 미국에 관심이 많다.


2-3. 취향이 자세히 드러나는 인터뷰였다. 그렇다면 잘 모르는 종류의 물건을 선택할 때는 어떻게 하나?

김솔 그 분야를 잘 아는 지인에게 물어본다. 한 번은 적당한 금액대의 시계를 구입하고자 했는데, 세속적인 부분에 대해 완벽히 신뢰하는 친구가 '롤렉스 살 거 아니면 손석희 시계 사면 된다'라고 조언해줘서 6만원대 카시오 전자시계를 구입한 일이 있다. 

 신발은 아식스를 애용하는데, 괜시리 모두가 사용하는 나이키, 아디다스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아식스만 신어온지 20년 정도 되어서 이제는 그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손석희 시계로 불리는 카시오A158WA는 지난 사고에 손실되었다. 현재는 유사한 다른 모델 착용중


3. 인생의 물건들을 소개해 주시라

김솔 10대는 자전거. 당시는 지금처럼 자전거 산업이 유행하기 이전이었다. 삼천리 자전거의 산악자전거 브랜드 '블랙캣'의 하드테일 입문용 MTB를 탔다. 입문용이라 해도 생활자전거와 큰 차이를 지닌 본격 산악용이었다.

20대는 모터사이클. KTM의 990 ADV.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최고의 모터사이클이다.

30대는 자동차. 삼성 자동차의 1세대 SM3, SM5, SM7을 모두 타보았고 지금도 타고 있다. '삼성이 만들면 다릅니다'라는 카피와 함께 야심차게 시작했던 삼성 브랜드 최초의 자동차들이었다. '기술의 닛산, 판매의 도요타'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당시로서는 일본 내에서도 기술력으로 알아주는 닛산 자동차와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에 판매되었던 자동차들이다.


4.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물건이 있나

김솔 인생에서 모터사이클 한 번쯤 경험해봐야 하지 않을까하는 마음은 있지만, 나는 더이상 주변에 모터사이클을 추천하지 않는다. 선택할 수조차 없이 빠져들었거나 이미 모터사이클을 타고 있다면 부디 안전하게 오래 즐기기를 바란다. 그러한 이유로 가솔린 연료를 사용하는 V형 6기통 자동차를 추천한다. 인류에게 내연기관 자동차는 단순히 필요에 의해 사용된 수단 이상이다. 수많은 역사와 크고 작은 드라마와 개개인의 아름다운 기억 속에 자동차가 있었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사랑했고 모터 스포츠를 즐겼고 그 중에 어떤 자동차(혹은 엔진)들은 예술의 경지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에는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디젤 연료, 전기 하이브리드, 완전한 전기 동력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완성도 높은 가솔린 엔진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4기통 이하 엔진은 합리성에 의한 설계이며, 6기통 이상 엔진부터는 고급감이 있는 편이다. V형 6기통이 흔하지만, 경험할 수만 있다면 L형 6기통 엔진도 추천한다. 특유의 매력이 있다.


4-1. 어떤 매력인가?

김솔 힘과 속도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 그것을 목표로 완성된 기술과 감성의 하이 클래스에 대한 감동이겠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지금까지는 어떤 삶을살았는지이토록 자신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게 우리가 취향을 정확히 발견하기 어려운 이유겠지요. 다른 보통의 사람들보다 빨리 자기 취향을 확립한 김솔 님의 경우는 시골쥐소셜클럽의 질문, '어떤 물건이 가치를 담는가'에 중요한 힌트가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 인터뷰에서 새로운 취향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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