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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내복을 버렸다

미니멀과 쇼핑 귀차니즘

그렇다. 아이들 실내복을 4년 만에 바꿨는 소리다. 큰애 1학년 때 산 내복을 4학년까지 입고 드디어 버렸다. 그게 가능해? 가능했다 ㅋ작년부터 고비가 왔지만 미루고 미루다가 우연한 기회에 새 잠옷을 장만했다. 예전에 입던 내복을 버리려고 다시 보니 걸레로 써도 될 만큼 꽤나 꼬질꼬질하다. 엄마가 게을러서 미안하다, 얘들아.




쇼핑 참 힘들다

큰애 1학년, 여름 내복을 바꿀 때였다. 심플한 디자인을 찾다가 단색이고(합격), 면이고(합격), 가격도 저렴한(대박) 내복을 찾았다. 인터넷 쇼핑을 정말 싫어하는 나에겐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일주일간 서칭 결과가 꽤나 만족스러웠다. 무려 일주일 동안 네이버쇼핑을 뒤져보는 수고란 어마어마했다. 1벌당 5천 원쯤에 5장씩 구입했다. 주구장창 입힐 생각으로 7부를 2 사이즈 크게 주문했. 덕분에 7부는 헐렁한 9부가 되다.


아이들은 정말 콩나물 크듯이 팍팍 자란다. 신발, 양말, 속옷, 겉옷 모두 1년 이상 사용하기가 힘들어졌다. 그래서 비싼 옷을 살 필요를 못 느다. 가짓수를 많이 살 필요도 없다. 3~4개 정도로 열심히 돌려 입고 또 입고, 버릴 때 되면 후회 없이 버린다.



버릴 때가 됐구나

9부로 입던 옷이 7부가 되었다. 슬 바꿀 때가 됐는데, 교체시기를 쳤다. 결국 9부 내복은 반팔, 반바지가 되었다. 면 소재라 옷이 많이 늘어나서 참 다행이었다. 덕분에 조만간 바꿔야지 바꿔야지 하다가 미루고 또 미뤘다.


길이와 크기의 문제를 떠나서 내복은 점점 꼬질꼬질 해졌다. 내복을 턱받침처럼, 물티슈처럼 사용하는 녀석들. 내복 여기저기가 얼룩덜룩 난리 났다. 친정 엄마처럼 폭폭 삶아서 빨래하는 노력은 나에게 너무 귀찮은 일이다. 더러워지면, 버릴 때다.



쇼핑 귀차니즘

작년부터 내복 교체를 위해 가끔씩(?) 네이버쇼핑을 검색해 보았다. 지난번 100% 맘에 들었던 내복 스타일 똑같은 제품은 도대체 보이질 않는다. 비슷한 제품도 찾기 어려웠다. 그 사이 가격은 2배가 넘게 올랐다. 물가상승이 피부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똑같은 제품 구입이 어려워지면서 쇼핑 귀차니즘이 대폭발 했다. 더불어 빠른 물가상승으로 쇼핑의 부담이 너무 컸다. 그래도 결국, 4년 동안 잘 버텨준 내복들을 정리하고 새 잠옷을 샀다.


"한 번 사면 뽕을 뽑는다."는 내 쇼핑 철학은 여전하다. 이 귀차니즘 덕분에, 아이들의 옷도, 내 옷도 최소한으로 유지하며 미니멀라이프를 실천 중이다. 쇼핑은 여전히 귀찮지만, 그 귀찮음 덕분에 비우고, 줄이고, 더 심플한 삶을 살게 되었다. 시간도 절약하고 돈도 아끼는 마법의 미니멀 ㅋ





얼마 전에 겨울 패딩을 구입했다. 작년까지 입던 패딩은 저렴하게 사서 5년 뽕을 뽑고 옷 값어치보다 드라이클리닝 가격이 더 비싼 것 같아서 버렸다. 그리고 날씨가 급 추워지기 시작해 또 5년은 입을 새 패딩을 사러 갔다. 한 층을 한 바퀴 휙 둘러보고 맘에 드는 색과 디자인을 골랐다. 블랙에 기본 디자인을 살 꺼라 고민할 것도 없었다. 가격부터 체크하고 부담 없길래 사이즈 2개 입어보고 결제완료. 쇼핑 10분 . 아, 기 빨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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