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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날 Dec 30. 2022

마지막 휘날레를 장식하며

꿈꾸는 행복자

올 한 해가 저물어간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새해가 밝아오고 새로운 꿈이 시작되는 것이겠지.

그동안 3년 여 동안 열리지 못했던 청소년 관현악 정기연주회가 올 한 해를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되어 한 번도 연주회란 곳을 가보지 못했던 주변 아이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갔다. 비슷한 또래들이 지금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그곳에서 작은 꿈이어도 생겨지길 바라는 간절함이 왔다.


거의 매일 토요일까지 초3~4학년들로 시작하여 중. 고등 아이들까지 2시간여 동안의 연습으로 매해마다 새로운 곡들을 선물하고 중간 학기 동안 주변의 공공기관이나 작은 지역을 돌며 공연을 열어가고 있다.

그나마 이 작은 소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문화공간을 우리 자녀만을 위하고 싶지는 않았다. 

역시나 자신의 행동하나도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진 그 어린 친구들이 무대에 올라서서는 2시간 동안의 공연을 긴장과 집중력을 가지고 열어가는 모습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큰 박수와 감동을 선물해 주었다.


특히나 우여곡절 끝에 그동안 떨어져 지내던 우리 네 명의 자녀들과 함께 한 이번 성탄절의 추억은 나에게 더 큰 꿈을 꾸게 하는 자리였다.


어른들은 우리 후대들이 자신이 가진 끼와 재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최고의 무대를 선사해 주고, 아이들은 매일매일 시간을 쪼개어 자신들이 가진 달란트들을 준비하여 정성껏 만들고 빚어내려 가는 공연 하나하나가 큰 울림과 기쁨과 감사 그 자체였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아이는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기획하여 미래의 

세상을 그린 영화를 제작하고,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사이에 끊임없이 내 팽개쳐지는 생활에서 자신에게 어느 순간 자리 잡은 나쁜 습관들의 숱한 생각의 변화들을 스스럼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한 연극을 만들고, 랩 가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친구가 직접 작곡 작사를 하여 친구들을 백댄서로 만들어서 무대에서 맘껏 소리를 내고, 그동안 틈틈이 갈고닦은 운동, 악기, 발레, 낭송들을 온 가족이 함께 관람을 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음에 마음속 벅찬 감동이 흘렀다.

첫째와 둘째 아이들의 예수님의 일대기를 그리는 오케스트라와 합창의 칸타타 공연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꽤 긴 시간의 공연이었음에도 짜증을 부릴 줄 알았던 동생들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언니 누나에게 그 많은 악보들을 다 익히고 연주를 잘해주었다며 칭찬을 해주고, 그동안 본인들이 활동한 오케스트라로 귀가 열렸는지 어떤 악기가 특히 소리가 좋았다는 팁도 남기는 에티켓을 보여줬다.


도시와 지방을 오가며 많은 공연들을 함께하면서, 어렵고 힘든 어린 시절에도 책을 보며 꿈을 꿨고, 어른이 되어서는 막다른 상태에 이르렀을 때 만났던 하나님 앞에서 꿈을 꾸고 기도했던 삶 속에 어느덧 과분할 만큼 내 삶에 여유와 넉넉함이 온 것은 무엇 때문일까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나와 같이 어렵고 힘든 아이들에게도 꿈을 심어주고, 그 꿈을 향해 도전하는 자로 세워 나가라는 

살아가야 할 사명과 소명이 주어진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욱 아이들을 그리고 그 부모님들과 어른들을 만나야 할 이유를 발견하게 되었다.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듣고 경험하는 것 그 이상으로

성장하고 꿈을 꾸고 도전하기에...


p.s : 올 한 해도 글방 공간에서 함께할 수 있어 맘껏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더 기쁘고 기대하며 꿈을 꾸는

      축복의 해가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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