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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날 Jan 17. 2024

글로벌 마인드

2024. 새해 새날을 열며

얼마만의 여유인가? 

미국에 온 지 벌써 3개월이 되어가고, 일을 시작한 지 한 달이 되었다며 나에게 황금휴가를 주었다. 그것도 이곳에 휴일인 마틴 루터킹 데이에 맞추어서.

생산라인이라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처음 해보는 일에서 얻은 것이기에 가장 아끼고 소중한 것들,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기도 하지만 엄마로써 아이들과 함께 나누는 시간과 그들의 친구들을 알아가고 

속삭임들 속에서 나누고 베풀어 줄 수 있을 때가 참 행복하다.


그래서 구석구석 아이들을 데리고 스케이트장도 가고 마켓도 가서 구경도 하고 집에도 라이딩을 해주며 

빵! 빵! 터지는 웃음 속에 오랜만에 

생기 넘치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아이들을 모두 학교로 일터로 보내고 혼자 남은 이 시간. 지금까지의 여정을 돌아본다.


맨 처음 아이를 데리고 주택 안에 놀이실을 가서 만났던 인도 간호사.

서로 이방인으로 와서 처음의 낯선 환경과 아이들의 친구를 만나게 해 주려고 서로의 공통점을 쥐어짜

가며 부족한 언어로 아쉬움을 남겼던 

기억들.


다른 사람 이야기는 어디를 가든 재미있는 법. 일하러 온 지 얼마 안 된 나를 두고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스페니쉬로 킥킥 웃고 떠들더니 마침내 결혼은 했냐고 묻는다. 물론이지.라고 했더니 마침내 어떤 청년이 다가오더니 또박또박 분명한 어투로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는다. 

그것도 한국어로. 이 얼마나 그리웠던 우리말인지...

알고 보니 한국을 정말 좋아하는 청년이라 한국인처럼 생긴 나를 보고 관심 있게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을 보고 온갖 이야기를 나누었나 보다. 한국의 문화, 한국의 모든 것이 너무나 좋아 한국말을 배우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는 특별한 설명을 하지 않아도 어느곳을 가든지 코리아라고 말하면 south인지, north인지 

정도 물어보고 대부분 와~라고 알아봐 주었다.


그리고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을 알고 인도의 할아버지는 인도와 한국이 같은 아시아로 우리가 얼마나 가깝고 반가운 사이인지 얘기하고 싶어 안달을 했지만 “노우 스페니쉬” “노우 잉글리쉬” “오운리 인디아”라며 

그림으로 그렸다, 몸으로 표현했다 안타까움을 보이시며 만날 때마다 반가움을 표현했다.


나에게 당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며 나도 놀라울 만큼 닮아있는 중국, 일본인들. 

서로 의지하고 건강 하라며 따뜻하게 격려해 주는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인들.


특히나 짧은 기간 동안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지만 자신이 먼저 알고 

배웠던 것들을 나눠주고 만날 때마다 “마이 프렌”이라고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가나, 세네갈, 콩고등의 아프리카 친구들.

콩고의 친구를 만나 너무나 반가워서 “나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우리 

교회 공동체에서 루붐바시와 킨샤샤에 가서 복음을 전했어. 

그곳에 교회가 있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며 자신의 집이 킨샤샤에 있다고 했다. 

그 먼 곳까지 와줬다며 

정말 고마워했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접할 수 없었던 육체의 노동이 더해져 몸에 고통을 느끼기도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지니고 있었던 나라들의 선입견들이 완전히 깨지는 시간이었고, 

늘 조급함에 빨리빨리에 길들여져 있었던 체질에서 

그들의 여유와 웃음으로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 너그러움도 배우는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펼쳐질 여러 가지 다양한 업무가 기다리고 있고  

여행에서 좋은것만 보고 맛있는 것만 먹고 오는 짧은 스토리가 아니라, 

진솔한 삶의 모습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던 만남의 소망과 꿈들을 이곳에 와서 

종합선물을 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어느 한 사람. 못살고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무엇보다 귀하고 얼마나 가치가 있는지. 소중한 선물들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곳에 우리의 만남이 돈과 성공을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분명한 삶의 이유와 목적이 있음을 나누고 

전하는 생명의 언어를 해야 할 나의 가치를 발견하니 노동의 힘듦도 언어의 부족함도 다시금 일어나고픈

열정과 열망이 샘솟는다.

새로운 해, 새날들의 여정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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