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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날 Mar 18. 2024

믿음과 전문성을 꿈꾸며

기도하고 기다리며 도전하라


  매서운 추위가 쉽사리 자리를 내어놓지 않으려는 듯 추위와 더위를 오가는 줄다리기가 계속되더니 끝내 맺혀있던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의 향기가 온 지천을 휘감는다.

내 삶도 바짝 긴장되는 떨림과 아픔 속에서도 살아 꿈틀대는 빛의 생명력을 느낀다.


한파가 몰아치는 추운 겨울, 일이 이제는 익숙해질

만도 한데 내 몸은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몸살을 반복해 가며 보는 사람들마다 좀 더 나은 환경으로 옮겨 보라고 했다. 이제 이곳에 마음을 나누는 친구도 생겨가고 일도 손에 익어 가는데...

하지만 몸이 너무 지쳐와 일과 집에서의 휴식의 반복적인 일상 외에는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 없었다.


내가 여러 나라를 돌아볼 수 없어도 이미 와 있는 모든 인종들이 함께하는 이곳에서 진실하게 마음의 문을 두드리는 그들과 대화도 나누고 싶고 그들을 알아가고 싶었던 나의 첫 소망들이 되살아났다. ‘그래, 여기에 온이유’를 다시금 되새기며 내가 좀 더 잘할 수 있는 일과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파트로 가야 할 이유를 선명하게 발견하니 나도 모르는 용기가 생겼다.


안 되는 언어를 입속에 중얼중얼 거리며 긴장과 두려움 속에서 매니저를 찾아보고 또 찾아가 보고.


하지만 자꾸 내 자신감이 떨어질 만큼 만나는 것조차 싶지 않았다. 항상 그녀의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고

자리에 없거나 회의 중이었다.


아직은 때가 아닐 수도 있겠다. 그때가 올 때까지 기도하며 기쁨으로 기다리기를 하는데 다른 부서로 가시는 한국 분을 우연히 만나 다른 파트를 소개받게 되었다. “당신에게 그곳이 훨씬 나은 환경일 거예요.

어려움도 많겠지만 시간을 유용하게 쓸 수 있고, 한국분도 계시기에 일도 잘 배울 수 있고.


마침, 그곳에 인원이 필요해서 사내 공고를 내려던 참이었대요. 연락이 오면 꼭 인터뷰를 보세요.

언어는 잘 알아듣지는 못해도 그냥 하고

싶은 말만 하세요. 일은 가서 배우면 되니까 “라며

마지막 선물을 남기고는 본인은 다른 공정으로

떠나셨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듯싶었지만 며칠간의 응답 없는 기다림 속에 나와 함께하시는 그분의 평안을 누렸더니 마침내 인터뷰 요청이 왔고, 그날따라 유난히 나의

일상생활을 물어보았던 남미친구의 질문과 답변들이 고스란히 인터뷰 과정 속에 그대로 재연되어 이

어눌한 나의 실력에도 웃으며 자신 있게

답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내 수준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연구 개발팀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저 아래 보이지 않는 말단사원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도 한국에서도 별로 즐기지 않았던 요리를. 모양과 맛을 구별해서 만들어보고 비교해 보는 실습현장을 제공해 주고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언어와 문화와 상황들을 공유해 가며, 살아갈 수 있는 물질까지 받을 수 있는 도전의 장이 주어졌음에 너무나 감사했다.

베이비 샤워 : 하나하나 손수 만든 음식과 깜작 선물을 준비하여 예비 엄마를 초대하였다
태어날 아기를 위해 함께 모여 선물과 축복을 전하는 파티

 아~ 어떻게 이런 일이 나에게 주어진 것일까? 나의 연약함 하나까지도 그대로 사용하시고 갑절로 배가 되어 되돌아와 넘쳐 나게 하시니 정말 나의 믿음만 날마다 점검해 볼 때다.


특히나 한국인들의 부지런함과 똑소리 나는 일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능숙함들이 이곳에서 발휘가 되고 있었고 한국 안에서는 서로가 너무나 똑똑하고 각 분야마다 잘하는 사람들이 넘쳐나 자신의 가치를 잘 모를 수 있지만 그런 좋은 성향과 기본적인 틀에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여유와 격려, 자유로움과 무엇을 하든지 즐거움을 맘낏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들이 요즘 교차한다.

이곳에 오기 전부터 이곳에 와서 적응해 나가야 하는 일 들 속에 아직도 헤쳐 나가야 하는 일들이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내가 도움이 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고 앞장서서 도와주지 못할 때 마음이 너무 무겁고 안타깝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마음속으로 다시 속삭여본다.

끊임없이 실수를 반복하고 실력도 언어도 부족한

너무나 연약한 존재이지만 내 안에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셨고, 내가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변화와

성장되기를 소망하며 생명을 살리는 하나님의 일속에 쓰임 받기를 간절히 소원하는 그 마음이 영원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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