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벅 May 29. 2023

이마트 추천 와인

현실적인 와인 추천

와인에 대한 글이나 동영상을 보다보면 사실 일반인 수준에서는 낯선 내용들이 많다. 얼마전에 우연히 어떤 동영상에서 '인생 와인'이라며 100만원 중반대라는 와인을 내보이는데 과연 저 와인을 사서 마셔 볼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더라도 한 번 마시는 술에 그렇게 많은 돈을 들일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요즘은 그래도 많이 줄었다 하지만 '와인 허세'는 여전히 꼴불견이다.


앱으로 와인을 주문한 후 원하는 장소에서 픽업하는 서비스까지 생겼지만, 역시 가장 쉽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대형 마트다. 나는 가까운 이마트를 주로 찾는데 자주 찾는 와인 몇 가지 추천해 본다. 보시면 알겠지만 대개 대형 와인회사의 저렴 라인을 찾는데 회사 규모가 있으니 평균적인 품질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작용했지 싶다.




우선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 1만원 초반이고 할인하면 9천원에도 구입할 수 있는 칠레 와인. 이 와인을 만드는 '콘차이 토로'는 칠레에서 가장 큰 와인 회사로 낮은 가격이지만 나쁘지 않은 품질을 기대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카베르네 쇼비뇽이 가장 낫고 화이트 보다는 레드가 낫다. 사실 이 보다 더 저렴한 와인은 잘 구입하지 않는다. 예전에는 호주 화인 린드만(Lindeman's)의 저렴 라인도 꽤 마셨는데 요즘은 잘 안 보이더라.

로손스 리트리트, 쿠능가힐

호주 펜폴즈의 로손스 리트리트(Rawson's Retreat). 원래 2만원대이나 할인하면 1만원대로 구입 가능하다. 펜폴즈 그랑지(Penfolds Grange)로 유명한 펜폴즈도 호주의 대표적인 와인 회사로 저렴 라인도 역시 괜찮다. 조금 더 투자한다면 펜폴즈 쿠능가 힐(Penfolds Koonunga Hill)도 좋다. 호주의 대표 품종 쉬라즈도 좋지만 나는 쉬라즈-카베르네 쇼비뇽 블렌딩(Shiraz - Cabernet)이 더 좋더라. 샤도네이도 적당히 풍부한 향에 편하게 마시기 좋다. 이마트에는 미국 와인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샤도네이가 생각할 때는 주로 호주 와인 펜폴즈나 울프 블라스(Wolf Blass Yellow Label)를 찾는다. 다만 울프 블라스의 더 저렴한 레드 라벨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무똥 까데 보르도

다음은 보르도 그랑크뤼의 대표 주자 샤토 무똥 로칠드의 무똥 까데(Mouton Cadet Bordeaux). 2만원대 보르도 와인으로는 제일 낫다고 본다. 귀하신 보르도 와인 나는 여전히 잘 모르지만 균형 잡힌 깔끔한 레드 와인으로 한식에도 잘 어울린다. 화이트는 생각보다 산미가 강해 상큼한데 역시 괜찮다. 다만 요즘은 잘 안 보여서 아쉽다. 다음에 보게 되면 꼭 몇 병 사 놓으리라. 미국 로버트 몬다비의 프라이빗 셀렉션(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몇 년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1년 해외 연수를 했는데 프라이빗 셀렉션 라인은 10달러가 안 되는 아주 저렴한 라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1만원대 후반은 줘야 한다. 카베르네 쇼비뇽이 무난하지만 피노 누아가 더 좋다. 샤도네이도 보이면 꼭 한 병씩 들여 놓으시라. 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캘리포니아 와인 중에서는 가장 낫다.

로버트 몬다비 프라이빗 셀렉션

스파클링 와인은 역시 스페인 까바(CAVA)가 가성비 최고다. 이마트에 늘 보이는 Freixenet의 꼬든 네그로(Cordón Negro)를 정말 많이 마셨는데 1만 6천원 정도면 구입 가능하다. 평소에 와인 잘 안 마셔도 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한 잔 싫어할 사람 있을까? 향은 좀 아쉽지만 드라이하고 깔끔해서 좋아한다. 이탈리아 프로세코 투석 점퍼(Tussock Jumper Prosecco). 역시 1만원대 후반이고 프로세코 특유의 향긋함과 함께 꼬든 네그로에 비해 아주 약간 달달한 느낌이 있다.




10만원짜리 와인이 2만원짜리 보다 맛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다섯 배 더 낫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수십 만원 아니 수 백만원 하는 고가의 와인이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지금도 노량진 수산시장산 광어회에 꼬든 네그로 한 잔이면 마냥 행복하다. 여유가 있다면 더 좋은 와인 마셔봐도 좋겠으나 너무 끌려 다니지는 말자.

매거진의 이전글 폭탄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