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하고 혼자라고 느낄 때
삶은 흐르고 흐른다
때론 멈춰져 있는 느낌이 들어 조바심이 나서 발을 동동거리기도 하고,
걷잡을 수 없이 휩쓸려가는 느낌에 파도 타는 듯 조마조마해하기도 한다.
어떨 땐 나올 수 없는 깊은 웅덩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
우연히 지푸라기를 발견해 나오기도 하고,
지나가던 착한 심성의 사람이 가던 길을 멈추고 꺼내 주기도 한다.
지푸라기도 지나가는 인기척도 못 느낄 때는
처음엔 세상 서럽게 눈물이 난다.
그다음 날은 무표정으로 이 세상 무기력을 다 소환해서 널브러져 있다 있다가,
그다음 날은 이 상황에 화가 나서 소리도 질러봤다가,
며칠을 그렇게 소리만 지르다가 소리를 지르면 내 목만 아프구나 하는 것을 깨닫곤
가만히 그 자리에 풀썩 앉아지는 해와 뜨는 해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생각하겠지.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
그 시간을 잘 버티고, 살아내고, 좀 더 겸허해지는 시점에
삶은 ‘다시 출발’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삶은 흐르고 흐른다.
좁은 시야에서 보면 멈춰져 있지만,
넓은 시야에서 내려다보면 삶의 아름다운 흐름이 보인다.
그 흐름을 볼 수 있는 ‘성숙해진 나’는
이제 삶의 흐름을 내가 만들어간다.
멈춰있는 것을 즐기고,
다양한 흐름에 다양한 사람들과 즐길 수 있고,
함께 울고 아파할 수 있다.
웅덩이에 빠진 날이면 웅덩이 위에서 나를 돌볼 수 있다.
웅덩이에서 나 혼자서도 나올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응원을 보낸다.
내가 가장 잘 아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세울 수 있을 때
비로소 다른 웅덩이에 있는 사람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다.
진정한 도움이란 자기 안에 있는 자신의 힘과 능력을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리라.
삶은 흐르고 흐른다.
사람은 성장과 좌절의 반복 속에 성숙함에 이른다.
성숙함은 완벽함도 아니고 유능함도 아닌 다양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넘어져도 부족해도 실수해도 괜찮다고 웃어줄 수 있는 여유로움과
작은 것에 웃을 수 있는 소박함,
삶을 높은 곳에서 조망하며 새로운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