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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뚜 Jul 24. 2024

웃다보면


경단녀의 새 직장.

수십년간 방구석에서 뒤적거리며 세상 짜증은 다 부리고 살던 나의 두번째 인생.

고르고 자시고의 문제는 아니었다. 어디든 손을 내밀어야 했고, 닫히는 문에 손가락이 끼일지라도 들이밀어야했다. 그리고 아슬아슬 통과한 직장은 멀티로 일을 하는 곳이다. 컴퓨터도 적정수준 이상이어야 하고 건물의 관리인처럼 다양한 정보가 있어야 하고 매일 매일 마주하는 대민업무는 한계가 없다. 한마디로 적당히 일하는 직장은 아니라는 말이다.

처음에는 서류업무만 잘하면 되는 줄 알고 시작했지만, 이제는 서비스직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서비스직에 어울리는 미소를 장착하려 노력 중이다. 다행히 나의 강점 중 하나가 미소이다. 생글생글 웃으며 살다보니 비록 눈가의 주름은 남들보다 많지만 덕분에 적은 많이 만들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바이다.


사무실 문이 열리면 누군지 확인하는 것보다 빠르게 미소를 장착한다. 나의 강점은 이 직장에서도 빛이 난다고 감히 단언한다. 가끔 미소를 오해하고 쉬운 사람으로 취급하는 이들도 있기는 하지만 그럴 땐 제대로 성질한번 보여주면 두번이 없이 조심한다. 이것도 나이들며 배우는 나만의 인생 레시피라고나 할까!


사설이 길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인생 뭐 있나? 행복하고 싶고 잘 살고 싶어 아둥바둥하는 거라면 입가에 미소를 풀 장착하고  살아보자는 거다. 웃다보면 마음도 보들보들해지고 상대편도 따라 웃어주더라. 웃다보면 부정적인 생각보다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더 많아진다. 이까짓거라는 케세라세라(queserasera, 세상사람 되어가는 대로 두는 수 밖에 없는 것) 마음도 생긴다.  얼굴의 주름도 찡그려서 생기는 미간주름보다 웃어서 생기는 눈가주름이 예쁘다. 찾아보면 웃음은 실보다는 덕이 많다.


그래서 나는 매일 웃는다. 매 시간 웃는다.

그러다보면 행복도 나를 찾겠지?

요 정도, 지금 만큼 사는 것도 웃는 덕분이겠지?


거울 속 내 눈가의 주름이 너무 많다. 남들처럼 보톡스다 뭐다 병원이라도 찾아야하나 싶다가도 이 주름 한줄이 나의 10년 동안 드린 기도 같아서 없애고 싶지 않기도 하다.  주름의 갯수 늘수록 조금 더 행복해 질 거라고 믿는다.


내 말이 맞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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