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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man Jul 01. 2023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미성숙했던 그 모든 존재들에게 작별을 고하다!

미성숙했던 그 모든 존재들에게 작별을 고하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김수현 작가] 

나는 나로 사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과업이라고 생각된다. 지속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은 때론 행복과 축복을 허락하지만 원치 않는 상처들이 우리들의 삶까지 침범하며 때론 낙심의 구덩이에 깊이 빠져들게 한다. 인생이 다 그렇다고 하지만 나만은 그렇게 살지 않기를 바라지만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보통 우리들의 삶인 듯하다.      

나의 삶을 개척하고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버거운 일들인데, 사람과의 적지 않는 영향이 애써 삶을 만들어가는 나로서는 버겁기만 했다. 사람들 때문에 포기도 하게 되고, 나의 삶이 아닌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그들이 조정하는 삶처럼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 나에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책을 읽으면서 애써 숨겨놓았고 나에게 정말 하고 싶었던 그 말들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기회가 되었다. 남들의 시선 가운데 자유롭지 못했던 나는 내가 주인공이 아닌 들러리처럼, 애써 그들의 시선에 맞춰 사는 부자연스러운 삶이었다.      


왜곡된 걱정은 습관이 되고 최악의 상황을 홀로 리허설하면 탈진하게 된다     


인생이라면 똑같은 일들이 반복적으로 또다시 일어날 수 있겠지만 안 일어날 수 있는 것도 우리들의 인생이라고 생각된다. 원치 않게 겪게 되는 어려움과 고통이 때론 왜곡된 걱정까지 전이되는 듯하다. 그렇다 보니 매번 왜곡된 걱정으로 말미암아 무기력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때론 하고자 하는 것보다 벌써부터 지레짐작해 버리는 것이 우리들의 연약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타나지 않을 일까지 벌써부터 걱정하는 건 참으로 우리들의 삶을 무기력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귀한 우리들의 시간조차 낭비해 버리는 듯하다.      


어느 자리에 올라가게 되면 나의 감정을 숨길 때가 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힘듦을 애써 감추기도 했고 한 직장의 관리자로서 나의 힘듦을 헤아리기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힘써 일하는 관리자의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그렇다 보니 힘듦이 힘듦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버거운 인생을 혼자서 짊어지는 사람처럼 그렇게 살았다. 참으로 바보처럼 말이다. 이런 바보 같은 나에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나도 이제는 힘들다라고 말하라.

누구도 당신을 대신 지켜줄 수 없고견디기 버거운 희생은 자기 학대뿐이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고 조금은 무책임해도 된다.     


이기적이면 안된다고 배웠고 남들 먼저 배려하라고 수없이 말을 들었다. 그렇게 살던 내가 나보다 남들 먼저 신경을 쓰고 배려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진 것까지 탈탈 털고 결국 혼자 남았을 때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허무함이 가득 찼었도 말이다. 한 번도 진심으로 나 힘들다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주변사람들한테 특히 가족들한테 그렇게 말을 해본 적이 없었다. 무책임한 가장, 무책임한 관리자로서 낙인찍히고 싶지 않아서 더욱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런데 본 책을 읽으면서 깊게 느끼게 되는 것은 험난한 인생길을 온전히 걸어가려면 때론 솔직한 나의 모습을 비추는 것도, 그것이 참으로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심으로 숨을 고를 수 있으며, 고른 숨을 가지고 좀 더 힘차게 인생의 길을 걷을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나를 참으로 힘들게 하는 이들이 제법 있다. 모든 사람들과 두루두루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만큼 일부 몇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그렇게 많지도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원치 않는 다툼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는 것에 목숨까지 걸며 서로 간 감정싸움까지 번진 사람과의 관계는 참으로 힘들게 하곤 했다. 스스로 그들과의 다툼이 나에게는 상처였다. 너무나도 깊이 박혀 굳은살까지 박인 상처는 때론 나를 더욱 힘들게 했다. 시간이 지나면 쉽게 잊히고 나아질 줄 알았는데 점점 깊게 박히는 상처는 우리들의 인생에 있어 걸림돌이 되곤 했다. 어느 날 그렇게 힘들게 했던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 애써 숨겨왔던 그날의 상처가 온천하에 밝혀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나타나는 불편함을 직면하였을 때 어찌나 놀랐는지 모른다. 이런 나에게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자신을 비난하려는 마음을 끈질기게 설득하고 과거의 상처에서 걸어 나오며 본래의 자신을 마주하고 내면의 힘을 다져야 한다이 과정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 지루하고 지난한 여정을 견뎌낸 사람만이 자신의 삶을 완성할 수 있다!     


지난 과거의 상처에서 걸어 나와 자신을 마주하고 내면의 힘을 다져야 한다는 말에 깊이 숨겨놓은 나만의 상처 가운데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말이었다. 꼭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래 너의 상처를 잘 알고 있지그런데 그 상처에만 머물면 안 돼! 왜 그 상처에서 나와야 하냐면 다 너 때문이야그렇게 해야 네가 살 수 있단 말이야!”     


너무 지쳐서, 나 자신이 지긋지긋해서,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런 나 자신을 내팽개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누구도 내 삶을 대신 돌봐주지 않으며 상처가 생겼다는 이유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내 삶이 홀로 울고 있다면 그건 너무나도 미안하지 않느냐는 저자의 말이 나의 마음을 울렸다. 그저 홀로 남기게 한 나의 무책임한 모습도 볼 수 있었지만 홀로 울고 있는 나의 마음을 애써 피한 나의 모습이 참으로 창피하게 느껴졌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바쁘면서 분주하게 살아온 나는, 그리 애쓰며 살아왔던 나는 나를 진심으로 대하지 못했다. 오늘 만큼은 애쓰며 살아온 나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만져본다.     


만약 당신이 삶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삶의 앞마당에 있는 사소한 행복에 예민해지고 살아 있는 삶에서 기쁨을 찾아야 한다     


바쁘게 살다 보니 삶의 여유는 당연히 없었다. 어느새 커버린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순간순간 놀랄 지경이다. 사람들 때문에 치이고, 무언가의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감에 지쳐 우리들의 사소한 행복을 미쳐보지 못하는 우리들의 삶이 참 씁쓸하기만 하다. 사소한 행복은 작은 시선의 변화를 통해 이뤄진다고 생각된다. 그리 어렵지도 않은 것인데도 불구하지만 우리들의 시선을 조금이나마 바꾼다면 당장 찾아오는 행복이 정말 크다. 집 앞마당에 커버린 방울토마토가 행복을 전해주며, 훌쩍 커버린 막내딸이 아빠의 품에 안겨 재롱을 떠는 모습이 상처로 가득한 나의 마음에 행복으로 다시 채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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