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아이폰을 좋아한다

아이폰 vs 갤럭시

최근 몇 년간 인도에서 크게 변화된 모습이 있다. 바로, 아이폰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

2013년, 델리에서 교환학생으로 있었을 때, 삼성의 갤럭시는 단연코 인도 스마트폰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폰이 인도의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인도는 빈부의 격차가 극심한 나라 중 하나다. 우리나라보다 더 심해서 저소득층은 핸드폰 자체를 가지고 있을 만한 여유가 없다. 그나마 약간의 경제적 상황이 나은 사람들은 2D 핸드폰을 사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도라는 나라를 오해해서 인도에서는 핸드폰이 우리나라보다 저렴한 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제 인도에의 핸드폰 가격은 우리나라보다 더 비싼 경우가 많다. 특히, 수입제품의 경우 관세가 상당히 많이 붙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아이폰이 가장 비싼 곳이 인도 뭄바이라고 할 정도로 인도의 물가는 생각보다 상당히 세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비싼 아이폰이 인도에서는 많이 팔리고 많은 인도인들이 아이폰을 좋아할까?

아이폰은 귀족을 상징한다

아이폰은 갤럭시보다 비싸다. 약간 비싼 것이 아니라 상당히 비싸다. 삼성은 갤럭시 이외에도 다양한 보급형 제품들이 있어서 삼성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예전에는 제법 많이 보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애플폰을 사용한다고 하지 않는다. 당당히 아이폰을 사용한다고 말한다. 아이폰은 인도에서 더 이상 스마트폰으로써의 역할이 아닌 신분을 나타내는 역할로써 그 기능을 다하고 있다. 즉, 아이폰을 사용함으로써 나의 직업과 신분과 지위를 어느 정도 나타내고자 하는 인도인들인 것이다.

인도인들과 같이 사진을 찍다 보면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누구 아이폰 가지고 있어? 그걸로 찍자.”

누군가 아이폰을 꺼내 들면 버전을 물어봄과 동시에 ‘우와’하는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그 누가 이러한 상황을 싫어하겠는가. 그래서 아이폰을 가지고 싶어 한다.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것은 인도 사회의 주류계층임을 의미한다.

물론, 아이폰을 사용하는 인도인들이 모두 귀족계층이거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도인들이 아이폰을 대하는 자세와 브랜드 이미지는 우리가 명품을 구매하고 소유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의미이다.

누군가는 인도인들이 허영심이 많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인도인들이 왜 아이폰에 열광하는지, 왜 아이폰을 좋아하는지는 인도인들의 사회적 인식의 변화 중 하나일 수 있다.

인도인들은 기본적으로 순수하고 관용적이다. 타인을 배려할 줄 알고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빈부의 격차가 커질수록 상대적 발탈감이 커지고 그 박탈감은 사회적 지위에 대한 경쟁심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나 자신이 우월한 부분을 드러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인도인들은 아이폰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