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우연이고, 죽음은 필연이다.
책 제목이 마음에 들었고,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라 좋았다.
이 책은 중국의 작가 '경요'의 실제 이야기이다.
각자 가정을 이루고 살다
서로를 잊지 못해 후에 함께 살게 된
작가와 그의 남편의 이야기...
'인위적인 연명 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먼저 이야기를 꺼낸 것은 그의 남편이었고,
그 선택의 기로에 놓인 것인 아내였다.
아내 역시 남편의 생각에 동의했고
그러한 상황이 오게 된다면
그러리라, 남편의 뜻대로 해 주리라 약속했다.
하지만 그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들은 재혼 가정이었고,
남편에게는 자식이 있었다.
피가 섞인 '부모 자식',
그 사이에 비집고 들어간 것처럼 보여도
어쩔 수 없는 아내.
과연 남편의 치료에 대해
누구의 결정권이 더 강력할 것인가.
작가 역시 그 안에서 인간적 고뇌를 한다.
'남의 남편 데리고 살더니,
병들고 아프니 저렇게 보낸다'
남들이 혹시나 자신을 그렇게 보지는 않을까에
대해 고민도 이 책에는 언뜻 보인다.
자식들의 입장은 잘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들 역시 세상 사람들의 시선이 두렵고
조금 더 부모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 선뜻 치료를 중단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예전에 어떤 의사분이 하신 이야기가 생각났다.
'병원에서 수많은 임종 직전의 환자를 보았고,
의사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말해도
가족들이 그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그런데 자신이 그 입장이 되어 보니 똑같더라.
의학적으로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아는데 쉽게 보내드릴 수가 없더라'
'존엄사'
어쩌면 내 인생에 대한 존엄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쉬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 안에 수많은 사람들의 감정과
이해관계가 들어가는 순간,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걸어간다.
나는 죽음에 대해 관심이 많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거나, 힘들어서가 아니다.
나는 내가 눈 감는 그 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기억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미지의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
행복하게 잘 살아온 내 인생의 종착점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나는 남편에게 카톡을 보냈다.
드레스룸에 너무 화려해 한 번도 입지 못했지만
그래도 너무 예뻐 팔지도 못한
나의 금색 반짝 드레스는
아마 영구 소장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