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 사례는 얼마든지 있어
"대한축구협회는 12일 서울 중구 대한축구협회 기자회견실에서 ‘국가대표 공동감독’ 체제를 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김학범 대한민국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승격,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결정을 하게 된 이유로 ‘시너지’를 꼽았다.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현장에서 두 감독을 보며, 두 감독이 같이 일하면 대표팀에 좋은 시너지가 발생할 것 같다고 판단해 과감한 판단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대중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협회의 결정에 수긍하지 않을 것이다. 한 축구팀에 두 명의 수장이 공존할 시 의견 충돌이 발생하는 등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1팀 1감독’이 진리일까. 정말로 축구 역사에서 모든 팀의 감독은 반드시 1명이었을까. 대답은 ‘NO’이다.
‘1팀 2감독’을 채택한 팀은 실제로 있었다. 바로 스웨덴 국가대표팀이다. 2000~2004년까지 스웨덴 국가대표팀은 라스 라예르베크과 토미 쇠데르베리가 공동으로 이끌었다.
두 감독은 각자 다른 역할을 맡으며 팀을 지휘했다. 라예르베크은 전술을 담당했고, 쇠데르베리는 팀 전체를 컨트롤하는 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공동 감독 체제에서 스웨덴 대표팀은 나름의 성과를 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당시 죽음의 조인 F조(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나이지리아)에 속했음에도 생존,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유로 2004에서도 이탈리아, 덴마크 등 만만치 않은 상대를 물리치고 8강에 올랐다.
하지만 두 감독의 공존은 여기까지 였다. 유로 2004 이후 쇠데브베리가 물러난 이후, 라예르베크는 2009년까지 스웨덴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아이슬란드 대표팀도 2011년 공동감독 체제를 발표했다. 감독에 오른 인물은 헤이미르 할그림손과 라예르 라예르베크(스웨덴 대표팀 감독일 맡았던 그 사람)다.
아이슬란드는 유럽 축구에서 변방국가로 꼽혔다. 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주요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인구 33만 명의 소국인만큼 축구 인프라가 열악했다.
열악한 환경에서 두 감독은 대표팀을 지휘하며 기적을 만들었다. 유로 2016에서 축구종가인 잉글랜드를 2대 1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8강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5대 2로 패배했지만,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유로 2016 이후 라예르베크 감독은 물러나고 할리그림손 감독이 홀로 대표팀을 지휘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를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무대까지 이끌었다.
엄밀히 말하면 감독은 한 명이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2015년 다니 블린트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하지만 블린트는 감독 경험이 일천하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었다.(이전까지 아약스, 네덜란드 대표팀 코치만 맡았었다). 네덜란드 축구협회는 블린트를 보좌할 수석코치로 경험이 많은 인물들을 잇달아 임명했다. 그들은 모두 ‘전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었던 딕 아드보카트와 마르코 판 바스턴이다.
‘사실상 3감독 체제’(?)는 생각보다 오래가지 못했다. 2016년 딕 아드보카트는 터키 페네르바흐체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고, 판 바스턴은 개인 사정으로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