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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애틀 닥터오 Aug 18. 2021

3년 10독을 시작하다

벌써 성경 통독 세 번째


감기 바이러스가 세상 사람들의 발목을 붙잡았을 그 해였을 것이다. 어느 때와 같이 어느 여름 주말, 예능 리얼 일상 TV쇼를 시청 중이었다.


2000년대 초반에 화려한 댄스 가수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여자분이 나왔다. 자기 전, 친구들과 함께 약속한 성경통독을 해야 한다며 침대 위에서 진중히 성경을 읽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매일 밤 클럽으로 출근할 것 같은 이미지를 가진 그녀가 성경을 펴고 읽는 모습은 편견 속에 갇힌 나를 질책하고 있었다.


그녀가 클럽을 다녔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도 클럽을 가본 적이 없지만 매주 교회를 출석하는 나라는 인간은 그동안 몇 번이나 성경을 자세히 읽어 보았는지 반성이 되었다. 물론, 몇 번을 읽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잘 실천하느냐가 관건이겠지. 읽기든 실천이든 둘 다 안 되는 걸 보면 둘 중 읽기라도 해봐야 하지 않을까.


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신앙에 불이 붙어 딱 한번 성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본 적은 있다. 그리고 대학 때, 한번 더.


그 이후로 삶에 치여 성경은 고작 교회에 갈 때 들고 다니는 악세서리같은 물건이었다. 먼지 쌓인 내 성경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친김에 단체톡으로 지인들을 불러들여 90 성경통독을 시작했다. 해볼 만했지만, 쉬운일은 아니었다. 예상은 했다. 참여한 지인들  50프로가 포기하고 나머지 50프로 성공했다.


2021년 새해가 되면서 조금 더 판을 키웠다. 더 많은 사람들을 초대하여 3년 10독 성경 읽기를 제안했다.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지만, 중간에 포기가 가능하고 포기했다가 다시 시작해도 된다며 조금 편안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2021년 8월 현재 세 번째 통독 중이다. 작년 시범으로 시작한 것을 포함하면 네 번이지만, 3년 10독으로 시작한 팀원들과 함께는 세 번째이다.


 번째가 되었을  포기자들이  명이 생기기 시작했고,  또한 좀이 쑤시는 현상과 함께 정신적으로 힘에 부쳤다. 당연히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는 팀원들이 있기에 나는 매일의 통독을 포기할 수 없었다. 매일 45분에서 한 시간 정도 스스로 통독이든 ‘드라마 바이블’ 앱을 이용하든 자유롭다.


벌써 세 번째 인데도 습관이 몸에 확 자리잡지는 못한 것일까? 매일 기상 후, 바로바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오늘도 성실히 통독하며 인증 톡을 보내오는 팀원들의 톡 소리가 잠자는 영혼을 깨운다.


“Ding!”

‘Time to read the Bible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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