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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걸음거름 Jan 28. 2022

축축한 걸레

혹시 책을 읽다가 턱 막힌 경험이 있나요?

요즘엔 책을 많이 읽는다.

시간이 많이 남기도하고 읽고 싶은 책도 많기 때문인 것 같다.

때론 책을 읽다가, 잠을 자다가, 운전하다가 문득 무언가 생각이 떠오른다.

바로 적어놓거나 어딘가에 메모에 두지 않으면 그때 느꼈던 것은 전부 날아가버린다..

 

'자국만 남을 뿐.'


사실 책을 읽고 내 생각을 글로든 뭐든 뱉어야 되는데 귀찮기도 하고 나중에 써야지 하고 미룰 때가 많다.

그러다 보면 다음 책으로 넘어가게 되고, 생각은 날아가버리고 자국만 남는다. 머리에 찌꺼기만 남는 느낌이다.

오늘도 여느 순간처럼 쓰지 않고 다음 책으로 넘어가려 했는데, 갑자기 턱!
책이 읽히지가 않았다. 분명 너무 읽고 싶었는데 머릿속에 전혀 박히지가 않았다.

왜 그럴까 생각했었는데 쓰지 않아서 그랬던 것 같다.

마른걸레도 계속 닦다 보면 물기를 닦을 수 없듯이 언제든 내 머리도 계속 물기를 닦기만 하고 짜는 건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생각해보며 사실 물기를 짜야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약 3권의 책을 읽었고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마음으로 많이 와닿아서 언젠간 글로 써보고 싶다 생각했지만 결국 이 느낌만 남았다.

좋은 음식을 먹고 좋은 것들은 경험한다고만 해서 내가 좋아지는 건 아닌 것 같다.

결국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하고 내 삶에 체득시켜야 그게 좋은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그냥 좋았던 기억으로 남을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이번에 했던 경험은 어떤 의미로는 매우 특별했다.


물기를 머금은 걸레는 꼭 제때 물기를 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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