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미안하다
멀고도 먼 집공부의 세계
엄마가 미안하다
미안하다.
맨날 재워놓고 교육유튜브보고 밑줄 그으면서 책 읽고
암암 그래야지 끄덕끄덕 해놓고
오늘 난 너에게 버럭했다.
할 때까지 기다려줄게
엄마는 잔소리하지 않는다
너의 하루도 참 고단했겠구나
늦은 시간까지 피아노 바이올린하느라
진짜 피곤했을텐데 어여와서 푹 쉬어라
어화둥둥 내 아들 해놓고는,
그래놓고는 버럭했다.
아침 7시반에 나가 저녁 7시에 들어온 너에게,
밥 깨작깨작 잘 안먹고 과자 찾고
밤 10시가 되어서 끝끝내 안할거야 미루는 널 보면서
기다리기를 몇시간째, 니가 보물처럼 여기는 포켓몬카드를 빼앗아사랑스런 너의 눈물을 쏙 빼놓았다.
형아 왜 우냐고 매달리는 2살 막내까지 덩달아 통곡
멘탈 잠시 가출한 나를 탓해보지만 이미 상황은
나에게 못난 애미라며 게임을 종료시켰다.
"You are OUT!"
<잘 들으세요 이런 엄마는 엄마표 하면 안됩니다>
(자전적 스타일로 반성하며 적는 체크리스트)
1. 완벽주의 성향의 엄마
2. 일 미뤄놨다 최후에 하는 성향의 엄마
3. 자기가 못한걸 애가 잘 하길 은근 바라는 엄마
4. 아이의 장점보다 단점이 잘 보이는 엄마
5. 내 아이 남과 은근 비교해보는 엄마
6. 이웃엄마와 만남 또는 SNS 많이 하는 엄마
7. 귀 팔랑팔랑 얇은 엄마
8. 정보를 너무 많이 수집하는 엄마
9. 화 잘 내는 엄마 또는 참다가 한번에 버럭하는 엄마
10. 스스로 인격수양이 부족하다 생각되는 엄마
이건 오늘 반성문 쓰면서 적어본다. 미안하다. 엄마는 사실 위의 체크리스트에 해당된다. 그것도 아주 많이.
엄마표가 아닌 아이표로 가야되는데 엄마주도로 입으로 공부시키려고 했다. 그러면 안되는 걸 아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결국 욱했다.
<원인을 분석해보자>
1. 나는 잠이 부족했고 육체적으로 피곤했던 상태
2. 아이들이 잠이 부족했고 컨디션이 안좋아 투덜거리던 상태
3. 리딩게이트 체크 일자가 다가오고 하루라도 안하면 미션수행 간당간당한 상태
<해답을 찾아보자>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은 수양이 부족함이요. 컨디션을 고려하지 않았다. 아이 스스로 할 수도 있었는데 기다리지 못했다. 결국 못해보고 아이가 깨달으면 할 수도 있었을 것을.
엄마표해선 안될 체크리스트에서 밑줄 긋고 화살표를 해보자!
(스스로 결심하며 썼습니다! 꼭 실천할게요!)
1. 완벽주의 성향의 엄마 -> 그럴 수도 있지 이해하는 엄마로!
2. 일 미뤄놨다 최후에 하는 성향의 엄마 -> 미안하다 그게 유전이 됐나 반성하는 엄마로
3. 자기가 못한걸 애가 잘 하길 은근 바라는 엄마 -> 나도 못하는걸 너는 오죽하겠니 이해하는 엄마로!
4. 아이의 장점보다 단점이 잘 보이는 엄마 -> 애도 내 단점 먼저 본다면 어떨까 역지사지하는 엄마로!
5. 내 아이를 남의 아이와 은근 비교해보는 엄마 -> 내 애가 옆집엄마와 날 비교하면 내가 얼마나 슬플까 역지사지해보는 엄마로!
6. 이웃엄마와 만남 또는 SNS 많이 하는 엄마 -> 내 애만 바라보자, 눈 맞추고 안아주는 엄마로!
7. 귀 팔랑팔랑 얇은 엄마 -> 교육철학을 정하고 아이의 성향과 의견을 존중하는 엄마로!
8. 정보를 너무 많이 수집하는 엄마 -> 적당한 가지치기로 아이가 쉴 그늘을 만들어주는 엄마로!
9. 화 잘 내는 엄마 또는 참다가 한번에 버럭하는 엄마 -> 아이는 엄마가 전부인 보호받아야 할 존재임을 늘 기억하는 엄마로!
10. 스스로 인격수양이 부족하다 생각되는 엄마 -> 자녀교육서 이전에 자기이해와 철학적 반성을 깊이 해보는 엄마로! 깨달은건 꼭 실천하는 엄마로!
<힘내자 우리에겐 내일이 있다>
내일이 있음에 감사하고, 건강하고 귀여운 자식들이 있어 마음이 벅차오르는 새벽 1시
내 품에 있을 때 잘하자
뭣이 중헌디
근본으로 돌아가자!
사진 속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