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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라라그러다클날라 Jul 18. 2024

똑똑(talktalk)한 리더의 비언어 소통

   

 ‘승진 거부권’ 요구하는 대기업 노조, "승진, 꼭 해야 하나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임원 승진을 포기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잡코리아가 MZ세대(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 직장인 1114명을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4.8%가 '임원 승진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책임을 져야 하는 위치가 부담스러워서'라는 응답이 43.6%로 가장 높았다. '임원 승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아서'라는 응답은 20%, '임원은 워라밸이 불가능할 것 같아서'는 13.3%로 뒤를 이었다(출처 : 머니S, 24.7.15)



 최근 승진을 거부하는 직원들의 이야기가 종종 뉴스에서 보인다. 100세 시대를 맞아 가능한 오랜 기간 직장 생활을 하고 싶은 직장인들에겐 승진이란 월급은 조금 오르면서 책임만 많아지는 달갑지 않은 선물일 수 있겠다. 하지만 원하지 않아도 입사 후 연차가 쌓이게 되면 리더의 역할을 맡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일부에서 승진을 거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리더로서의 부담감과 스트레스일 수 있다. 처음 리더 역할을 맡으면 과거 동료들과 “나는 승진하면 저러지 말아야지!” 했던 선배의 그 자리를 무난히 잘 해내는 것이 생각보다 녹록치 않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하게 된다. 


  현장에서 강사로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에 “어떤 리더십이 가장 효과적인가?”에 대한 것과 직웜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코칭(주로 피드백에 초점을 맞추어)을 단시간에 습득할 방법이 있는가가 포함된다. 피부 이야기가 나온 김에 성형외과나 피부과 선생님들도 비슷한 질문을 자주 받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왜냐하면 내게 그런 질문은 마치 “어디를 손대면 가장 빨리, 효과적으로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와 같은 맥락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얼마나 많은 고객이 방송에서 보는 자신과 연령대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해당 연예인이 받았다는 시술을 해달라고 요구할 것인가? 아무리 수수해 보여도 방송인들의 모습은 단시간 간단한 시술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 꾸준한 관리의 결과임을 누가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도 꽤 많은가보다. 얼마 전 큰 맘(?)먹고 몇 년 만에 들린 피부과에서 의사와 상담 직원의 이러한 대응에서, 나와 직종은 다른데, 그런 면에선 처지가 비슷한 것 같아 살짝 웃음이 났다. 


  리더십 역량도 마찬가지다. 리더로서 인정받기에 유리한 타고난 특질과 성향은 있지만 누구도 완벽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는 없다. 과거엔 큰 성공을 거둔 특정 리더의 역량을 마치 만능인 듯 닮고자 하던 시기가 있었으나, 최근의 리더십 교육의 경향은 개인의 강점을 잘 이해한 바탕으로 자신의 고유한 더십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추처져 있다 더군다나 세대교체가 심해진 조직에서는 리더가 구성원 전체에 하나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구성원들과 리더 간 개별적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리더십과 상황에 따른 코칭이 주목하고 있다. 결국 리더십 스타일보다는 리더에겐 영향력을 발휘하여 조직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동기와 상황등 맥락을 고려한 촉진 행동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피부과의 보톡스 시술처럼, 단기간 습득하여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리더의 역량이 있다면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을 점검하는 것이다. 


  조직에서 리더에게 기대되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화려한 언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 소통의 목적이 관계 개선에 있다면, 조직에서의 소통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일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미 입사한 지 여러 해 동안 논리적 문제 해결이나 피드백 등 소통 강의는 여러 번 들어 알만한 건 다 아는 리더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혹시 있을까? 있다면 아마도 비언어일 것이다. 이외로 비언어는 리더가 조직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비언어란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모든 형태의 의사소통’을 의미한다. 여기엔 몸짓, 표정, 눈맞춤, 자세, 제스처는 물론이고 그의 억양과 옷차림도 포함되며 강력한 메시지를 구성원들에게 전달한다. 하지만 비언어는 우리가 하루종일 쓰고 있으면서도, 타인의 눈에는 잘 보이는 작은 습관도 행하는 자신은 볼 수 없기에 이를 관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2016년 공화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트럼프와 마지막 까지 경합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연설모습(이미지 출처 : 2016. 7.22 한겨례신문)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비언어를 매우 빠르게 인식하고, 이를 통해 그의 감정 상태나 의도를 판단한다. 따라서 그가 말하는 것과 비언어가 일치되지 않을 때 혼란을 느끼게 되고, 이런 일치되지 않는 정보를 분석하기 위한 피로감으로 결과적으로 생성된 ‘불쾌감’은 “이 사람은 신뢰할 수 없구나”라는 판단을 내리게 한다. 현재 미국에선 다음 대선을 위한 현 대통령 바이든과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양자 간 흥미로운 대선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비언어 관련하여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당시의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다. 당시 트럼프 후보와 막상막하 대결을 했던 크루즈 후보는 정치인으로서의 경력 등 모든 면에서 트럼프에게 앞선다는 언론의 평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모두가 짐작하듯 이후 대통령이 된 트럼프 후보로 결정되었다, 트럼프에 비해 빠지지 않으며 오히려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크루즈 후보는, 이상하게도 TV 토론이 거듭될수록 표가 떨어졌다. 논리적으론 이해가 잘 안되는 이 결과에 대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그의 비언어, 즉 어색한 미소 때문이라 분석했다. 언론의 분석에 의하면, 여러 장의 사진 분석에서 그의 눈은 환하게 웃고 있으나 입꼬리는 아래로 심하게 처져 있었다. 이 사진을 대중들은 ‘오싹하다’, ‘불편하다’ 는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뇌과학 측면에선 시각적으로 눈웃음과 입꼬리 처짐이 전달하는 비언어의 정보 불일치에 대한 혼란이 전두엽의 안와전두피질을 자극하게 되고, 이러한 피로감은 ‘불쾌함’으로 바뀌어 저장되는데 단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뇌과학적 연구를 떠나서 일반적으로 누구나 환한 미소에 호감을 가진다. 두 사람 중 한 후보는 왠지 모르게 불편함을 주고 다른 후보는 환하게 웃고 있다면 호의적인 반응은 누구에게 가겠는가? 오랫동안 고민한 훌륭한 정책과 멋진 연설은 어느새 잊혀지고 비호감으로 분류되면 매우 억울하겠으나 이를 다시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언론과 대중에게 노출된 정치인들에게 비언어는 백 마디 말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총격후 손을 번쩍 들어 자신이 건재함을 전달하는 트럼프 전대통령의 모습(출처 : 파이낸셜뉴스 24. 7. 15)

 트럼프의 에피소드가 나온 김에, 며칠 전 뉴스에서 차기 대통령 선거에 재출마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 도중 총격을 받았을 때 그의 상황대처를 보고 그가 ‘비언어’를 정말 잘 활용하는 정치인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트럼프의 피습 후 모든 사람이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하는 혼란 속에서 그는 스쳐지나간 총탄으로 인해 귀에서 피를 흘리며 경호원들의 부축과 엄호에 둘러싸여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모두가 넋이 나간 상황에서 가장 놀랐을 것으로 예상되는 그가 오히려 주먹 쥔 오른손을 번쩍 들어 괜찮다는 표시로 엄지를 번쩍 치켜 들어 올렸고, 함께 유세 현장에 있던 대중들은 혼란 속에서 절망감을 느끼다가 그의 강한 메시지에 소리지르며 열광했다. 이는 먼 나라 이방인인 나에게도 마치 “아직 트럼프도 그리고 미국도 건재하다!”는 신호로 느껴졌다. 선거 결과는 아직 모르지만, 고민하고 있던 중도층에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하다. 

 조직의 리더도 마찬가지로,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으며 그 영향력 또한 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위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오랫동안의 노력과 성과의 결실에 결정적인 순간에 영향을 줄 위험성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비언어 습관을 평소에 점검해 보기를 권한다. 성공한 유명 리더들도 대중과 친숙하며 연설을 잘하는 달변가와 내향적이며 말이 별로 없는 리더 모두 존재하는데, 이때 내향형의 리더가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비언어 메시지’다.


파워포즈의 사례( 이미지출처 : https://frastanz.at/buergerservice/rathaus/offene-stellen/stellenangebote.html)

비언어를 잘 활용하는 리더의 특징을 살펴보자. 첫째, 자세이다. ‘파워 포즈’라고 불리는 자신감 있는 자세(양다리에 균형을 실어 어깨와 허리에 힘을 주어 가슴을 편 자세)를 취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자신감’있는 리더의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심리학자 에이미 커디의 연구에 의하면, 실제로 포즈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졸 수치가 줄어들었고,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증가하였다고 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 데이터에 논란이 있지만, 자신의 자세를 고쳐서 바로잡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인 안정감과 용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활용할 근거는  충분하다. 


둘째는 상대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페이싱(PACING) 기법의 활용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과 비슷한 속도와 리듬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상담가나 코치가 고객과 본격적인 면담에 들어가기 전 상호 신뢰를 형성하여 편안하게 말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 잊지 않는다. 이를 참고하여, 상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의 말의 속도나 말투를 상대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맞추는 것은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 상대에게 호감과 신뢰감을 주므로 일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또 조금 더 나아가 중간중간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있다는 고개 끄덕임과 눈맞춤을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이를 활용하려면 연습이 필요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상대에게 당신이 진정성을 가지고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신호를 전달하며, 안심하고 마음을 열도록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관록 있는 리더들이 특히 잘 활용하는 ‘침묵’이다. 대화 중 갑자기 흐르는 침묵은 견디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때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려고 준비되지 않은 괜한 말을 꺼내었다가 실수하고 후회한 경험이 있다면, 비즈니스에서 대화의 주도권을 지키면서도 상대의 반응에 따라 다음 말을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침묵의 미학’을 즐겨보자. 이상으로 간단하게 똑똑한 리더들이 잘 활용하는 효과적인 비언어를 알아보았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 것을 파악하는 일이다.“라고 했던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직장에서 소통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 비언어를 활용해보자. 모든 조직에서 직원들에게 요구하는 혁신은 어느날 갑자기 발견되는 새로운 것이 아닌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는데서 시작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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