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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승호 Apr 27. 2024

받아쓰기는 공부가 아닙니다

 수업 시간에 졸거나 멍 때리고 앉아 있는 아이를 보는 일도 안타깝지만, 아무 생각 없이 베껴 쓰고 받아쓰기만 하는 아이들을 보는 일도 안타까움을 줍니다. 아이들도 부모들도 베껴 쓰고 받아쓰는 행위를 공부라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을 정보를 수집하는 시간으로 생각하고 지식과 지혜를 머리에 저장해야 하는 시간으로 만들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는 내용 중 상당수는 교과서나 참고서, 국어사전, 백과사전, 인터넷 등에 다 있는데 이 사실을 모르고 열심히 베껴 적고 받아쓰기만 합니다. 질문을 던져도 답을 생각하려 하기보다는 ‘선생님! 빨리 답을 말해 주세요. 저 지금 답 받아 적을 준비 다 되어 있습니다’라는 표정으로 귀만 열어 놓는 학생이 대부분입니다. 만약 선생님의 강의를 놓쳤다면 수업이 끝난 후 교과서와 참고서, 국어사전이나 백과사전을 펼쳐 보면 될 텐데 오직 선생님이 가르쳐 준 것을 받아 적으려 합니다. 받아 적지 않으면 영원히 알 수 없을 거라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복습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수업 시간에 그때그때 이해해야 할 것은 이해하고, 암기해야 할 것은 암기해야 합니다. 물론 복습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복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복습할 때 복습하더라도 선생님께서 알려 주는 내용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쓰는 것보다 열 가지 중 세 가지라도 

머릿속에 정확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수업 시간에 자기 것으로 만들지 못한 내용들은 수업이 끝난 후 책을 보면서 정리하면 됩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시간 중 가장 많이 투자하는 시간이 강의받는 시간인데, 이 시간을 단순히 정보만 수집하는 시간으로 쓰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니까요. 수업 시간은 공부하는 시간으로 활용해야지 받아쓰는 시간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수업이 끝난 뒤에 하려고 하지 말고 수업 시간에 공부해야 합니다. 수업 시간을 노트나 책에 받아 적는 시간으로 만들지 말고 공부하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선생님의 강의 내용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아쓰는 어리석은 짓은 이제라도 그만두어야 합니다. 책과 노트를 덮었을 때에 수업 시간에 공부한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다면 수업 시간 내내 잠을 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준 내용은 책을 찾아보면 다 있고, 만약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다면 그것은 굳이 공부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도 됩니다. 받아쓰지 않으면 영원히 알 방법이 없다는 두려움을 벗어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선생님이 하는 농담이나 잔소리까지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며 딴짓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라면 복습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는 내용이라는 이유로 집중하지 않거나 다른 생각을 하다 보면 둘 다 놓치게 되기 때문이지요.        

 수업 시간에 질문과 대답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질문할 때와 대답할 때는 잡념이 사라지고, 졸음도 오지 않으며 질문과 대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이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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