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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ane이다인이효진 Nov 24. 2020

4차 산업 혁명 기술의 이해

막연한, 그러나 리드해야할, 교육적 이해가 필수인 ing상태인 것에 관해

4차 산업 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5G의 속도가 매체 간 융합을 활성화하고 개별 맞춤형 형태의 대량 생산이 가능해 지면서 기술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인간 중심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로봇은 협동 로봇이라는 기치를 내세워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일을 돕는 형태로 그 서비스의 형태가 바뀌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모듈화되어 개인이 쉽게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조합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등장하여 사람과 대결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면서 사람들은 일자리를 기계와 시스템과 인공지능과 로봇에 모두 빼앗기지 않을까 염려하게 되었다. 2010년, 교사 보조 로봇과 함께 전국의 영어 선생님과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러 나섰을 때 너도 나도 할 것없이 질문해 왔던 것처럼, 이제는 우리는 필요 없는 것 아니냐던 그 걱정들이 좀더 피부에 와닿는 시점이 되었다.


2017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Mobile World Congress, MWC에 나온 세계 유수의 통신사들은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자동차를 전시했다. 세상의 변화를 보기 위해-바뀐 세상에 맞추어 교육을 맞추지 말고, 바뀔 세상을 미리 알아보고 교육을 준비해야겠다는 나의 어마어마한 포부로- 거금을 들여 낯선 나라에 갔던 나는 모바일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지 못했지만, 휴대전화와 통신 기술에 대한 기대와 달리 모두 자동차를 전시하고 있는 모습에 의아했다. 이 자동차들은 소위 '무인 자동차'였다. 2019년말, 2020년에 들어서면서 아이들과 인공지능에 대해 수업을 할 때, 아이들은 인공지능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혹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면 무엇이냐, 라는 질문에 세명 중 한 두 명은 인공지능 자동차나 무인 자동차를 말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의 무지한 나는 통신사 부스에 전시된 무인 자동차가 어색했다.


다양한 기술의 융합으로 태어난 무인 자동차의 '융합' 포인트는 5G의 통신 속도가 구현해 냈다. 이것이 대표적으로 무인 자동차가 통신사 부스에 설치된 연유일 것이다. 사실, 다들 5G, 5G하니까 그냥 빠른 건가보다 하지만, 이건 체감해 보지 않고서는 알기 어려운 차이이다.

MWC17_NOKIA_5G 속도 체험 시연


이제 복합 기술 융합을 가능하게 해 주는 통신 속도로 나를 힘들게 했던 내 첫 번째 로봇 친구를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는 타이밍이다. 2010년 까페 서빙 로봇을 개조하여 만들었던 초등학교 영어 보조 교사 로봇은 국내외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로봇친구 이다인의 첫 번째 로봇친구

사외 이사인 교대 교수님들과 함께 만들었지만, 사내에서는 엔지니어 수십명과 함께 기획자로는 오로지 내가 일을 했기 때문에 나는 로봇과 함께 언론 플래쉬 세례를 끝도 없이 받아야 했다. 때로는 앞에서, 때로는 뒤에서 나는 늘 긴장 상태였다. 로봇이란, 융합 기술의 결정체이다. 로봇 내부에서도, 그리고 로봇이 보여주려는 외부의 콘텐츠와도 보이지 않는 연결들이 모여서 로봇의 서비스를 만들어 낸다. 내가 가장 긴장했던 순간은, 갑자기 수많은 통신 장비들이 물밀듯이 밀려서 전시 공간으로 들어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2010년에만 해도, 내가 몇 날 며칠 밤을 새워 테스트할 때는 아무 일 없이 잘 동작하던 로봇이, 테이프를 끊으며 유명 인사들과 함께 뒤로 카메라 플래쉬가 터지며 기자들이 몰려들어오기만 하면, 묵묵부답 돌부처가 되기 일쑤였다. 어찌어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짜놓은 실패 시나리오 여러 개를 동원해서-점점 늘어가는 내 연기력도 한 몫 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이런 무용담은 앞으로도 몇 번이나 더 언급할 기회가 있으리라.-어떻게든 시연을 마치고 다시 썰물처럼 모든 장비가 장소를 벗어나고 나면, 로봇은 거짓말처럼 빠르게 잘 동작했다. 그래서 그 스페인의 시연장에서 원거리의 통신 속도가 빠르게 반영되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을 때 나의 몸은 홀로 전율했다. 사람을 배워서 엔지니어들의 도움으로 로봇을 만드는 일에 참여하는 나지만, 어디까지나 입사 초 사장님께서 조언해 주셨던 대로 나는, 초심을 잃으면 안 되는, 로봇을 알면 안 되는, 소비자의 입장이어야 했으므로, 그런 차이에 더욱 놀랍게 반응했다.


인공지능이 이제와 자기 몫을 하게 된 것도 그간 기술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기술이 하나로 모이고 빅데이터와 자연스럽게 연동되는 데 필요한 5G 속도가 구현되지 못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5G의 속도는 융합과 모듈화, 즉 자유자재로 결합 혹은 분리되도록 하는 기술의 변화로 사용자들의 디지털 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 결과로 사용만 편리해진 것이 아니다. 사용의 범주는 수동적인 데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량 생산의 방향은 점차적으로 종류의 대량화, 즉, 개인의 생각이 그대로 구현되어야 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현장의 전문가가 직접 콘텐츠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하는 단계로 변모되었다. 개발자들은 상품 제작이 아닌 저작툴을 만들어 서비스하게 되었다.- 저작툴이란 쉽게 말하면, 코딩 교육하는 사람에게 익숙할 스크래치나 엔트리 같은 프로그램을 말한다.- 개별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온전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저작툴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의 만들기 본능은 SW로 까지 연결되었다.

2010년 그 즈음 내가 일했던 지능로봇 연구소에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의 또래 연구원들이 많았다. 밤샘 작업을 하는 틈틈이 각자의 분야에서 좀더 발전된 로봇을 업무 이상으로 연구하고 싶었던 우리는 매주 목요일 저녁, 윗사람들이 퇴근하고 없는 회의실에 자발적으로 모였다. 소위 '컴맹'의 상태로 로봇회사에 입사했던 연구소의 유일한 기획자였던 나는, 기획자 사수가 없었기에, 엔지니어 선배들로부터 많은 배움을 얻었다. 모든 말을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나는 열심히 그들을 따라잡으려 애썼던 것 같다. 얼마전까지 현장에서 아이들을 위한 책을 쓰고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던, 그림책 글 작가, 영어 강사, 유치원 교사, 그림책 번역 연구가였던 내가, 그 연구소에서 처음, 페르소나를 설정해 사용자 시나리오를 쓰고 그들과 함께 현장 전문가들이 직접 기획할 수 있는 저작툴에 대해 함께 고민했다. 지금에 와서야 말이지만, 정말 앞선 생각이었던 것 같다. 아직은 기술과 로봇이 낯선 나를 보고 그들은 고민했던 것이다. 내가 코디네이터로서, 교육의 현장과 개발자들의 기술을 연결해 나가도록 나를 가르쳐 가면서, 이후에는 나와 같은 교육자가 원하는 서비스와 로봇이 바로바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저작툴을 만들자고 했다. 우리는 정말 엉뚱한 발상을 하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공부했다. 하드웨어 개발자, 소프트웨어 개발자, 제품 디자이너, 각 분야의 엉뚱발랄한 젊은이들이 모여 웃고 떠들고 언성 높이고 술잔을 기울이던 그 시간이 없었다면, 나는 이후에 미래 교육으로 감히 아이들과 스크래치, 엔트리로 코딩을 하고 마이크로비트로 메이킹 활동을 해 보겠다는 도전을 할 수 없었으리라.

시간이 흘러 이제 HW와 SW는 그 기능이 모두 모듈화 되었고, 앱봇과 같이 하드웨어는 그대로 있다 하더라도 SW만 변경하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들의 2010년도 그 시작 어디쯤에 일조했으리라 믿는다. 실제로 스크래치와 비슷한 화면 속에서 우리는 SW와 HW 기능의 모듈화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 건지를 고민했었다. 그래서 아이디어만 있으면 저작툴에 넣으면 로봇이 만들어 지고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완성된 프로그램을 꿈꿨으니까. 고백하건대, 당시의 나는 왜 그들이 그런 툴을 만들고자 하는지까지의 생각을 따라잡지 못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나를 설득했다. 늘 너와 우리가 소통하는 데 이렇게 어려운데, 모든 사용자들이 그렇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원하는 딱 그 로봇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등이었다. 나는 20대 초반, 문학도와 미술학도들과의 술자리에서의 진지한 토론의 몇 배 이상으로 그들과의 토론과 술자리에 흠뻑 빠져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모듈화에 '인간'을 투영하고자 노력했다. 사람의 동작과 사람의 상호작용을 모듈화해서 기술과 만나게 하는 일에 애쓰고자 했다. 그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이 딱 원하는 바로 그 상태는 본인이 사람과의 소통에서 그려낸 바로 그것이었을 테니까.


드디어 이제 모든 서비스는 이제 기술과 스펙을 과시하기보다는 인간의 만족도를 그 서비스 만족도의 척도로 삼기 시작했다. 기술은 인간 중심으로 인간을 위해 인간에 의해 하나로 융합되고 조각조각 모듈화되고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처리하게 되었다. 기술의 발전은 기술의 발전 그 자체로 빛나는 것이 아니다. 인간들의 만족도에 따라 빛남의 크기와 정도가 다르게 판단되기 시작했다.



2017, 2018년에 여러 학교에서 갑자기 4차 산업 혁명에 관한 강연을 요청해 왔다. 말하자면, 미래 기술에 대한 이해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감사하게도 여러 차례 비슷한 이야기를 떠들 기회를 얻었다. 내가 감사하다고 하는 것은, 나보다 4차 산업 혁명의 본질에 대해 더 상세히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많았을 터인데 나에게 기회가 와서 내가 더 쉽게, 교육의 측면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갈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미래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사실, 4차 산업 혁명이 등장한 배경도, 4차 산업 혁명의 본질이 무엇인지, 4차 산업 혁명의 구체적 기술이 무엇인지가 아니다. 결국은, 그 혁명으로 바뀌는 세상의 흐름과 삶의 패턴, 그리고 그것에 대비해야 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교육자로서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는 실마리를 던져 주는 것이다.

나는 내가 2010년부터 보고 듣고 느꼈던 것들과 2017년 충격적이었던 MWC에서의 4차 산업 혁명으로 인한 변화와 그로 인한 세계 교육 리더들의 고민, 그리고 2017년 무작정 떠났던 미국 메이커 페어에서의 경험을 가지고 열변을 토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가 끝나면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은, 엔지니어가 아닌데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어떤 학과로 진학해야 하는지 물어왔다.

그 때 했던 첫 이야기는 직업 특성상 과거에 배워서 현재를 살고 현재에 일하며 미래을 고려해야 하는 숙명에 놓인 교육자들이 알아야 할, 말하자면, 전문가들이 나타나서 아무리 4차 산업 혁명이 이런 겁니다, 해도 막연해서 알아듣기 어려웠던, 그렇지만 교육자로서 후학들을 바르게 리드해 주어야 하는 책임을 가진 교수자들과 학부모들이 꼭 이해 해야 할 현재 진행형인 것들에 대해 본질적으로 일깨워주고자 했던 5G의 속도로 말미암은 급속도의 융합,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동시에 쪼개어 나뉘는 모듈화와 이를 기반으로 가능해진 맞춤형 대량 생산, 더불어 그로 인한 서비스 결정의 주도권이 소비자로 옮겨가고 있음을 알려주는 바로 이 이야기였다.


그리고 다음으로 내가 하려는 미래 교육을 준비하는 어른들을 위한 준비된 이야기는 이러한 현재 진행으로 인해 우리가 고민해야 할 본질인 사고력 교육과 미래 교육으로의 전환 필요성이다. MWC, YOMO, Maker Faire, 그밖에 내가 코디네이터로서 교육 서비스를 만들어 오면서 겪었던 이야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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