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이야기에 보면
우산 장수, 부채 장수를 파는 아들을 둔
어머니는
햇빛이 나도 걱정,
비가 와도 걱정을 한단다.
31주부터 아기가 빨리 나온다는 말에 걱정하다가
36주에는 빨리 나온다더니 왜 안 나오지? 걱정하다가
40주에는 나오는 걸 잊진 않았을까? 걱정을 한 걸 보면
어머니의 이래도 저래도 걱정은
옛날이야기만은 아닌듯싶다.
출산까지
양수가 터지는 느낌
가진통과 진진통의 느낌
느낌이란 느낌은 모두 글로 배웠다.
'오늘도 아무 소식이 없네.' 하고
남편과 굿나잇 뽀뽀를 하고 눈을 감을 때면
'혹시 내가 자버리면 너의 신호를 모르지 않을까?' 싶었다.
조금만 더 깨어 있어 볼까?
그렇게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분만의 시뮬레이션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미세한 움직임에 이게 '통증'아닐까? 곤두세웠다가
'내일 만나자.' 하며 배를 쓰다듬고
너와 굿나잇 인사를 하고 잤다.
그렇게 그날이 왔고,
글로 배우지 않아도
깊은 잠에 빠져도
너의 신호는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뱃속에서 '엄마!!!'하고
큰소리 한번 내지르고 쉬었다가
다시 큰소리쳐 나를 불렀다.
그동안의 시뮬레이션보다 훨씬 강렬해서
참을 수가 없었고,
지금껏 잊을 수도 없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말이다.
그 어머니는 비가 와도 햇빛이 나도 사실 다 잘 되게 되어있었다.
나도 너도 우리도,
그렇게 다 잘 되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