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9
력사 어머니한테 사진이 왔다.
나는 다녀오는걸 따로 연락도 안 하는데, 어머님은 이렇게도 잘 소식을 전해주신다.
가만 또 생각해보면, 이분이 나 말고 력사 이야기를 할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싶기도 한다. 물론 가족도 충분히 있지만, 그 마지막 시간을 같이 보낸 건 나고, 투병 생활을 함께 한 것도 나였으니까 그때를 나눌 수 있는 건 나뿐일 테다.
나의 가슴 아픔을 차치하고, 도무지 자식을 떠나보내는 그 마음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저번 전화에서도 아직도 운다고 하시던데.
충분히 슬퍼해야 하는 걸 알지만, 종종 어머님이 좀 빨리 나아지시길 기원하곤 한다. 바깥출입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산에도 다니시고 그랬음 좋겠다. 뭐, 남들도 나에게 비슷한 기분이겠지.
여튼, 력사에겐 봄을 맞아 새 꽃이 생겼다. 빠알갛고 분홍이 아닌, 노랗고 자잘한 꽃. 저 꽃은 옮기지 말고 당분간 저대로 둬야겠다.
력사 기일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벌써 일 년이라니 너무나 기분이 이상하고. 기일에는 친구들을 모아 다 함께 력사에게 다녀왔으면 한다. 조만간 같이 갈 친구를 모으는 구글 폼도 만들어야지.
늘 생각하지만, 역시, 내 애인이 너라서 참 다행이(었)다. 하지만 지금 상태 여전히 싱플(싱글인데 커플, 캔디발 신조어)인 나는, 이도 저도 아니라 맘이 복잡하다. 췟 력사 기일 함께 챙길 멋진 애인을 (언젠간)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