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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별의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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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경별진 Aug 22. 2023

안녕하신가요

글을 쓰게 된 지도 6년이 되어간다. 일만 하는 삶이 힘겨워 돌파구를 찾은 것이 인연이 되어 시작한 글쓰기. 그전에는 책 읽는 것을 즐겼다.


막상 직접 써보니 처음에는 내 생각을 글로 온전하게 옮기는 것이 어려웠지만, 이내 나만의 언어와 문체를 만들어가는 재미에 빠졌다.


나는 아직도 내가 작가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너무나도 되고 싶기에, 아직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쉬워져 버리면 내가 너무나 애정하고, 사랑하는 위대한 작가들의 글을 대할 면목이 없다. 나는 나의 수준을 잘 안다.


언젠가는 오래된 책장에 내 이름으로 제대로 된 책 한 권 출판해 보는 것이 소박한 꿈이 됐다. 꿈은 크게 가지랬는데, 참 이상하다. 나이가 들 수록 꿈이 점점 작아진다. 그래서 어릴 때 꿈을 크게 가지라고 하나보다. 내 큰 꿈들은 누가 갉아먹은 것일까.


사실, 큰 꿈은 언제나 비밀이다. 꿈은 크면 클수록 놀림거리가 되고, 발로 차이는 신세가 된다. 간절히 원했던 꿈들이 그대로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삶은 아이러니하게도 반드시 원하는 방향으로만 갈 수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대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그것들을 견디면서도 목표를 잃어버리지 않으면 그때서야 원하는 것을 볼 수 있게 해 준다.


나는 꾸준히 하는 것을 좋아한다. 꾸준히 하면서도 나름 열심히 한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내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이다.


꾸준히 하면 언젠가는 원하는 바를 얻게 된다는 가르침을 종종 들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큰 성과를 얻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들을 보내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꾸준히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내게는 언제쯤 원하는 바가 나타나게 되는 것일까. 나는 항상 그때가 궁금하다. 그래서 기다린다. 여전히 확실하게 좋아진 것 같지도, 상황이 나아지는 것 같지도 않다.


뻣뻣한 몸으로 1년 동안 필라테스를 다녔다. 처음에는 동작이 어려워 잘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익숙하게 동작들을 해냈다. 그럴 때 나는 꾸준히 하면 된다는 것에 대한 작은 성취감을 얻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부족하다. 시작을 했고, 하는 중이고, 꾸준하다. 그리고 최선을 다했다. 그렇다면 이대로 나의 때를 위해 인내하면 되는 것일까?


다른 이들에게는 금방 찾아오는 것만 같은 그때가, 내 인생의 시간에는 언제쯤 찾아오는 것일까. 오기는 하는 걸까.


나는 가끔 고흐의 편지들을 떠올린다. 그의 삶의 과정은 묵묵하고도 어려웠으며 끝내 자신의 전시회를 보지 못하고 떠났다. 하지만 그의 그림은 현재 전 세계에서 누구나 볼 수 있지 않은가.


어쩌면 고흐처럼 내 평생에 그날을 보지 못하고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이 곧 든다. 고흐의 삶에서 얻은 교훈을 희미하게 붙잡아 보기로 한다. 그래서 나는 다시 괜찮아질 것이다.


얼마 후에 또 그래프가 흔들리겠지만 그래도 글 쓰는 것을 그만두고 싶지 않다.


그래서 지금 다들, 어떻게 지나시나요.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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