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ca Kim Aug 22. 2020

한밤중에 찾아온 미스터리한 불청객들

두려움은 환상이다.

모두가 잠든 늦은 새벽, 나는 내 방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가 내 방문을 사정없이 두드리기 시작했다. 

탁. 탁탁. 탁. 탁탁탁.

일정하지 않은 박자로 손톱으로 치는 것 같은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두려움에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내 방은 잠금장치가 없었기에 하는 수없이 가만히 지켜봐야만 했다. 내 운명도 함께... 지켜보기로 했다.^_^ 

멈추지 않는 노크에 나는 결국 용기를 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걸어보았다.


"Who.... are you...?"  누구.. 세요..?


"....."

답이 없다.


별에 별 생각이 다 든다.
이 한밤중에 누구지? 이 집 식구들 중 하나가 장난치나? 이 늦은 새벽에 설마...

그럼 도둑..? 에이 그렇담 이미 문 열고 털어갔겠지.....??????

아니면 호주 귀신인가...?  


내게는 세 가지 옵션이 있는 듯했다.

1. 맞서 싸우거나 2. 무시하거나 3. 도망가거나


일단 여기가 내 보금자리니, 이 늦은 새벽, 도망가는 것은 더 위험한 행동이다.

그럼 무시하고 잘까? 했지만 끊임없는 노크소리에 아마 나는 더욱더 불어나는 상상력으로 인해 불안과 공포에 질려 밤을 새워야만 할 것이다. 그러면 남은 건 단 하나.

맞서 싸워야 한다.

 

한참의 고민 끝에 심호흡을 크게 하고 한 손에는 무기로 쓸 펜을 들고(?!) ㅋㅋㅋㅋㅋㅋ

겁에 질려 벌벌 떨리는 나머지 한 손으로 숫자 셋을 세어가며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하나!

두울!

세엣! 


끼익... 


커다란 검은 무언가가 있으리라 상상하고 문을 열었는데..

이게 뭐야

왕나방이 미쳐가지고 내 방 문에 헤딩하고 있었다.

상상초월이다............. 한 시간 정도 이것 때문에 그 실랑이를 벌였단 말인가. 


오늘의 배움: 두려움은 환상이다.




내 방문 아래쪽과 바닥 사이에는 약간의 공간이 있다. 방음이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난 그 공간으로 소음 외에는 뭔가가 들어오리라곤 여태 생각지도 못했다.  


불금을 제대로 즐기고 난 뒤 나는 늦은 밤에 귀가했다.

방문을 닫고 옷을 갈아입으려는 찰나,

커다란 무언가가 '후다 다다다닥!!!!!!' 소리를 내며 내 뒤를 따라 들어왔다.



???????????????????????????????????? 왔더 퍽? (호주에서 몇개월 살았다고 영어로 욕하기 시작)



방 문틈 사이로 생전 보도 못한.. 어마어마한 크기의 회색 쥐새끼가 분노의 질주를 하며 뛰어들어오다가 옷을 갈아입던 나와 눈이 마주쳤다.....


"으악!!!!!!!!!!!!!!!!!!!!!!!!!!!!!!!!!!!!!!" (보통 여자들이 놀랄 때 지르는 꺄악 아님. 득음하듯 굵직하게 아랫배에서부터 올라오는 비명소리)


너무 놀라 미친 듯이 소리를 질렀다. 가족들이 다 깬 건 아닌가 걱정도 된다.  

아 근데 이놈의 쥐가 정말 쏜살같이 뛰어들어왔다.

달리는 소리도 생생히 들었다. 말인 줄..

일단 직행해서 들어왔는데 이후의 행적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

갑자기 룸메 생겼다^^ 야호 

  

호주는 땅덩어리만 큰 게 아니라 하나부터 열까지 다 크다. 진짜. 


내 방은 동물의 왕국이다.

작가의 이전글 나는 인복도 많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