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ssica Kim Sep 06. 2020

시드니 여행기

땅덩어리 큰 나라답게 시드니에도 구석구석 숨은 명소가 많다. 그곳을 탐방해보기 위해 주말에 우리는  써큘 러키에서 왓슨스베이까지 페리를 타고 슝슝 모험을 떠났다.

매번 버스로 이동했는데 페리를 타니까 기분이 색다르다. 

늘 보던 하버브리지, 오페라하우스, 시드니 타워가 물 위에서는 더욱 빛나 보인다.


20여분에 걸친 관광 끝에 도착한 왓슨스베이.

파란 바탕에 누가 흰색 물감이 묻은 붓으로 그윽하고 칠한 듯한 하늘 아래 각양각색의 배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진열되어 있는 배들의 주차장 같은 이 곳.

육지에는 모래사장을 조금 지나면 바로 초록 잔디밭과 나무 그늘이 사람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해준다. 




한가롭게 많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아 쉬고 있다. 젊은 연인들과 아이가 있는 가족도 보이고, 털을 휘날리며 신나게 공을 물어오는 강아지도 보인다. 또 연세가 지긋하신 노부부도 보인다. 

그 뒤에는 할리우드에 있을 법한 값비싸 보이는 집들이 자신의 가치를 뽐낸다.

예쁜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보고 바로 옆에 위치한 영화 '빠삐용 촬영지'인 갭파크(Gap park)에 갔다. 절벽 틈새로 보이는 풍경이 아름다워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높은 절벽을 치고 부서지는 하얀 파도를 넋이 나간 듯 지켜본다. 절벽을 따라 걸어보았다. 

 

옆에서 결혼식을 하는지 외국인 훈남훈녀들이 슈트를 입고 돌아다니는데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사진 찍고 감상에 좀 젖었다가 우리는 다시 왓슨스베이 잔디밭으로 돌아왔다.

나무 그늘 밑에 자리 잡고 앉아 로망의 피크닉을 위해 미리 싸 온 와인과 감자칩을 먹다가.. 우리는 신생아처럼 잠이 들었다.. 깔고 앉을 돗자리도 없었는데 잔디 위에서 그런 생활이 너무 익숙한 노숙자처럼 정말 편하게 푹~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눈을 떠보니 하루가 다 갔다. 해가 지고 있길래 서둘러 시티로 돌아가는 페리에 올라탔다.


그런데..

호주 너 이 녀석.. 끝까지 이렇게 감동 주기 있기 없긔?


파랗던 하늘이 노랗고 붉게 조화를 이루며 물들어가는 것이다. 

모르는 남자와 함께 있었더라면 곧바로 사랑에 빠져들 수 있을 것만 같은 로맨틱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그 풍경은 정열적이면서도 부드럽고 또 따뜻했다. 


해가 지고 나서 참 추웠는데 그날따라 옆구리에 통풍 든 마냥 시렸다는..

작가의 이전글 드디어 풀린 족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