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상은 Dec 07. 2022

컴온컴온 마산 스트리트여

내게 특별한 NC 다이노스

 ‘컴온 컴온 마산 스트리트여, 컴온 컴온 나의 나의 친구여.’


 우리는 보통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야구장으로 출근한다. 보통 세시 반쯤이 되는데 한창 홈팀 선수들이 배팅연습을 하고 있을 시간이다. 선수들의 취향에 맞게, 그 날의 분위기와 맞게 노래가 흘러 나온다. 각 구장을 대표하는 노래들이 있는데 마산구장은 바로 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노래가 얼마나 강력한지 다들 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다.


  NC 다이노스는 나와 입단 동기다. 2013년, KBO에 입성했다. 사실 NC 다이노스는 2012년 퓨쳐스리그부터 밟았지만 뭐라도 공통점을 찾고 싶었다. 난 2013년 여름에 야구 현장에 나가기 시작했는데 공교롭게 그 해, 마산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다. NC 다이노스 팀을 만난 적도 없었다. 처음 NC를 마주하게 된 건 14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 기간, 대만에서 였다. 대만행이 그토록 기다려졌던 것은 내가 좋아하던 선수들이 NC 다이노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가까이서 그 선수들을 볼 수 있다니! 스프링캠프 기간은 한 시즌의 씨앗을 뿌리는 때라서 다들 희망이 넘친다. 그래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더군다나 이제서야 두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신생팀의 눈빛은 잘 닦아놓은 유리알처럼 반짝반짝였다.

나도 반시즌을 겨우 마치고 풀타임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들과 같은 입장이었다.  ‘우리 꼭 잘해봐요!!!!’


 겨우 이런 이유들로 동질감을 느끼고 응원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2014년부터 마산 출장이 많아지게 되었다. 마산은 출장지 중에 가장 멀고 먼 곳. 응원하고 좋아하는 팀이지만 이 정도로 자주 가길 원하진 않았는데… 역시 인생은 중간이 없다. 그 해에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2연전이 있었고 우천 취소 경기를 월요일에 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집에서 자는 날보다 출장지에서 숙박하는 일이 더 많았고 엄마가 ‘우리집에 같이 사는 건 맞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나도 같이 살고 싶다고ㅠㅠ… 아무튼 ‘토-일 마산, 월, 화-수 마산’ 스케줄의 경우 최소 5일을 마산에 있어야 했다. 월요일 경기가 없는 날이면 그 피곤을 무릅쓰고 일요일 경기가 끝나자마자 서울로 올라가서 화요일 경기 전에 내려오는 그런 짓(?)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산호동(야구장 앞 동네이름)이 너무나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지 않고도 웬만한 곳은 찾아갈 수 있었으며 쉬는 날은 산호동의 곳곳을 탐방했다. 야구장 앞 설렁탕집 깍두기, 김밥천국의 라면, 신세계 백화점 지하의 스타벅스…등이 생각난다. ‘다시 가고 싶다.’라는 생각만 몇 년 째 하고 있다.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된 데에는 NC 다이노스 구단 직원들의 친절함도 한몫했다. 구단 사람들과 이렇게 친해질 수도 있는거구나. 그렇게 잘 챙겨주는 직원들 덕분에 나는 선배들에게 ‘앵벌이’(?)라는 다소 과격하지만 애정이 듬뿍담긴 별명도 얻었다. 내가 출장만 가면 다들 먹을 걸 챙겨주셨기 때문인데 어디서 이렇게 얻어오는거냐고 하셨다. 심지어 내가 같이가지 못한 추석 출장에는 원격 앵벌이로 송편도 전달해드린 적도 있다. 그리고 우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해주었기 때문에 마산에 가는 때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NC 다이노스가 우승을 한 2020년, 어떤 팀이 우승한 것보다 더 크게 와닿았다. 입단 동기가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나도 나름대로의 우승 소식을 전하겠노라고 생각했다. NC 다이노스가 이사 간 창원NC파크는 아직 가본 적이 없다. 아직 갈 기회가 안닿았는데 얼른 가서 보고 싶었던 얼굴들도 보고 이야기 나눌 시간이 오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뜨겁게 익어가는 대구구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