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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 준 May 28. 2024

개보다 못한 사람들

William과 Fergus의 이야기

가끔은 사람보다 개가 나을때도 있어, 너는 말대꾸는 안하잖아. 그치?



William은 올해 환갑을 맞이한, 은퇴한 경찰이다.

그는 경찰 생활 내내 마약탐지견 Fergus와 함께 활동했으며, Fergus와의 만남은 7년 2개월 되었다고 소개했다. William은 상담실에 Fergus가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해 먼저 물었다고 한다.


애완동물은 병원에 들일 수 없다고 하자, 이내 그렇다면 자신도 들어갈 일이 없다고 말하며 그대로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 전해받았다. 그만큼 그의 반려견과의 유대감이 깊은 듯 했다.


그는 경찰 업무 중에서도 행정업무보다는 발로 뛰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고 한다.

어릴 적 아버지의 뜻에 따라 경찰학교에 입학했으며, 처음에는 경찰로서 일하기는 커녕 사람대하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한다. 경찰이라는 일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하고 조잡스러웠다고 회고했다.


그의 일상이 반복됨에 따라 그는 자신이 마치 장난감 병정마냥 상관들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고 한다. 이내 그는 은퇴도 고려했는데, 그 때 즈음 그의 상관 Fergus(강아지를 회기 내내 상관이라 불렀다)를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 William은 Fergus가 하도 짖길래 "개같은 새끼랑 개같이 지내겠다"며 욕을 쏘아 붙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개를 대하는 법을 깨닫고 개가 가지고 있는 충성심에 놀랐으며, 이내 경외심까지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화물대에서 서있으며 꼬리를 실수로 짓밟고 있었던 적이 있었다고 한다.(자신은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이내 자신의 꼬리가 부러질만큼 세게 달려나가 William은 넘어지고, 그가 밟고 있던 꼬리는 부러졌다고 한다. Fergus가 달려가 이내 가방을 든 여행객을 물어뜯었으며, 향후 비닐로 감싼 마리화나 일부가 발견되었다. William은 넘어지며 다리뼈가 골절되었지만, 그 일을 계기로 자신보다 개가 더 일을 하는 것에 수치심이 들어 마약탐지 수사에 진심으로 일해보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후 Fergus와 발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주인에 대한 충성과 마약탐지에 대한 임무와 그 눈빛만큼은 범죄에 대해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아 알 수 없는 공포감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에 들어서는 Fergus는 자신의 부인보다 더 애정하는 애틋한 사이가 되었다고 한다.




Fergus와 함께 일한지 3년에서 4년 사이에 그는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일을 목격했다.

남미에서 넘어오는 다량의 마약수사에 관여하며, 과도하게 많은 코카인과 헤로인이 유통되기 시작했음을 직감하였다. 누군가가 시키진 않았고, 월권행위라고 할 수도 있지만 William은 자신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정보를 찾으려고 하였다. 물론 이는 상관에게 보고하거나 확인받지 않은 행위였다.


William은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자신의 상사가 이 일에 간접적으로 관여해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마약유통 과정 수사가 정밀해지면 정밀해질수록, 범죄자들은 더욱 영리하고 이기적이게 군다고 말했다.


"허벅지를 갈라서 그 안에 마약봉투를 넣었답니다. 본인이 제우스(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제우스는 신들의 눈을 피해 미성숙한 태아 아테네를 허벅지에서 길렀다)도 아닌데 말이죠. 고작 3그램 안팎 필로폰을 위해서요! 믿겨지십니까? 그 3그램은 100명의 마약중독자를 만들어냅니다. 거지같은 일이죠! 제 일이 100개 이상으로 늘어나는 거죠! 마치 벌레새끼들이 미친듯이 알을 까대는 듯이 말입니다! 그것보다 더 거지같은 일이 뭔 줄 아십니까? 그것을 막아도 모자랄 제 상사란 놈이 그 짓(마약유통)을 방관하고, 동조하고, 협조했다는 겁니다!"


그는 그 일 이후로 자신의 상사부터 사람 모두가 마약중독자 처럼 느껴지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내 같은 언어를 하는 사람보다 말하지 않는 개가 훨씬 낫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한다.


"Fergus는 일을 만들진 않습니다. 말 안통하는 사람보단 개 한마리가 백배는 낫다 이겁니다."




그가 의뢰받은 계기는 경찰직에 종사하던 근무자의 복지사업의 대상자 중 한 명 이었다.

그에게 큰 문제는 없어보이나, 은퇴 후에도 자신을 경찰로서 불러주길 바란다는 점에서 자신의 책무에 대한 책임감을 지고 있는 듯 하다.


가볍게는 그가 계획하는 노후계획이 없다는 점, 그로인해 그가 현재 행복하지 못한 일상을 보낸다는 점과 무겁게는 경찰직에서 겪어왔던 일들이 그에게 아직 심리적으로 억압되어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재에 그는 "저녁에 늙어서 잠이 안온다"고 호소하곤 했지만, 과거에 겪었던 경험의 불안과 공포가 억압되어있다는 점에서 마음속에 커다란 짐들이 지뢰처럼 꼼꼼히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심리치료 과정을 통해 그가 필요로 한다면 이야기를 다루며 나아갈 필요가 있겠다.


F51.0 비기질성 불면증(Nonorganic insom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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