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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L Nov 13. 2023

엔화 투자, 지금인가? 2탄 (엔 캐리 트레이드)

과거 사례로 살펴보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


https://brunch.co.kr/@wjdekdpf77/19




지난 1탄에서는, 일본 경제가 구조적으로 변화했다는 근거를 들며


과거와 같은 엔고는 없을 수 있고, 일본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번엔 구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엔화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을 과거 사례와 함께 알아보자.






엔 캐리 트레이드




yen carry trade :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 



1%의 금리로 1억엔을 빌려서 달러로 환전한 후, 5%금리의 미국 국채에 투자한다고 해보자. 


환율이나 금리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면, 안정적으로 매년 4%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투자처의 금리가 높으면 높을수록 이득이 되기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주로 신흥국에 많이 투자되곤 한다. 











돈은 금리가 높은 곳으로 흐른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 금리를 수차례 인상하며,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한 때 5%를 돌파한 적도 있었다. 



반면 일본은 단기 금리를 -0.1%로 고정시켜놓고, 


YCC라는 정책을 운영하며, 장기 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통제했다. 



통제 방법은, 금리 상한선을 정해두고 그 선에 도착하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것이다. 


수요가 많아지면, 가격은 오른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비례 하므로, 금리를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기준금리를 5.5%까지 올리며 일본을 탈출하는 자금이 많아지자


국채 금리가 오르는(가격이 싸지는) 현상이 심화되었다. 








위의 차트를 보면 2022년 초, 0%대에서 통제되던 금리의 상한이 0.25%로 높아지고,


2023년 초, 0.5%를 뚫고 올라가 최근에는 1%대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은행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의 상한을 결정한다.) 



일본을 탈출하는 자금과 더불어 헤지펀드의 국채 숏 공격(가격 하락=금리 상승 베팅)이 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수익이 높은 곳을 찾아가는 돈의 속성상,


더 큰 이득을 위해 엔화 대출을 해서 달러로 바꿔 추가로 유출되는 엔이 있는 것이다. 


이는 엔 매도, 달러 매수를 동반하기에 엔 약세, 달러 강세를 가속한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1998년) 



지금 당장은 큰 금리 차이 때문에 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특정 이슈가 발생해 엔화 대출이 회수되는 상황이 온다면? 


=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며 갑자기 엔의 수요가 높아진다면? 



단기간에 엔화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과거에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본질은 '낮은 금리로 대출하여, 높은 금리를 주는 국가에 투자한다.' 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주로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이다. 












1996년부터 월스트리트에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유행하였다. 


이에 따라 엔이 순식간에 약세가 되며 달레/엔 환율이 148엔까지 급등하였다. 


하지만, 그 시기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자국 통화 약세 정책을 폈고,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제품의 상대 가격이 저렴해졌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을 당시의 동남아시아 국가가 수출로 이길 수 없었고, 


고정환율제가 유행이던 당시, 환율을 유지하기 위해 무역적자로 인해 부족한 달러를 환율 방어에 사용, 


이 약점을 노린 헤지펀드의 공격으로 외환이 바닥나, 결국 아시아 외환위기 사태가 터진 것이다. 




한국의 IMF 관리체계, 러시아의 디폴트 선언은 당시 신흥국에 투자된 엔 캐리 자금을 일본으로 불러들였다. 


위기가 터지면, 높은 수익성보다는 '안전 자산'으로 돈이 움직이는 것이다. 



그래서 1999년까지 순식간에 엔화는 달러당 100엔 수준까지 급등하게 된다. 






또 한 번의 청산 (2008)









비슷한 일이 2008 금융위기 때도 벌어진다.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인해 늘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엔화의 약세는 기본값으로 유지되다가, 신흥국에 위기가 생기면 


안전자산 수요가 강해져 일본으로 자금이 돌아와 엔화의 강세가 발생하는 것이다. 






2024년의 청산 조건




엔 캐리 트레이드의 개념과 과거 사례를 공부해보면,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역사적인 저점이고, 이번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일본으로 복귀할수도 있다. 



그럼 그 조건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아시아 경제 위기 (안전자산 선호 심리 자극)            


              YCC 정책 폐지 및 단기 금리 인상 (이자 부담 증대)             





1번부터 짚어보자. 


과연 아시아에 IMF, 2008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가 올까? 



김새는 소리지만, 그건 솔직히 알 수 없다. 


IMF와 2008 금융위기도 그 전에 그러한 위기가 올 것이라는 걸 예측하지 못했지 않은가.. 


현재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부채 규모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비슷한 위기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일어날지 안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을 근거로 투자 결정을 내리면 안된다. 


이번에 '엔고'를 예측하고 엔 테크를 할 거라면,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 할텐데, 


2번이 그 대답이 될 수 있다. 





일본이 금리를 올릴 것인가?





일본 CPI 상승률





일본은 현재 모처럼의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 3%대의 인플레이션을 경험 중이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듯이, 자원 가격이 급등하며 벌어진 일이다. 


일본의 경제가 성장하며 임금이 오르고 물가도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수입 제품의 가격이 상승하며 겪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뜻이다. 



일본 정부는 '디플레이션'을 'CPI 상승률'로 해석하는 것 같은데


일본 국민들은 '오르지 않는 임금'을 디플레이션이라 생각할 것이다. 



임금은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과거와 비해 심하게 오르니 일본에서 아이폰이 비싸졌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는 일본 총리의 지지율에 즉각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31106_0002510832&cID=10101&pID=10100




기시다 내각을 '지지할 수 없다'는 응답이 68.4%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지율은 20%대에 불과하다. 


일본 국민의 현재 일본 경제에 대한 불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일본이 물가를 반드시 잡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결국 인플레이션율을 하락시키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 



아베노믹스가 의도한 것은, 무제한 양적 완화 정책을 통해


엔을 의도적으로 약세화 하고, 수출 기업에게 이득을 보게 하며 


수입 물가를 올려 낮은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리는 것이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서, 의도한대로 흘러가긴 했지만 국민들의 불만이 커져가기에 


정책을 수정해야하는 압박도 같이 커지고 있다. 




근데, 그러면 금리를 올리면 그만 아닌가? 


왜 꾸역꾸역 단기 금리는 마이너스로 고정시키고, 국채 금리를 YCC 라는 정책을 만들어서까지 통제하는가? 



지난 글 초반부에 일본의 국가 부채가 높지만, 대부분이 일본 은행이 가지고 있어 리스크가 낮다는 말을 했다. 


바로 그게 지금 상황에서 리스크가 되고 있다. 



만약 일본 중앙 은행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시장 금리가 발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일본 국가 부채 규모는 1,236조엔 이다. 


국채의 대부분을 일본이 보유하고 있어, 지금의 금리 수준에서도 


일본은 예산의 25%를 이자 및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다. 


아래 링크에서 실시간으로 늘어나는 일본 부채 현황을 볼 수 있다. 



https://www.takarabe-hrj.co.jp/debtwatch




만약 금리가 오른다면, 갚아야하는 돈이 엄청나게 커진다. 


국가 재정에 위험이 생길수도 있기에, 금리 인상에 굉장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일본과 엔테크 투자자들이 바라는 것




따라서 일본은 아시아 경제 위기를 기다리며 버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그건 예측할 수 없기에 YCC 상한선을 조정하며 천천히 금리를 올리며 인플레이션 하락을 바라고 있다. 



일본이 금리 정책을 바꾸려는 것이 가시화 될 경우,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복귀할 수 있다. 


일본의 금리가 올라 환헤지 비용이 큰 상황에서 이자 부담도 커지고, 일본 국채의 매력이 높아지는 것을


기다리며 바라고 있는 것 같다. 



서서히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일본 정부가 그것을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엔고를 노리고 현재 엔테크를 시작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추가로 이건 증명되지 않은 사실이기에 간단하게만 적어보겠다. 


단지 내 소설이다. 



https://www.wowtv.co.kr/NewsCenter/News/Read?articleId=A202311060150&t=NNv




최근 한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금지하였다. 


지금까지 총 4번 있었던 조치로, 매번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왔지만 유일한 공통점이 있었으니, 


외국인이 한국을 순매도 했다는 것이다. 



공매도 금지를 시스템 리스크로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려의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그렇다면,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은 어디로 갈까? 



일단 아시아에 투자된 자금이었기에 다른 아시아 국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한국만큼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고, 투자 리스크가 한국보다 높으면 안된다. 



정치와 지방정부 부채, 부동산 부채 리스크가 가득한 중국?


이제 막 떠오르는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의 신흥국? 



역대급 엔저로 인해 환차익을 노릴 수 있으며 워런 버핏도 투자하고 있는 일본? 



또 다른 엔고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여기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청산까지 겹친다면... 





결론 




1탄과 2탄을 종합해보면, 


엔 캐리 청산 등의 이슈로 단기적인 엔고가 가능해보인다. 


설문조사 결과 사람들은 일본 금리 인상 시점 or YCC 폐지를 내년 상반기 쯤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늘, 깜짝 발표로 시장에 충격을 주기 때문에 언제가 될진 아무도 모른다. 



일본 경제의 구조가 지난 10년간 변했기에 과거와 같은 엔고는 불가능하지 싶다. 


일본 정책 변경 시점을 노리고 투자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만약 일본의 정책이 변경된다면, 사실 우리나라는 걱정거리가 늘어나는 것 같은데.. 


흠. 


그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 


대규모 자금이 호주, 미국, 동남아시아에서 유출될 수도 있다. 


그럼 다시 미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할 것이다.



엔 캐리가 청산되면 엔저와 엔 캐리로 이득을 보던 기업들(일본 은행, 상사)이 수익에 타격을 받을지도. 


일본이 제시하는 수출 기업에게 가장 우호적인 환율은 140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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