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7일
2021년 2월 17일은 오늘은 어린이집 졸업식이 이뤄진 날이다.
나는 올해 3년 차 교사로 초임 때 한번, 그리고 바로 오늘 교사 인생의 2번째 졸업식을 치렀다.
졸업식에 아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해야 하기에 어제저녁 인사말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많은 고민이 들면서 지난 일 년간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교사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나는 아이들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있다거나 엄청 유능한 교사는 아니다.
본래 성격이 좀 덤벙대고 엉뚱한 편이라 늘 아이들에게 너무나도 편하고 친구 같은 교사였다. 올해 7살 유아들을 맡으면서 지도 능력에 있어 부족함을 느꼈고 내가 좀 더 유능하고 똑똑한 교사였다면 이런 상황에서도 잘 해결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좌절감을 겪기도 했다.
다만 스스로 생각할 때 교사로 내가 가진 장점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나는 아이들을 존중하고자 노력하는 교사이다. ‘모두 다 꽃이야’라는 동요의 가사처럼 우리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각기 다른 꽃으로 무한한 잠재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잠재성과 인성이 잘 자라도록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바로 부모와 교사의 역할일 것이다. 나는 한참이 지나서야 우리 아이들에게 마지막으로 전할 인사의 내용을 다 적었고 그 부분을 조금만 공개하자면 이렇다.
‘곧 초등학교로 가는 친구들에게 우리 모두는 이 세상에 단 한 명뿐인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린 마땅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받았던 그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소중하게 여겨줄 수 있는 멋진 어린이로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이제 우리는 서로 다른 초등학교로 향하게 되었습니다.헤어짐, 이별은 늘 아쉽고 섭섭하지만, 새로운 시작이기도 합니다.오늘 진행되는 이 졸업식은 어린이집을 마무리하는 시간임에 동시에 우리 친구들의 새로운 시작을 축복해주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어린이집과는 너무 다른 초등학교 생활이 처음에는 어렵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친구들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멋지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 거예요. 부모님들과 선생님들을 언제나 우리 친구들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것을 기억해주길 바랍니다’
내용을 다 적고 나서 거울을 보니 눈가가 붉어져 있었다. 나도 우리 반 아이들과 헤어질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면서 그제야 내일이 졸업식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루가 지난 오늘 졸업식은 잘 마무리되었고 나는 대견하게도 아이들에게 하는 마지막 인사를 울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이야기하는 것에 성공했다. 물론 눈가는 촉촉해져 있었고 중간에 울음이 나올 위기를 겪기는 했지만 말이다.
올해는 다른 계획이 있어 교사생활을 잠시 쉬어가지만 나의 교사 인생은 계속될 것이다.
나는 내가 아이들을 존중하는 교사가 되겠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성장하는 교사로서 앞으로도 내 앞에 있는 어려움들을 잘 극복해나가길 원한다. 유아교사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가르침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사실은 나 역시 부족함이 많아 매일매일 아이들을 통해 배우고 느끼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교사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