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ungrok Kim 김영록 Jul 15. 2024

#183 500번의 No를 듣는 VC의 1호펀드의 론칭

100번의 Yes가 필요한 게임

저는 약 10년 전부터 로봇청소기인 룸바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저의 주말 청소시간을 약간이나마 절약해 준 아주 유용한 친구였는데요, 1년 전쯤 고장이 난 후로는 그냥 안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코스트코에 갔더니 새로운 모델의 룸바를 싸게 팔고 있었기에 와이프에게 열심히 피치를 해서 충동구매를 저질렀는데요, 구입한 모델이 최성능 기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0년 동안 정말 많은 진화를 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실내 지도도 꽤 정확하게 그릴 줄 알고 청소 퀄리티 자체도 많이 좋아졌고요. 지금은 구글 홈에도 연결이 되어 있어서 아침마다 Ok Google, start vacuuming이라고 외치면 저희 집 마루와 부엌, 현관을 깨끗이 청소해 줍니다. 최근 실밸리서치클럽 세션에서 노엘 님과 휴머노이드가 보급이 되려면 아직 시간이 걸린다라는 대화를 나눴는데요, 확실히 일단 이렇게 한 가지 기능을 잘 소화해 내는 로봇들 (자동운전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의 영향이 천천히 커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일반적으로 펀드마다 LP 수가 적은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 벤처캐피털 펀드는 펀드당 100명 이상의 LP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정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게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ADV라는 양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각 VC의 펀드레이징 상황을 조금 엿볼 수 있습니다 (저희 GREE LP Fund는 SEC에 등록된 Registered Investment Advisor입니다).


✉️  메일리 뉴스 레터 구독  | 실밸 리서치클럽: 유튜브


대형 톱티어 펀드들도 이러한 트렌드를 잘 보여줍니다.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2022년 펀드인 'AH 2022 ANNUAL FUND, L.P.'의 LP 수는 약 156입니다. 파운더스 펀드의 'THE FOUNDERS FUND VIII ENTREPRENEURS FUND, LP'의 LP 수는 80이며,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의 'USV 2022, LP'는 157명의 LP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패턴은 신흥 VC에도 적용됩니다. 전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가 이끄는 투자 회사인 슈미트 퓨처스 출신인 조이 와인버그가 이끄는 Ex/Ante의 첫 번째 펀드는 101명의 LP를 확보했습니다. GenZ 벤처캐피털인 페이지 도허티가 이끄는 Behind Genius Ventures도 100명 이상의 LP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데뷔펀드를 론칭하였습니다. 베테랑 투자자인 토마스 퉁구즈가 설립한 Theory Ventures도 92개 LP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GREE LP Fund는 Ex/Ante와 Behind Genius Ventures의 LP입니다).


하지만 이 숫자는 전체 이야기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VC가 100번의 'Yes' 응답을 얻기 위해서는 아마 300번, 400번 또는 그 이상의 ‘No’, 즉 거절을 LP로부터 당하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혹독하다 보니 첫 펀드 혹은 두 번째의 자금조달은 1년 이상으로 늘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스타트업이 자금을 조달하는 것보다 VC 펀드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이러한 고된 여정이 신생 운용사가 오래된 펀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는 이유 중 하나라는 점입니다. 끝없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바탕으로 펀드를 론칭하기까지 수많은 거절을 이겨낸 신흥 VC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어렵게 얻은 LP의 믿음을 정당화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욱더 고군분투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본인들의 펀드를 성공시키기 위해 정말 열심히 일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펀드레이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신흥 VC들은 자신의 비전을 믿어주는 초기 투자자와의 관계를 중요시하게 됩니다. 저 또한, 지금 펀드를 위해 외부로부터 자본을 일부 조달을 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역동성을 직접적으로 이해하고 있고, 또 저의 지금 LP와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저희 신흥 VC 포트폴리오 펀드 매니저들과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운데요 이는 서로 간에 충분한 신뢰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펀드의 LP분들도 저와 일을 하는 것을 많이 즐기고 계셨으면 합니다!


✉️  메일리 뉴스 레터 구독  | 실밸 리서치클럽: 유튜브


References:

Investment Adviser Public Disclosure website - https://adviserinfo.sec.gov/

작가의 이전글 #182 VC필수 요소: 역발상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